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련, 22일 임시총회 열고 '한경협' 새 출발...류진 회장 취임
- 삼성 준법감시위 논의..."이재용 회장도 마음 졸이며 지켜보는 입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과정에서 정경유착 재발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지난 22일 임시총회에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9월부터 새 출발한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전경련 새 회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회장 김병준 직무대행은 고문직을 맡고 있다.
김병준 전경련 고문은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용 회장을 사전에 만나 전경련 복귀를 요청했다"고 소개하면서 "이재용 회장도 여러 의심 내지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용 회장을 만나 복귀를 설득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만났다"며 "그리고 복귀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다 했다"고 말했다.
김병준 고문은 "(이재용 회장은 전경련이) 경제단체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맞다'고 했다"면서도 "미르·K스포츠 재단 (국정농단) 사태 같은 것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겠는지, 그럴 경우에 과연 방어장치가 있는지 등 우려가 있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삼성의 전경련 복귀 문제를 논의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심각한 논의가 진행돼 마음을 졸였는데, 이재용 회장도 마음 졸이며 지켜보는 입장이 아니었나 싶다"며 "(위원들을) 설득하고 설명하면 좋겠지만, 그 자체가 말썽이 일어날 수 있어 접촉 자체를 안 했다"고 말했다.
삼성 계열사 중 삼성증권이 전경련 복귀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전경련 윤리위원회 구성과 운영이 제대로 되는지를 보고 (복귀)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으로 해석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경유착의 가장 큰 원인은 국가의 기업에 대한 과도한 권한"이라며 "그 방파제로서 (전경련 내) 윤리위원회를 만들고 이 제도를 활성화해 회원들이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련에 고문으로 남은 이유에 대해 그는 "새 집행부에 설명해 줄 게 많고, 직접 만져보고 싶은 일도 있다"며 "대학에 경제 관련 교양과목을 늘리고 싶은데, 직접 총장이나 교수들을 만나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에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흡수 통합하는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절차상 한경협이 기존 한경연 회원사들을 넘겨받게 됐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한경협 회원사에 포함돼 있다.
삼성 계열사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5곳이 한경연 회원사였는데 삼성증권은 전경련에 복귀하지 않았다. 4곳은 한경연에서 승계하는 방식으로 전경련에 복귀했다.
전경련은 회원사 확대를 위해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등에도 가입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현재 검토 중에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