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고객센터는 전제품 무료배송, 삼성은 2만원 이상만...소비자 수리권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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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객센터는 전제품 무료배송, 삼성은 2만원 이상만...소비자 수리권 어디까지 왔나?
  • 조아라 기자
  • 승인 2023.10.23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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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고객센터]
[사진=삼성전자 고객센터]

#최근 소비자 A씨는 자신의 노트북 ‘LG전자 그램’의 키보드 실리콘 커버를 구매하고자 인터넷 검색에 제품을 검색했다. 가격 자체는 비싸지 않았지만 제품 가격과 배송비가 엇비슷해 ‘배보다 배꼽’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매가 망설여졌다. 혹시나 해서 LG전자 고객센터에 제품을 검색하자 제품 가격은 시중가보다 조금 저렴하거나 비슷했다. 그 대신 3800원 상당의 제품을 구매해도 무료배송이었다. 

A씨의 사례처럼 LG전자 고객센터 온라인 스토어는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든 전 상품 무료배송 정책을 시행 중이다. 삼성전자 고객센터의 경우 2만원 이상 구매에만 무료배송이 가능하다. 

최근 전자제품 구매 이후에도 필터, 케이스 등 소모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이거나 제품이 고장 난 경우 수리할 수 있는 권리 이른바 ‘수리권’ 역시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 중 하나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제 수리의 날을 맞아 한국의 수리권은 어디까지 왔나 점검해 본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수리할 권리, ‘수리권’은 한정된 자원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선순환할 수 있는 순환 경제의 핵심 개념으로 유럽,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법률로 채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2년 12월에 수리할 권리가 포함된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보증기간 내 부품을 확보 및 부품의 배송 기한을 의무화하는 것만 규정하고 있으며, 대통령령으로 정해야 할 수리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가 더딘 상태다. 

지난 21일 토요일이었던 ‘국제 수리의 날’은 오픈수리국제연맹이 지구적으로 폐기물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수리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7년부터 지정한 날로, 매년 10월 세 번째 토요일이다. 

이날 국제 수리의 날을 맞아 기자회견을 진행한 ‘서울환경연합’은 성명문에서 ▲물건을 고칠 수 있는 방식과 수리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을 보장할 것. ▲ 누구나 수리가 가능하도록 제품을 설계할 것. ▲시민이 직접 수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삼성, 자가 수리는 도입했지만 ‘삼케플’ 부담금 인상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수리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했다. 자가 수리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제품을 수리하는 방법 외에도, 온라인을 통해 필요한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할 수 있다. 자가 수리는 일부 모델과 한정된 부품을 대상으로 시작되며 향후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정확한 수리 가능 모델과 부품은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소비자 수리권 보장 관련 법률을 이미 시행 중이고 시민·환경단체들도 환경 보호를 위해 자가수리 프로그램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비영리기관 유럽환경국은 유럽 내 모든 스마트폰의 수명을 1년 연장하면 2030년까지 매년 21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삼성은 자가수리 프로그램 도입은 했지만 갤럭시 폴더블 5세대를 발표하면서 삼성케어플러스(삼성전자 갤럭시 기기의 모바일 케어 서비스, 최대 3년까지 우발적 파손 및 고장 보험 제공)의 수리비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의 수리권을 좁히는 결정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삼성은 지난 8월부터 삼성케어플러스의 스마트폰 파손 보장형 상품에서 폴더블 모델(폴드·플립)의 파손 시 자기부담금을 인상했다. Z폴드 모델의 경우 81%, Z플립 모델은 36%가 인상된다. 인상분만큼 삼성케어플러스로 할인받는 금액 외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이전보다 상승한 셈이다. 

[사진=LG전자 고객센터]
[사진=LG전자 고객센터]

▲LG전자 코드제로 폐배터리 반납캠페인 
다만 ‘자가수리’는 아직까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로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적으로 수리비 인하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주장과 소비자에게 책임전가, 저작권과 기술 침해 우려 등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가전기업 LG전자 역시 공식적으로 자가수리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한 바는 없다. 

LG전자는 대표 상품 코드제로의 폐배터리 반납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의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지나면 교체가 필요하다. LG전자는 오프라인 고객센터에서 폐배터리를 반납하고 코드제로 정품 A9/A9S 배터리를 구매하거나 온라인 선구매 후 폐배터리를 반납하면 정가 12만원 상당의 정품 배터리를 각각 10만원과 10만 9000원에 할인해 판매한다. 

LG전자가 폐배터리 반납과 정품 배터리 사용을 유도하는 이유는 LG전자 측에서는 배터리 자원 순환 기여와 함께 정품 배터리 사용이 더 안전하고 오래간다고 설명한다. 정품 배터리는 과도한 충전과 방전, 온도와 전류의 위험을 감지하는 보호기능과 이중 보호 설계로 더 안전하고 더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다만, 가격적 부담으로 인해 상당수의 소비자는 정품배터리가 아닌 호환 배터리를 찾고 있다. 정품 배터리는 호환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1.5배~2배 더 비싸다. 이같은 가격을 이유로 코드제로를 치면 연관 검색어로 ‘호환 배터리’가 뜰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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