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기아, 현대차比 영업이익률·국내 판매량↑...‘형보다 뛰어난 아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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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기아, 현대차比 영업이익률·국내 판매량↑...‘형보다 뛰어난 아우있다’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10.31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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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지난 1998년 현대차에 합병된 후 성장세 이어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국내 판매량에서 현대차 앞서
-EV9·레이EV 등 전기차 라인업에서 현대차보다 탄탄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기아 사옥[사진=기아]
기아 사옥[사진=기아]

속담 중에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아우가 뛰어나도 형에 못 따라간다는 뜻이다. 옛 말에 틀린말은 없다고 했는데, 형보다 뛰어난 아우가 등장했다. 형을 뛰어넘은 아우는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아다.

지난 1998년 현대차가 기아를 합병하면서부터 현대차는 ‘형님’, 기아는 ‘아우’로 불려왔다. 당시 기아는 6조가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위태로운 경영을 이어오고 있었다. 현대차에 합병되고 나서야 경영이 정상화됐고, 법정관리에서도 벗어났다. 지금 기아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한 때 기아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암울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현재 기아는 현대차와 함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이어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현대차 단독으로는 이러한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아는 성장세는 놀랍다. <녹색경제신문>은 형님을 뛰어넘은 아우 ‘기아’가 세워 온 놀라운 기록들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 기아, 2023년 3분기 누적 신차 등록대수에서 현대차에 앞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기아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신차 등록대수’에서 1위를 차지하며 현대차에 앞섰다. 기아의 판매량은 38만 1813대로 현대차의 판매량 35만 3386대에 보다 약 2만 8000대를 더 팔았다.

‘차량 모델별 신차 등록 순위’에서도 기아가 현대차를 이겼다. 상위 10위권 모델을 살펴보면 기아가 6개 순위를 차지했고, 현대차가 4개 순위를 차지한 것이다. 2위에 ‘쏘렌토’, 3위에 ‘카니발’, 4위에 ‘스포티지’, 6위에 ‘셀토스’, 7위에 ‘레이’, 10위에 ‘K8’이 각각 올라있다.

지난 9월에는 ‘신차 등록 대수’와 ‘차량 모델별 신차 등록 순위’ 모두에서 기아가 1위를 차지했다. 기아의 지난달 11만 3508대를 판매하며 신차 등록 대수 1위를 기록했고, 기아의 쏘렌토는 1만 937대가 판매되며 차량 모델별 신차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한 것이다.

■ 기아 ‘쏘렌토’, 중형 SUV 시장의 절대적인 1위로 등극하다

기아 ‘쏘렌토’ 차량은 중형 SUV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CLM&S·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쏘렌토는 ‘국산 중형 SUV 1위’에 이어 ‘전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연령별 판매비율을 보면 30대 24%, 40대 27%, 50대 29%로 전 연령대에서 고른 선호도를 보인다.

쏘렌토는 ‘패밀리카’, ‘캠핑카’, ‘레저카’ 등으로 불리며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인기의 비결은 누구나 만족할만한 디자인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SUV의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들은 유지하면서도 투박함은 없앴다는 평가다.

또한, 경쟁 모델에는 없는 ‘디젤’ 차량이 출시됐다는 점 때문에 디젤 차량 매니아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대차는 ‘디 올 뉴 싼타페’를 하이브리드 차량과 가솔린 차량으로 출시했고, KG모빌리티는 ‘토레스’를 가솔린과 바이퓨얼 차량으로 출시했다. 반면에 기아는 ‘더 뉴 쏘렌토’를 가솔린, 하이브리드, 디젤 차량으로 출시하면서, 디젤 차량을 선호하는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쏘렌토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 기아, ‘EV9’과 ‘레이EV’출시로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에 앞서다

기아는 전기차 출시에서도 현대차에 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 중 최초로 대형 전기 SUV ‘EV9’과 경형 전기차 ‘레이EV’를 출시하면서 업계는 기아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EV9[사진=기아]
EV9[사진=기아]

EV9은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 최초의 대형 전기 SUV 등장에 패밀리카, 캠핑카, 업무용 차량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EV9의 실물을 관람하기 위해 모빌리티쇼를 방문했다는 사람들과 성수동에 위치한 ‘언플러그 그라운드’에 방문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사람들의 후기가 끊임없이 올라왔다.

더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더 기아 레이 EV[사진=기아]

이에 더해 레이EV는 올해 남은 전기차 보조금을 싹쓸이 하는 차량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 차량이라고 알려진 ‘미니 일렉트릭’과 비교했을 때 가격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성능은 뛰어나다고 알려지면서 빠른 속도로 계약수가 올라갔다고 전해진다. 또, 기아가 레이EV를 현대차의 캐스퍼 전기차보다 빠르게 출시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는 역시 기아’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 기아의 승부처는 ‘디자인’, 개성과 대중성 모두 잡았다

기아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개성과 대중성을 모두 살린 디자인에 있다. 미래형 디자인의 시초라고 알려진 ‘니로’, 박스카 열풍을 이끌었던 ‘레이’, SUV의 정체성을 살려 소형 SUV 시장의 판도를 바꾼 ‘셀토스’, 투박함을 없애고 SUV의 매력을 유지해 중형 SUV계의 절대적인 강자로 자리잡은 ‘쏘렌토’ 등 기아의 차량에는 디자인과 관련된 수식어들이 따라다닌다.

기아, 외장 디자인 전문가 ‘존 버킹햄’ 영입[사진=기아]
기아, 외장 디자인 전문가 ‘존 버킹햄’ 영입[사진=기아]

아울러 기아는 지난 6월 외장 디자인 전문가 존 버킹햄을 영입하면서 미래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존 버킹햄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인 BMW, 벤틀리 등에서 디자인을 담당했고, 기아에서 차세대 외장 디자인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기아측은 존 버킹햄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장과 함께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차별화된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기아는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기아디자인센터라는 명칭을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로 바꿨다. 센터장인 카림 하비브 부사장 아래 김택균 상무가 주도하는 기아넥스트디자인담당이 스타일링 전반을 총괄하는 조직 운영 체제가 확립된 것이다. 기아측은 이로써 미래 전기차를 포함해 차세대 모빌리티 디자인은 김택균 상무의 주도 아래 신규 영입된 존 버킹햄 실장이 외장 스타일링 업무를 뒷받침해 최고 수준으로 완성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기록한 기아, 현대차에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

기아는 현재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하고 있다. 현대차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머무는 사이 기아는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뿐 아니라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11.3%’,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12.13%’,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12.17%’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8.72%’,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9.51%’,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 ‘9.59%’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현대차를 뛰어넘은 것은 물론, 테슬라와 토요타를 제쳤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관련 업계의 통상적인 영업이익률과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지만, 기아가 워낙 장사를 잘해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기아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논란이 됐던 ‘EV9’의 주행 중 동력상실 문제 등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양적인 성장에 질적인 성장이 더해져 현대차와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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