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ESG 트렌드] 글로벌 패스트패션, 폐의류 재활용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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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ESG 트렌드] 글로벌 패스트패션, 폐의류 재활용 서두른다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9.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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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스트패션 최대 문제 ‘과대 생산과 과대 소비’→원자재 재활용

유럽연합(EU)이 패스트패션(fast fashion) 업계에서 배출되는 의류 쓰레기 대폭 감축을 위한 방책으로 어패럴 리테일 기업들이 중고 의류의 재사용 및 재활용 수집에 소요되는 비용 기부를 의무화하는 새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패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월 1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EU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직물 — 의류, 신발, 가구 제품에 사용 — 에 적용되며 법 집행은 각 정부 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EU 주도 '모다 리(Moda Re)' 의류 및 직물 재활용 프로그램. 폐 헌옷 분류 작업 모습. 사진 원천: Moda Re
EU 주도 '모다 리(Moda Re)' 의류 및 직물 재활용 프로그램. 폐 헌옷 분류 작업 모습. 사진 원천: Moda Re=YouTube

EU는 ‘모다리(Moda Re)’ 프로그램 등 지속가능한 패션산업 이니셔티브를 제정하고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연합 경제권에서 판매될 모든 의류 및 어패럴 제품은 재활용한 섬유를 함유한 견고하고 수선 및 폐기후 재활용 가능한 직물 및 원단 사용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법안의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EU 내에서 총 직물 재활용률을 1%도 채 못 미치고 있다. 재활용에 적합하고 용이한 섬유별 공급 원료 체제가 구축돼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자료: EU 위원회, 7월 보고서).

오히려 패스트패션 부문에서 배출되는 의류 쓰레기 문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EU 경제 블록 내 패스트패션 업계서 배출되는 폐기 의류는 연간 520만 톤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약 25%이 재활용 시스템으로 유입돼 순환된다고 한다. 나머지 75%가량은 쓰레기 매립지나 소각장에서 영구 폐기 처리되며 그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전 세계 패션·어패럴 업계가 지구 환경에 가해 온 위기를 지적해 온 환경단체들은 이 새 법안을 매우 반기고 있다.

반면 업계 당사자들은 EU가 패스트패션 업계에 재활용에 소요되는 기부금을 요구는 성급한 법적 과부하라고 논평하고 기업들에 부과될 의무 직물 재활용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했다(자료: EURATEX).

유럽의 대도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의류 재활용 수거 박스. 주로 자선단체들이 운영하며 빈티지 패션을 좋아하는 패셔니스타와 저렴한 가격에 옷을 구매하기 원하는 실속 소비자 모두가 즐겨 찾는다. Image: Caritas
유럽의 대도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의류 재활용 수거 박스. 주로 자선단체들이 운영하며 빈티지 패션을 좋아하는 패셔니스타와 저렴한 가격에 옷을 구매하기 원하는 실속 소비자 모두가 즐겨 찾는다. Image: Caritas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지구)

♢ 유럽, 중고 의류·어패럴 시장은 이미 소비문화의 일부

유럽에서 중고의류(secondhand apparel) 거래 시장과 피복류 재활용 문화는 평범한 일상 속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길거리 골목이나 공터에 마련된 쓰레기 재활용 수거 공간에는 자선조직들이 비치한 전용 헌옷 수집함이 있고, 이 시설을 통해 수집된 헌옷, 신발, 악세서리(가방, 모자, 소품 등)는 자선단체 내 직원들의 손을 통해서 선별, 세탁, 수선, 큐레이팅된 후 여러 도시, 구, 상가 거리 별 지점으로 우송·진열돼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특히 빨리 자라서 한 번 입고 버리기 쉬운 아동용 의류, 신발, 장남감의 중고 상점은 이용도가 매우 높다.

현재 의류 재활용 프로젝트가 가장 활발히 벌어지는 유럽 최대 어패럴 재활용 국가는 스페인이다.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패스트패션 기업인 자라(Zara)는 올초인 2023년 1월 모다 리 의류 재활용 프로그램에 오는 3년 동안 총 35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자라는 앞서 2008년부터 국제 비정부 자선단체인 카리타스(Cáritas,본부: 바티칸시티)의 의류 수거 및 재활용 사업을 지원해왔다.

패스트패션 부문의 인디텍스 최대 경쟁사들인 H&M, 망고 등도 비영리 단체들과 협력을 체결하고 2025년부터 효력에 들어갈 EU 의류 재활용 의무법에 대비, 자체적인 의류 및 직물 재활용 사업을 운영중이다.

예컨대, 망고는 코오페라(KOOPERA) 리싸이클링 센터를 운영하고 중고 의류를 수거하고 있으며, H&M은 고객이 더 이상 원하지 않는 헌옷을 가져오면 할인구매권으로 되돌려주는 자체 컬렉트 & 리싸이클(Collect & Recycle) 중고의류 회수 서비스를 통해 옷 쓰레기 문제를 관리한다.

가령, 모다 리 유럽 의류 재활용 프로그램은 유럽에서 회수되는 총 중고 의류의 40%를 수거·재활용하고 있다. 현재 모다 리는 세계 최대의 패스트패션 기업인 자라(Zara)의 모회사인 인디텍스(Inditex)의 재정 지원과 사업 협력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빌바오와 발렌시아의 의류 재활용 분류 및 처리 재활용 시설의 확장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다.

독일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푸마(Puma)도 플라스틱 재활용 테크 기업인 카르비오스(Carbios)와 협력 체결을 맺고 오는 2025년까지 푸마 어패럴과 액세서리 제품 75%를 재활용 생분해성 폴리에스터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카르비오스 사는 온(On), 파타고니아(Patagonia), 살로몬(Salomon) 등 고급 스포츠 어패럴과도 협업하는 프랑스 업체로 인도네시아의 안도라마 베처스(Indorama Ventures)와 사업 체결을 맺고 폐플라스틱 플라스틱 원료를 확보한다.

또, 유럽 경제구역은 세계에서 직물 재활용도가 가장 높다.

유럽은 세계에서 직물 폐기된 의류에서 채취한 중고 직물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경제권으로, 2000년 보다 수출량이 3배 가량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료: UN COMTRADE/Reuters Graphics
유럽은 세계에서 직물 폐기된 의류에서 채취한 중고 직물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경제권으로, 2000년 보다 수출량이 3배 가량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자료: UN COMTRADE/Reuters Graphics

EU가 제정 추진 중인 패스트패션 재활용 직물·의류 기여 법안이 통과될 경우, 환경 이익단체들은 유럽이 추후 아시아와 북미 등 기타 경제권도 뒤따라 지속가능 친환경 자원재활용 정책과 신 고용 모형 구축 도입에 선구적 모형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구와 환경과 기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착한 기업 경영 철학과 브랜드 이미지가 매출에 점점 많은 영향을 끼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한국의 의류 어패럴 업계는 EU 정책과 글로벌 패스트패션 산업의 자원 재활용 경영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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