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 나눔재단, 기부는 직원이 생색은 기업이...‘가입률 98%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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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 나눔재단, 기부는 직원이 생색은 기업이...‘가입률 98%의 비밀은?’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11.10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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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1%나눔재단 가입 및 기부 강요해
-직원들, 탈퇴 원했는데 직책자가 압박해
블라인드 게시글[사진=블라인드 캡처]

포스코가 직원들에게 ‘포스코1%나눔재단’에 기부할 것을 강요하면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1%나눔재단 가입 철회를 요구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가입을 유지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직원 A씨는 “현재 포스코1%나눔재단에 가입한 상태”라면서, “재단 가입을 철회하려고 하면 직책자들이 말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직원 B씨는 “월급 1% 나눔 동의 안하면 바로 파트장 면담을 해야한다”라고 전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지난 2013년 설립된 재단으로 포스코그룹 및 협력사 임직원의 기부와 회사의 매칭그랜트로 운영된다. 나눔재단은 1%나눔문화를 확산시키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포스코그룹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주요사업으로는 미래세대 자립지원, 다문화가정 자립지원, 장애인 자립지원, 문화예술 자립지원 등이 있다.

최근에도 나눔재단은 ‘두드림’ 등 맞춤형 지원사업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의 성공적 창업을 돕는 등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재단의 기금을 모금하는 방식에 있다. 재단측은 직원들이 동의했고 자발적으로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직원들이 재단 가입 철회를 요청할 경우 직책자를 통해 이를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와 포스코 직원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1%나눔재단을 탈퇴하고 싶지만 상사의 압박에 할 수 없었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포스코 직원들이 활동하는 게시판[사진=홈페이지 캡처]

블라인드에는 ‘갈취인데, 탈퇴하면 파트장 공장장 면담시작임, 회사정책에 비협조적이라고 까버림’이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또 포스코 직원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탈퇴하니 파트장이 담날 연락와서 다시 가입하라던데요, 파트장이 관리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저희도, 그래도 가입하라는게 미안한지 자기가 오천원이라도 주겠다고 가입만 해달라던데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아울러 일부 직원들은 포스코가 기부를 강요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과를 회사 홍보와 임원들의 경영 성과를 자랑하는데 쓴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포스코 직원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봉사활동과 1%나눔재단에 있어서 비자발적으로 하는 인원이 적지 않은걸로 아는데 해외언론에 이런 식으로 보도하는 게 회사 이미지 챙기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납부하는 방식과 반대하는 직원들이 없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포스코1%나눔재단 관계자는 “급여에서 차감이 되는 것이고 그냥 강제로 해서 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재단 이사장이나 임원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담당자 통해서 연락을 드리겠다’, ‘다시한번 확인해보겠다’, ‘내일 다시 연락드리겠다’는 식으로 답변을 회피했다.

나눔재단에서 탈퇴한 직원들은 기부 자체는 좋지만 기부 방식이 잘못됐다는 의견이다. 기부는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 해야하는데 관리자의 강요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또, 기부를 통해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은 좋지만 기업이나 임원의 홍보에 쓰이는 것 또한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탈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의견이다.

실제로 포스코1%나눔재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메인 화면에 ‘포스코그룹 임직원 참여율 98%, 포스코그룹 참여인원 34,818명, 기부금 누적현황 855억원, 재단사업 참여자 58,936억원’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HD현대 등 다른 기업들의 1%나눔재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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