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폴란드 방산 수출에 3.5조원 금융지원 나서...연이은 은행 때리기에 당국과 '발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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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폴란드 방산 수출에 3.5조원 금융지원 나서...연이은 은행 때리기에 당국과 '발맞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1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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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폴란드 방산 수출에 3조 5000억원 선지원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 제한 때문에 5대 은행이 구원투수로 등판해
최근 은행권 역대급 이자이익 논란으로 많은 비판받고 있어
"은행도 이번 금융지원을 통해 얻는 게 있을 것"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5대 은행이 정부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난항을 겪고 있는 폴란드 방산 수출 계약에 3조 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하기로 했다. 

연일 이자 장사 논란에 휩싸이며 은행 때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번 금융지원을 통해 은행권이 정부와 보조를 맞춤으로써 운신의 폭을 넓히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확한 지원 일정이나 은행별 금융지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상생이라는 단어가 최근 화두인만큼 은행은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방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2차 계약에 공동대출을 검토 중이다. 이에 5대 은행은 약 27억달러(약 3조 5000억원)를 먼저 지원 할 예정이다.

2차 계약이 성사되기 위해 민간 지원이 필요한 금액은 약 82억달러(약 10조 8000억원)다. 이 중 5대 은행이 최종적으로 지원할 금액은 아직 협의 중에 있다. 

5대 은행이 방산 수출 계약 건에 뛰어든 이유는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 제한으로 정부가 폴란드 방위산업 수출 2차 계약에 애로사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수출입은행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수은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의 40%로 제한하고 있다.

국방부.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사진=연합뉴스]

 

수은은 이미 1차 계약 때 6조원을 지원한 바 있어 이번에는 1조 36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밖에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6일 5대 은행과 회의를 열고 폴란드 무기 수출 금융지원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번에 5대 은행이 구원투수로 선뜻 나선 데는 양쪽의 이해관계가 적절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여야 가릴 것 없이 은행의 역대급 실적을 질타하는 분위기다. 

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은행권 이자 이익이 60조원으로 역대 최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은행이 반도체나 자동차 업권만큼 혁신을 통해 그정도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은행도 판단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5대 은행만 보더라도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역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3분기 기준 누적 이자이익은 30조 936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7조 3319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신한은행(6조 2563억원), 하나은행(5조 9648억원), 농협은행(5조 7666억원), 우리은행(5조 6170억원) 순이다.

은행권은 방산지원 외에도 각종 상생금융 정책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비판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이다.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이 지난 3일 먼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30만명에 대한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11만명이 납부한 이자 가운데 약 665억원을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는 방안이 기본 골자다. 에너지 생활비·통신비·매출 증대를 위한 컨설팅 비용에는 약 335억원을 투입한다. 

뒤이어 신한금융그룹도 지난 6일 약 1000억원 규모의 취약 금융 계층 지원 방안을 내놨다. 현재 진행 중인 소상공인 이자 감면·수수료 면제 등 상생 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기한을 1년 연장하고 대상을 늘리는 데 610억원을 투입한다. 또, 소상공인·청년 계층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로 44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권은 고금리 시기에 부담을 갖고 있는 취약 차주들을 위해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거나 금리를 낮추는 등 많은 상생 정책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이 연일 은행 때리기에 몰두하는 것에 대해 은행권은 피로감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폴란드에는 많은 대한민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정부도 최근 방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금융지원을 통해 시중은행도 분명히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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