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4% 육박..적금은 이미 넘어
주담대 등 대출 금리 역시 덩달아 상승
"취약차주 점검할 것"
금리인상 움직임에 힘입어 은행 예적금의 인기가 연일 상승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정기예적금 대기 자금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예금 금리가 4%에 육박하는가 하면 적금 상품 대다수가 4%를 돌파했다.
그러나 가계에 큰 영향을 주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금리인상으로 하반기 예적금 금리는 4%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는 대출 금리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계 부담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기준 832조9812억원으로으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10조7070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 3월 805조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6월 말 40조841억원에서 7월 말 41조2520억원으로 1조1679억원 늘었다. 적금 역시 지난 3월 37조원을 기록한 이래 4개월 연속 올랐다.
예적금의 인기가 오르는 데는 금리 상승이 한몫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3.5~3.85%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3.37~3.75%에 비해 0.1%포인트(p)가량 상승한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첫거래 우대 한정 4.1% 예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기적금 역시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자유적립식 기준은 최고 3.75~4.5%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3~4.06%보다 0.5%p이상 월등히 상승했다. 7월엔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상품의 금리가 4%를 넘었다.
그러나 예적금금리 인상은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통상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면 대출 금리 역시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70%로 5월 대비 0.14%p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실제로 대출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7월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31~4.79% 사이에 분포했다. 한달 전 4.25~4.62%에 비해 0.1%p 상승했다.
주담대와 함께 가계 대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신용 대출 금리 역시 마찬가지다. 7월 말 기준 5.35~6.17%를 기록했는데 역시 한 달 전(5.37~6.06%)에 비해 0.1%p 가량 올랐다.
가계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데 대출 잔액 역시 늘고 있어 가계 대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678조2454억원보다 9755억원이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가 1% 이내로 줄어들었기에 가계부담이 크게 늘어난 건 아니다"면서 "하지만 대출 잔액 역시 늘고 있어 하반기엔 취약차주를 집중 점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