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예약제, 사용시간제 등 새로운 레스토랑 문화에 화난 유럽인들
상태바
[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예약제, 사용시간제 등 새로운 레스토랑 문화에 화난 유럽인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9.10 07:3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식당 팁 주기는 고객 의무 아냐
- 변화하는 외식 문화, 전통·문화적 관습 유지는 소비자에 달려

올여름 우리나라에 팁 문화가 상륙했다며 한국의 언론과 유튜브 사회 논평 영상에서 사회적 담론으로 떠올랐다.

아주 최근인 9월 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지에 실린 기사에서는 미국에서 건너온 팁 주기 문화가 일부 한국의 택시, 카페, 레스토랑에서 은근슬쩍 도입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팁 주기(tipping)는 자연스러운 문화의 일부는 아니다. 서비스란 요식업 사업장에서 가격표에 공시한 총체적 콘텐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객이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팁을 주면 정중히 거절하거나 심지어 불쾌해하는 직업의식 철저한 서비스 제공자들도 있었다.

팁 문화는 미국에서 왔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셀프서비스 매장을 제외한 모든 소비 공간에서 늘 당면하는 일상적 추가 지불 금액이다.

미국의 1980~90년대에 레스토랑 웨이터, 택시 운전기사, 미용실 헤어 디자이너, 이사센터 짐 운반사 등 서비스를 해준 요원들에게 정식 영수증 총액의 10%를 팁을 추가로 지불하는 것이 관례였다.

약 20년 전부터 미국의 팁은 영수증 총액의 15%로 인상됐다. 지난 10년 동안에 물가인상이 감안돼 팁은 계산서 총액의 20~25%로 올랐고 지금은 30%를 요구하는 영업장도 흔하다. 이 기준에 못 미치는 팁을 주면 고객에게 대놓고 항의하거나 팁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 레스토랑·카페 예약제와 ‘팁플레이션’에 놀라고 분개하는 유럽인들

유럽인들은 한 번 카페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잡고 앉으면 점주 눈치 보지 않고 서 너 시간은 물론 하루 종일도 앉아 시간을 보내곤 한다.

19세기 후반기 근대주의 시대 유럽 시절에 단골손님들이 갑갑한 집에서 나와 익명의 타인들로 북적대는 카페, 차 살롱,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차 마시고 독서와 사색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집필이나 회의하는 사교장 겸 집무실로 사용했던 문화의 흔적이다.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 있는 유명한 카페하우스 카페 란트만(Café Landmann) 실내 광경. [사진 출처=WienTourismus]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에 있는 유명한 카페하우스 카페 란트만(Café Landmann) 실내 광경. [사진 출처=WienTourismus 사진: Christian Stemper]

그런 유럽의 요식업 매장 업계에서 최근 새로운 트렌드가 나돌기 시작했다. 

자리를 미리 예약해달라 요구하는 식당이 늘고 있는 것.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 등 손님과 관광객 방문이 많은 메트로폴리스 도시에서는 이미 실행 중인 소비자 문화이지만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독어권에서 손님에게 자리 예약을 요구하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많지 않았다.

그보다 더 분개할 만한 일은 테이블 회전율과 매상 증가를 위해 손님의 체류 시간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특히 베를린과 뮌헨 같은 독일 대도시는 물론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수도와 관광객들이 많은 유명 식당들은 가장 바쁜 식사 시간인 정오~1시 30분 사이와 저녁 식사 시간인 오후 5시 30분/6시~7시 45분 사이에 식사하려는 손님은 1시간 반 내로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비워달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며 독일 ZDF 방송과 오스트리아의 구르메 잡지 팔스타프(Falstaff) 등이 보도하고 드디어 ‘옛  레스토랑과 카페의 아늑함’을 누릴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며 소비자와 언론이 한 입 모아 안타까워했다.

♢ 서비스 노동은 누가 지불해야하는가의 문제

유럽에서 팁 주기는 의무가 아닌 고객이 자발적으로 행사하는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 통상 고객은 영업장을 떠나기 전에 웨이터가 가져온 계산서 내역과 총액을 확인한 후 거스름돈 계산하기 좋게 액수를 반올림해 희망 지불 금액을 말해준다.

가령, 계산서 총액이 47,35유로가 나왔다 하자. 고객은 50유로를 주면서 서비스 스탭에게 ‘48유로로 해 주세요’라고 말하면 스탭은 2유로를 거슬러 준다. 물론 고객은 그 날 기분이나 서비스 질에 따라서 49유로 혹은 50유로를 줄 수 있다. 팁을 얼마나 주느냐는 고객의 마음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요식업장이나 기타 서비스 부문 사업장 피고용자들은 고용주로부터 급여를 받는다. 서비스 노동자는 고객이 별도의 팁을 주지 않아도 고용주가 시간당 법적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받도록 돼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레스토랑, 카페, 바의 점주가 종업원에게 지급하는 법적 시간당 최저 직접임금은 미화 2달러 13센트(우리 돈 약 2,500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요식업계 서비스 노동자들은 고객들이 주는 팁에 의존해야 하고, 서비스 비용은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이다. 미국의 레스토랑과 카페 웨이터들이 고객이 더 비싼 메뉴를 더 많이 주문하도록 유도하고 더 친절한 이유는 그래서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고지가·물가인상에 따른 ‘팁플레이션(tipflation)’ — 팁 액수 인상 추세를 뜻하는 ‘팁(tip’)과 ‘인플레(inflation)’를 조합한 합성어 - 은 범 세계적인 비즈니스 비용 상승과 인건비 인상을 알리는 신호다.

팁 주기 — 미국을 제외하면 — 는 고객이 행사하는 자유 의사이자 문화적 관습일 뿐이지 법적 의무는 아니다.

소비자가 소비 활동을 통해 까다롭게 선택하고 일상 문화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권력은 과거 그 언제보다 강력해졌다.

팁 주기 문화가 고객이 카페 계산대에 놓인 팁 병(tipping jar)이 있다해서 직원에게 팁을 줘야된다는 부담을 느끼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흔쾌한 마음으로 매장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 제스처이자 친밀하고 기분 좋은 소비 여정의 일부로 남았으면 좋겠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키뱅 2023-09-17 21:52:27
생활정보 블로그: http://dreamcomein.com/
전남청년 문화복지카드: http://dreamcomein.com/60/
주거안정 월세대출: http://dreamcomein.com/101/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대상: http://dreamcomein.com/66/
경기도 청년 면접수당: http://dreamcomein.com/76/
db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고객센터: http://2030foru.com/dbdirect/
kb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고객센터: http://2030foru.com/kbdirect/
현대해상 다이렉트자동차보험 고객센터: http://2030foru.com/hdfire/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고객센터: http://2030for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