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급 이자이익 기록한 은행권...유럽발 횡재세 확산에 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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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역대급 이자이익 기록한 은행권...유럽발 횡재세 확산에 떨고 있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08.1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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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이자이익 16조를 기록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역시 사상 최대치
유럽발 횡재세 바람이 국내에도 부는 중
"하반기 이자이익 줄어들어 횡재세는 시기 상조"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4대 금융지주.[사진=각사 제공]<br>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세간의 비판을 불식시키지 못한 모습이다. 

이런 와중에 유럽에서 금융과 산업을 가리지 않고 초과이익에 대해 거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횡재세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로 불씨가 번지지 않을까 은행권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큰 이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국내 은행권에도 곧 횡재세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다"며 "시중은행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다시 한번 역대 가장 높은 이자 수익을 달성했다. 지난 7월 27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 총액은 16조 65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5조 3365억원보다 1조 3233억원(8.6%p)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4대 은행은 자산 대비로 보더라도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지난 2분기 4대 은행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자산 대비 이자 이익 비율)은 1분기와 같은 1.65%를 기록했다. 4대 은행은 기준금리가 급등하는 올초 NIM이 크게 오른 바 있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동결된 상태인 지금도 여전히 NIM이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늘어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대 은행 경영 실적 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 182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 8조 8473억원보다 3.8%p 증가했다. 

한편 유럽에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도입이 확산되면서 국내 시중은행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이탈리아는 내각회의에서 고금리로 큰 수익을 기록한 시중 은행에 올해 한시적으로 40%의 횡재세를 부과하는 특별법을 승인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세수를 늘리기 위해 초과이익을 거둔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나라가 느는 추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회계법인 KPMG와 미국 싱크탱크 조세재단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월 이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24개국이 횡재세를 도입하거나 도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국회 모습[사진=녹색경제신문 최지훈 기자]<br>
국회 모습[사진=녹색경제신문 최지훈 기자]

 

횡재세가 유럽에서 들불처럼 번지자 한국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 의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이탈리아가 은행의 이자 초과이익에 대해 40%의 횡재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을 언급했다. 

용 의원은 "서민들이 고금리 고통 속에서 은행들은 막대한 초과이윤을 누렸다"며 모든 경제 상황이 횡재세가 대안이라고 합창을 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은행권은 이자 마진이 오히려 줄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7월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6월 가계 예대금리차(신규 취급액 기준)는 평균 0.93%p로 전달보다 0.14%p 하락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만큼 예적금 금리 역시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예대마진은 오히려 주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장사라는 비판에 시중은행은 앞다투어 전세대출 금리 인하 등 상생금융에 나서고 있다"며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엔 더더욱 NIM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은행은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이 낮은 이자로 대출을 실시하는 정책금융 상품을 다루고 있다"며 "하반기 이자마진이 줄어든다는 전망이 지배적인데 횡재세 도입은 난센스"라고 답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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