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전경련 재가입 선행절차' 삼성 준법감시위 '결론 못내'...이찬희 "신중한 검토 필요"
상태바
'삼성·SK·현대차·LG, 전경련 재가입 선행절차' 삼성 준법감시위 '결론 못내'...이찬희 "신중한 검토 필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8.17 0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경유착 땐 탈퇴' 조건부 승인 관련 7명 위원들 격론 벌여
- 이찬희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18일 회의서 재논의
- 전경련, 22일 총회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재출범
- 4대 그룹 함께 움직일 전망...삼성 준법감시위 회의 예의주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을 위한 임시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 준법감시위 결정은 삼성은 물론 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을 위한 '선행 절차'에 해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준법감시위원들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약 2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들은 18일 오전 7시 2차 회의를 갖고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적정성을 다시 따져본다는 방침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삼성의 전경련 복귀에 대한 준법경영 위반 위험성 등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물론 삼성 경영진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이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가 삼성의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했다. 대한변호사협회장 출신의 이찬희 위원장이 2기 준법감시위를 맡고 있으며 검사장 출신의 권익환 김앤장 변호사, 김우진 서울대 교수, 원숙연 이화여대 교수, 윤성혜 전 하남경찰서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까지 외부 위원 6명에 삼성 측 위원으로 성인희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으로 구성됐다.

이찬희 위원장을 비롯한 내·외부위원 7명은 과거 정경유착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 등을 놓고 엇갈린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향후 한경협에 전신인 전경련의 정경유착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비 납부를 중단하고 즉시 탈퇴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조건부 승인 등에 대해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희 위원장은 이날 회의 종료 후 "다양한 부분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다"며 "최종적으로 완전한 하나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에)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다양한 배경의 위원들이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자료 사진]

재계 안팎에선 준법감시위 판단에 따라 삼성의 전경련 복귀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관계사는 준법감시위 결정을 토대로 각사 이사회를 거쳐 전경련 합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SK, 현대자동차, LG 등도 삼성 준법감시위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정경유착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찬희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삼성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잘 되길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편, 전경련은 오는 22일 총회를 열고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하고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하는 안건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지난 7월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에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이 전경련에 재가입하면 SK와 현대차, LG 등 다른 4대 그룹의 복귀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2일 제주포럼에서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잘 되길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협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수장을 맡은 후 향후 추가 쇄신안 발표 등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재계 1위 삼성이 가장 중요한 데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호형호제할 정도로 친분도 있어 함께 행동할 전망"이라며 "전경련 회원 재가입은 정치적 이슈화 부담도 크기 때문에 명분과 대안을 고려해 참여방법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본다"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