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재용 '광복절 특사' 복권 1년, 사회공헌 빛났고 '사법 리스크' 진행형..."등기임원 복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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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재용 '광복절 특사' 복권 1년, 사회공헌 빛났고 '사법 리스크' 진행형..."등기임원 복귀 과제"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8.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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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 복귀 1년' 광폭행보...해외출장만 15개국 이상
- 반도체·바이오 등 대규모 투자...전장·로봇 등 지속 강화
-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등 재판 출석은 부담
- 최근 '잼버리' 위기 속 신속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 '진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15일로 '광복절 특별사면(특사)'으로 복권된 지 1년을 맞는다. 

그는 복권된 후 경영 전면에 나섰고 지난해 10월 회장에 올라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는 한편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나서며 '뉴 삼성' 비전 해법에 나섰다.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이재용 회장이 앞장 선 '잼버리 구하기'에서의 보듯이 '공공성과 기업성'의 조화를 갖춘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모습"이라며 "또 청바지를 입고 해외출장에 나선 모습 등 대내외 소통에서는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변화에 빠르게 순응하는 '리더 이재용'"이라고 평가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최근 독일 뮌헨을 방문해 현장 점검은 물론 현지 파트너사와 비즈니스 미팅 등을 가진 후 지난 10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출장의 경우 두 달도 채 안된 상태에서 다시 다녀온 셈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 등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 출장을 다녀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

앞서 이재용 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그런데 형기 종료 후에도 '5년간 취업제한' 규정 때문에 해외출장 등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복권 후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첫 해외출장지로 중남미와 영국을 다녀왔다. 이후 지난 1년간 세계 15개국 이상을 방문했다. 이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동행한 것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및 스위스,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프랑스 및 베트남 등에 이른다.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한 일정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고 부산엑스포 홍보에도 앞장 섰다. 부산엑스포의 경우 '대통령 특사(특별사절)' 자격으로 주요 국가 리더들과 만나기도 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미국 출장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에도 미국 동·서부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5월에 귀국했다. 

이재용 회장은 동부 바이오 클러스터를 방문해 바이오 호아킨 두아오 J&J(존슨앤드존슨)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 CEO들과 만났다. 이는 그가 '제2의 반도체'로 육성 중인 바이오 사업과 연관된 비즈니스 미팅이라는 관측이다. 이어 실리콘 밸리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만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미국 테슬라 방문 당시 일론 머스크 CEO 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청바지 등 간편한 복장을 입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이미 언론에 공개된 해외 출장 이외에도 미공개 일정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회장은 복권 후 사회적 책임 '사회공헌'에서 진심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복권 후 입장문에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한 '동행' 철학을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위기에 처하자  행사가 어려움을 겪자 삼성이 앞장 서 지원하도록 했다. 삼성은 물품 지원은 물론 의료지원단 파견, 신입사원들의 현장 봉사활동, 숙소로 연수원 제공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잼버리 위기'에 삼성 앞장서 지원...대졸 신입사원 공채 등 일자리 확대 

김동한 교수는 "잼버리 위기는 부산엑스포 선정 여부 최종 투표를 앞두고 정부에서 긴장감이 컸을 것"이라며 "경제주체 중 민간기업은 의사결정 등 전반적으로 실행이 빠른 편이기 때문에 정부의 미진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데 다행히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뒀기에 정부에서도 고마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여타 대기업이 일자리를 줄이는 상황에서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공채)를 유지하면서 기존보다 20% 이상 추가 고용하는 등 일자리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또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SSAFY(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숙제도 산적해 있다. 

이재용 회장에게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은 가장 큰 과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감소했다. 그럼에도 이재용 회장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구개발비에 7조2000억원, 시설설비에 14조50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연구개발 투자비는 분기 사상 최대치이고 시설투자는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는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이는 불황기에 미래 성장을 준비하고 호황기에 앞서 갈 수 있는 기반 구축'이라는 이재용 회장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용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복권 후  8월19일 기흥 반도체 R&D(연구개발) 기공식에 참석해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듭시다"라고 강조했다. 이너 지난해 10월27일 회장 취임사를 갈음한 입장문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독려했다.

삼성바이로직스 송도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 모습

이에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한다. 바이오 분야에는 10년간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삼성전자는 현대자동차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처음 제휴에 나서는 등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속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발굴을 위한 미래기술사무국도 신설했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아울러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전자소재 등 주요 부품 계열사도 총 60조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이재용 회장에게 '사법 리스크'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기소돼 4년째 재판을 받고 있다. 매달 2~3회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장기 해외출장은 힘든 실정이다. 

또 이재용 회장은 현재 미등기 임원 상태라는 한계도 있다. 당초 삼성전자 이사회는 '회장 승진'의 명분으로 책임경영을 내세웠기 때문에 등기 임원 복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는 임원 복귀를 어렵게 하고 있다. 1심 재판 결과는 올해 연말 경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 회장 직위에 올랐지만 정작 경영 실적은 다소 좋지 않아 회장 승진이 다소 빛을 바랬고, 아직 이사회 멤버인 등기임원에 복귀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인협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 복귀 여부도 향후 이재용 회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새로운 분기점"이라며 내다봤다. 

이재용 회장은 국정농단의 사건을 겪으며 "더 이상 삼성그룹 회장은 없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말을 뒤집어 회장 자리에 올른 것은 지적한 것. 여기에 "전경련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과거 약속도 깨고 다시 복귀하게 될 경우 이재용 회장은 신뢰도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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