벤츠·BMW 등, 최저 지상고 낮은 전기차 배터리 파손 위험↑...‘수리비 폭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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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 등, 최저 지상고 낮은 전기차 배터리 파손 위험↑...‘수리비 폭탄 무섭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11.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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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E’, 최저 지상고 낮고 휠베이스 길어 하부 충격↑
-BMW ‘i4’, 전기차 중 가장 낮은 최저 지상고로 하부 충격↑
-지상고 낮으면 하부 충격으로 인한 배터리 파손 위험 높아
-배터리 교체 비용, 차량가격의 약 50%로 자비부담해야
BMW i4 eDrive40[사진=BMW코리아]
BMW i4 eDrive40[사진=BMW코리아]

벤츠·BMW 등 최저 지상고가 낮은 전기차의 하부에 충격이 가해지면 배터리가 파손될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저 지상고는 자동차 최저 지점부터 접지면까의 거리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최소 10cm이상의 간격을 확보해야 한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최저 지상고가 낮은 전기차와 최저 지상고가 낮으면서 휠베이스가 긴 전기차를 소유한 다수의 운전자들은 차량 하부 긁힘과 배터리 덮개 파손 등으로 고민이라고 밝혔다.

특히, 반복되는 하부 충격이나 강한 하부 충격으로 배터리가 파손될 시 차량 가격의 40~50%에 달하는 수리비가 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대부분의 경우는 운전자의 과실로 판명돼 수리비를 직접 부담해야 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BMW i4 차량의 운전자 A씨는 “차량을 구입하기 전부터 최저 지상고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여기저기 문의한 결과 주차장 규정 속도를 지키거나 방지턱 넘을 때만 조심하면 괜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서 구입했지만 결국에는 후회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촌 세브란스 병원 주차장을 진입할 때, 화단 때문에 전면 주차를 해야할 때, 아파트 주차장 진입시 높은 방지턱을 넘을 때 등 항상 차량 하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BMW 차량 하부가 비교적 단단하게 처리됐다고는 하지만 배터리가 고장나면 수 천만원이 깨지고, 차량 하부와 배터리는 이상이 있는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화재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운전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벤츠 EQE300 차량의 운전자 B씨는 주차장 경사로에서 시속 20km로 주행하다가 강한 충격을 느꼈다. 당시 충격으로 인해 배터리 하부 커버가 찢어지고, 배터리 팩이 갈렸다는 주장이다. B씨는 벤츠 서비스센터측에 문의한 결과 ‘단 한번의 충격이라도 배터리 파손이나 냉각수 균열시 배터리 전체를 자비로 교체해야 한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배터리 전체 교체에 드는 비용은 4800만원으로 차량 가격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라는 설명이다. B씨는 강한 충격을 느꼈던 주차장 경사로를 매일 지나가야 하는데, 배터리 파손으로 인한 막대한 수리비와 화재 위험에 매일같이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화가 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글에는 ‘EQE 전기차 AS 중 가장 교체가 많은 부분이 배터리를 감싸고 있는 부직포’라는 댓글이 달렸다. 또, ‘공기역학계수 수치 좋게 하려고 차를 낮게 만들었으면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 되는데... EQ 시리즈 단종하는 이유가 있네요’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기차 중에서 최저 지상고가 가장 낮다고 알려진 BMW i4 운전자들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i4 차량의 최저 지상고는 125mm로 전기차 중 가장 낮지만 상대적으로 휠베이스는 짧다. i4 차량 운전자들은 이 차를 ‘저절로 조심해서 운전하게 만드는 차’, ‘방지턱을 넘을 때 마다 바닥에 닿는 느낌이 드는 차’, ‘전면 주차를 할 수 없는 차’ 등으로 표현했다.

주행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거나 한두번 긁히고나서부터는 괜찮았다는 운전자들도 있었지만, ‘초반부 범퍼보단 중간 배터리판이 많이 긁힌다’, ‘앞쪽 긁히는 소리는 범퍼 및 플라스틱이라 상관없는데 배터리쪽은 너무 빈번하다’, ‘구축 건물 지하주차장 경사에서 평지로 이어지는 구간은 정말 살 떨려서 웬만하면 안들어간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서울에서 수입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15년 경력의 정비사는 “전기차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있기 때문에 화재 위험 때문에 차량 하부가 긁히는 느낌이 났다거나 충격음을 들었다고 찾아오시는 차주님들이 종종 있다”면서, “공식 센터에 입고했다가 수리비와 수리규모에 놀라서 다시한번 확인하고 견적을 내달라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 지상고 규정이 12cm에서 10cm로 낮아졌고, 과속방지턱 규정은 7.5cm에서 10cm로 유지되고 있고, 아파트 진입로 등에서는 규정보다 높은 방지턱도 있을뿐더러 주차장 진입시 급격한 경사에서 평지로 이어지는 부분 등도 있어 낮은 최저 지상고가 문제가 될 수 있어보인다”면서, “차량의 주행 성능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나 차주들이 불필요한 부담을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인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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