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LG전자, 가전 제조사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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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LG전자, 가전 제조사에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다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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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서비스·콘텐츠를 더해 ‘순환형 모델’
‘하이버차저’로 전기차 충전 분야에도 진출
서빙봇 클로이는 도서관, 병원에서도 활약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가전은 LG’라는 문구는 LG전자에 득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했다. 소비자가 인정하는 가전 분야 제조사라는 칭찬인 동시에 가전에만 갇힐 수 있는 함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의 포부를 밝혔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콘텐츠 뿐만 아니라 구독, 솔루션과 같은 무형 사업을 더하는 것이 하나의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를 ‘순환형(Recurring) 모델’이라 부른다.

우선 TV 사업에서 올 연말 기준 전 세계 2억 대 이상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webOS 운영체제를 앞세웠다. TV 사업은 기존 TV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생활가전에서는 ‘업 가전’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키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가전 렌탈/케어십 또한 제품의 유지·관리나 세척뿐 아니라 집 안 공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며 사업을 확대한다. 최근 5년간 LG전자의 렌탈/케어십 서비스 매출의 연평균성장률(CAGR)은 30%를 넘어선다는 것이 LG전자의 입장이다.

 

[사진=LiVE LG 캡쳐]
[사진=LiVE LG 캡쳐]

전기차 사업, 차 본체 만드는 회사만 하는 것 아니네...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지분 인수

LG전자는 지난 5월 24일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 임직원과 GS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호 충전기 제품 생산’ 오프닝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는 ‘하이비차저(HiEV Charger)’로 사명을 변경함을 알린 바 있다.

2019년 설립된 하이비차저는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이비차저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GS 계열은 지분 40%를 보유 중이다.

LG전자는 일찌감치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18년 전기차 충전 솔루션 선행 개발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GS칼텍스가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에서는 해당 사업을 전담하는 EV충전사업담당을 신설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1,86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규제 강화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략 가속화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 및 인프라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EV충전사업담당 서흥규 상무는 “이번 충전기 생산은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자로서 거듭나는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고객에게는 편리하고 빠른 충전, 충전 사업자에게는 안정적인 품질기반으로 다양한 충전기 폼팩터, 신규 서비스 등의 차별화 된 충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LiVE LG 캡쳐]
[사진=LiVE LG 캡쳐]

식당·도서관·병원…영역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서빙로봇 LG 클로이

LG의 서빙로봇 클로이는 야무진 모습으로 매장을 활보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서빙로봇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국물 담긴 그릇을 쏟지 않기 위해선 흔들림 없이 주행하는 것은 물론, 급정거와 급출발도 피해야 한다.

LG 클로이는 6개의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해 액체가 담긴 음식을 싣고도 불규칙한 매장 바닥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급정거나 급출발, 떨림으로 인한 국물 넘침 현상을 최소화했다.

라이다 센서와 3D 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하고, 자동문도 스스로 통과할 수 있어 주행영역이 대폭 확대됐다. AP 없이 로봇간 통신이 가능해 10대 이상의 로봇도 동일 공간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완전 충전 시 11시간 연속 주행 가능하며, LG 클로이 서브봇 최초로 자동/수동 겸용 충전 방식을 도입했다.

고객 지향 기능은 더욱 다양해졌다. 특히 서빙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매장의 효율적 운영을 돕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클로이는 도서관에도 진출했다. LG전자는 2023년 경남교육청 창원도서관에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서관 맞춤 기능을 탑재한 LG 클로이 가이드봇 1대를 비롯, LG 클로이 서브봇 3대(선반형 2대/서랍형 1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LG 클로이 가이드봇은 시각장애인이나 글 입력이 어려운 어린이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국내 안내로봇 가운데 최초로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한 도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객이 원하는 도서나 저자명을 말하면 관련 도서를 보여주고 책이 비치된 곳까지 직접 이동하며 안내도 해준다. 가이드봇은 도서관리시스템과 연동해 신간 목록, 도서 위치 등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해 편리하다.

LG 클로이 가이드봇의 앞뒤에 27형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검색어를 입력해 원하는 책이나 추천 도서를 찾을 수 있고, 도서관 시설 및 공지사항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서랍형 LG 클로이 서브봇」은 어린이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책 운반도 도와준다. 어린이와 장애인 전용 검색대에서 원하는 책을 고른 후 배송을 요청하면 도서관 사서가 해당 도서를 로봇의 서랍에 넣어주고 LG 클로이 로봇은 전용 열람실까지 책을 직접 운반해준다. 이용객이 배송 요청할 때 설정한 비밀번호를 로봇의 디스플레이에 입력해야만 서랍을 열고 책을 꺼낼 수 있다. 이 로봇은 스스로 승강기를 타고 내릴 수 있어 층간 이동이 자유롭다.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도 클로이를 만날 수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의료 서비스 고도화 및 업무 효율화를 위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서비스 로봇 실증사업 진행의 목적으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LG 클로이 로봇은 기존 의료 서비스 로봇이 혈액 운반 등 단순 배송 업무에 주로 사용된 것과 달리 방문객 안내, 의약품 및 의료기구 배송, 심야 시간대 순찰 등 병원 안 다양한 공간에서 고객에게 맞춤형 로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에 공급한 LG 클로이 서브봇은 병원정보시스템(HIS; Hospital Information System)과 로봇관제시스템 간 연동을 기반으로 생체 인증 기술을 적용해 의약품을 전달 받을 병원 관계자를 식별한다. 또 의료 기구의 다양한 규격을 고려한 맞춤형 트레이를 적용하는 등 의료환경에 최적화된 기능을 탑재했다.

그 외에도 병원에서 활약하는 LG 클로이는 손가락 정맥으로 신분을 확인해 아무나 의약품에 손 댈 수 없도록 하고,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 검체와 의약품을 필요한 곳에 순서대로 배송한다. 클로이가 자신의 서랍 안에 수술 도구를 담고 이동하면서 편리한 것은 물론 의료진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여 감염의 위험도 낮춘다. 심야 시간에는 순찰도 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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