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겪는 우리금융, 적자전환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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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겪는 우리금융, 적자전환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속내는?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1.0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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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 사실 밝혀
우리금융의 3분기 기준 누적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8.4%p 감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 시도
상상인저축은행, 올해 상반기 248억원 당기순손실 기록
"단기적으로 오히려 큰 손실 날 수 있어"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 사실을 공식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도권으로 저축은행 영업기반을 확대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적자전환한 상상인저축은행을 실제로 인수했을 시 나갈 비용이 기대효과보다 커 실익이 거의 없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영업력을 확대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증자 등을 통해 꽤 큰 손실이 날 수 있어 우리금융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지난 10월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김건호 우리금융 미래사업추진부문 상무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현재 검토 중에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실적부진을 겪는 우리금융이 저축은행 업권을 넓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8일 우리금융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4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 6617억원 대비 2234억원(8.4%p)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 및 보험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아 실적 성장을 이룩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더 커진 상태다.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중 은행이 낸 순이익은 2조 2898억원으로 전체의 92.2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9.16%보다 확대된 수치다. 

상상인 저축은행.
상상인 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비은행 확대의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역 기반이 충청권으로 한정돼있기에 수도권 기반으로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상상인저축은행이 2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바 있다. 또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비율 역시 10.67%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관리비 등 명목으로 다양한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수 직후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렵다.

게다가 최근 저축은행 업계의 업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다. 고금리 및 경기침체 여파로 저축은행을 찾는 기업이 줄면서 줄줄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기준 895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96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건전성 위험이 커지고 있어 매물이 나오고 있음에도 금융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상상인저축은행 외에도 한화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이 인수합병 시장에 현재 나온 상태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그룹의 재무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지에 대한 지적에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은 검토 단계에 있는 수준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종합적인 검토를 마친 후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일 은행 때리기가 곳곳에서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부실징후를 보이는 저축은행업계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면서 금융지주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관 출신인 만큼 다른 금융지주보다 정부와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물론 종합적인 결정은 결국 그룹 이익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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