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 과정에서 직원들 통제해 불만의 목소리 높아져
-관리자급이 보는 앞에서 정해진 정답 찍게해 논란
포스코가 일하기 좋은 회사(GWP) 지수를 높이기 위해 설문 과정에서 강압과 회유를 행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포스코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하기 위해 GWP 지수를 산정하지만, 설문 과정을 감시하거나 직원들에게 특정한 답을 선택하도록 강요한 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는 정기적으로 ‘일하기 좋은 회사(Great Work Place, GWP) 지수’를 산정한다. GWP 지수를 통해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하겠다는 취지에서다. GWP 지수는 일하는 방식, 리더십, 제도, 근무환경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로 환산된다.
포스코측은 지난 11일 실시한 ‘GWP 지수 산정을 위한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직원들을 통제했다. 설문에 참여하는 과정을 지켜보거나 설문 내용에 따라 특정 답변을 선택하도록 강요한 것이다. 제보자 A씨가 공개한 문자에는 이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해당 문자에는 ‘반원들이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도록 지도를 바란다’, ‘C문항 9번째, F문항 1번째는 역 질문이니 참고 부탁드리고, 그 외 나머지는 6번으로 전파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이 있었고, 현장에서는 이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장 직원들은 임금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걱정과 한숨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굳이 GWP 설문을 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현장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는 설문에 외압을 동원할거면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한 답을 강요하기 때문에 설문 과정에서 직원들 간에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고,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더 화가 나는 것은 이 지수를 외부에 공개해서 ‘포스코는 근무환경을 개선했다’라고 홍보하는 것”이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취재 결과 포스코측은 GWP 지수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일하기 좋은 회사 지수가 포스코는 지난해 76점에서 86점, 그룹사는 77점에서 82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기업문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다.
포스코 직원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GWP 설문 과정에서 부당함을 겪었다고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매우 그렇다와 매우 아니다로만 고르라고 했고, 임원에 관련된 것은 모름이라고 하라고 했다’, ‘정답을 정해주고 PC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감시하기까지 하며 진행하는 설문이 무슨 의미가 있냐’, ‘GWP 메일 받은 직원들 모아놓고 본인 앞에서 GWP 점수 좋게주라고 강요했다’ 등 GWP 지수를 조작하기 위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있었다.
포스코측에 GWP 지수를 산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GWP 설문 과정에서 정해진 답을 찍도록 강요한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으나 답이 없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놀랍지만 진실입니다.
더 놀라운건 매년 그러고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