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해외는] 해운사들, ‘EV가 선박 화재 주원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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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해외는] 해운사들, ‘EV가 선박 화재 주원인’ 지적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7.3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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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수출입 물류비용·보험료 증가할 듯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차(EV)의 해상 운송 물량도 더불어 늘고 있는 가운데 EV 배터리 과열이 원인이 된 해운 선박 화재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월 25일에 자동차 전용 운반선인 ‘프리맨틀 하이웨이(Fremantle Highway)’호가 네덜란드 해안 근처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대형 선상 화재로 번진 사건과 관련, 이는 전기차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 온 배터리 기술의 취약성이 글로벌 항만 운송 과정에서도 노출된 것이라고 28일 자 기사에서 분석했다.

네덜란드 해안경비대는 정확한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히지 못한 상태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독일 RTL TV 뉴스는 차 수출용 운송 선박에 적재돼있던 전기차의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주변 차들로 화염이 번져 대형 화재로 번졌다고 추정했다.

프래맨틀 하이웨이 호. Photo: Felix Lopez
프래맨틀 하이웨이 호. Photo: Felix Lopez

사고선인 프리맨틀 하이웨이 호는 10년 전인 2013년에 일본 1위 조선사인 쇼에이 키센(正栄汽船株式会社, Shoei Kisen Kaisha, Ltd.)이 설계한 자동차 운송용 선박으로, 3천 대에 가까운 자동차들을 폭 간격과 유효 높이가 비좁게 다닥다닥 붙여 주차시켜서 화염 확산에 더 취약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유럽 해상 안정청(EMSA)에 따르면, 해상 화물선 상 화재 사고를 일으키는 대다수 주범은 통상 리튬이온 배터리라고 한다. 리튠이온 배터리는 휴대용 랩탑 컴퓨터, 스마트폰, 기타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장착돼있는 전지 종(種)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열 만으로 점화·폭발되기 쉽고, 한 번 화염에 휩싸이면 물이나 산소공급 차단식 소화기로도 진화가 안된다. 게다가 EV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 화재 보다 두 배로 에너지로 연소돼 화염의 강도와 온도도 더 높다.

또, 선상 화재는 트럭이나 기차 같은 육상 차량 화재 보다 소방관들이 인명을 구조하거나 화재의 원천에 접근해 진화작업을 하기에 더 난해하다.

항공 및 선박 물류 운송 업체들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위험에 노출돼있는 반면, 여전히 화물 선박들은 전기차 수송에 적합한 설계를 갖추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 전기차 수송관리 및 사고에 대한 적절한 안전 규제 대책도 없는 상태라고 항만 해운 선반 업계 및 보험업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알리안츠글로벌코퍼레이트앤스페셜티 보험사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만 항만운송 선박 화재 건수는 209회로 전년인 2021년 대비 17% 증가했다. 또, 유럽 해상 안정청은 올해 3월 보고서에서 대다수 화재 사고는 리튬배터리가 포함된 화물 선박 운항 중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  화재의 원인이 EV 배터리일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항만 운송사업자는 전기차 제조업체에 피해 보상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 항만 해운사들이 점차 — 예컨대, 새로운 소화용 화학 물질, 특수 소화 담요, 배터리 침투 소화 노즐, 전기차 간 더 넓은 주자 간격 등 — 을 강화된 화재 방지 안전 수칙을 도입해 나감에 따라 전기차 관련 물류 운송 및 보험 비용의 인상도 불가피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국제 해사 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는 앞으로 더 늘어날 글로벌 전기차 수송 선박 안전을 위해 화재 진화용 소화수 종류, 전기차 배터리 충전율 등 보다 엄격한 안전 수칙을 제정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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