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선박디자인과 메타놀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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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선박디자인과 메타놀이 만났을 때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3.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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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 해운사 친환경 컨테이너선 디자인 선뵈
- 쓰레기 이용한 재생에너지 활용안 제시

세계 1위의 국제 해운사인 덴마크의 AP 묄러-머스크(AP Møller-Maersk, 이상 머스크 그룹) 사가 메타놀을 연료로 추진되는 친환경 탄소중립 선박 디자인을 공개했다.

머스크 그룹은 2021년 12월, 탄소제로 시대를 대비해 급증하게 될 해운선박업계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5년에 걸쳐 혁신적인 1만 6천 톤-TEU(Twenty-Feet Equivalent Units) 운송량급 컨테이너선(船)을 설계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머스크 해운사가 개발한 메타놀 연료 추진식 컨테이너 선 디자인. 선원실과 브리지를 뱃머리에 설치해 공간최적화한 것이 특징적이다. Photo: AP Moller-Maersk
머스크 해운사가 개발한 메타놀 연료 추진식 컨테이너 선 디자인. 선원실과 브리지를 뱃머리에 설치해 선상 공간을 최적화했다. Photo: AP Moller-Maersk

머스크 그룹의 메타놀 추진식 컨테이너 선박은 현재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에 있으며 첫 8대가 1차 진수되고 추가 4대가 2차 완성돼 오는 2024년부터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첫 운항될 메타놀 선박 8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1백 만 톤을 감축시킬 뿐만 아니라 현 운항업계 규제 기준치 대비 연료효율성을 20% 증가시킬 것이라고 업체 측은 말한다.

머스크 측은 이 새로운 컨테이너 선 디자인을 항해용 선박 디자인 역사상 전례없는 혁신의 사례라고 자랑한다.

총 선체 길이 350m, 폭 53,5m 규모의 메타놀 컨테이너 선 디자인 혁신의 비밀은 박스처럼 생긴 긴 장방형 선체 디자인에 있다. 기존 초대형 컨테이너 선들과 매우 다른 외관이 특징적이다. 선원실과 브리지를 선미에, 선박의 배기관인 펀넬(funnel)은 후부 한켠 4분의 1을 차지하도록 설계함으로써 가급적 많은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도록 공간을 최적화했다.

박스형 선체 디자인으로 선체의 선각 강도(船殼强度, hull strength)를 강화한 역학 공법을 활용했다. 우리나라 현대중공업 미포 조선소에서 건조해 2024년부터 유럽 북해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Photo: AP Moller-Maersk
박스형 선체 디자인으로 선체의 선각 강도(船殼强度, hull strength)를 강화한 역학 공법을 활용했다. 우리나라 현대중공업 미포 조선소에서 건조해 2024년부터 유럽 북해에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Photo: AP Moller-Maersk

기존 컨테이너 선들이 선원실을 후미에 설치해 선체 보강요소로 활용하는 구조와 대조적으로, 선원실과 펀넬을 분리시킨 그같은 디자인은 항구 선창 측에서 장애물 없이 컨테이너를 하역 및 수송데에도 효율적이다. 선원실과 펀넬의 구조용 보트, 항해사의 시야 확보를 돕는 항해카메라 배치도 색다르게 안배했다.

한편 현 해운업계 일부에서는 머스크의 메타놀 컨테이너 선의 박스형 디자인에 담긴 잠재적 결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예컨대, 인도 항만사인 콴텀 BSO의 항해선장 출신인 비크람-싱 씨는 이 선박의 좁은 브리지, 빼곡한 컨테이너 적재로 인해 좁아진 항해실 시야, 박스형 선미 구조에 따른 해풍의 배출 통로 부족을 지적하고 이같은 요소들이 배의 상하좌우 동요, 물보라, 파도 등 해상 악풍우 시 항해를 어렵게 하고 선원들의 안락한 승선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독일 함부르크 항에 진입 중인 기존형 머스크 카고 해운선은 선원실과 퍼널이 모두 선미에 위치해 있다. Photo: Jacob Meissner Source: Unsplash
독일 함부르크 항에 진입 중인 기존형 머스크 카고 해운선은 선원실과 퍼널이 모두 선미에 위치해 있다. Photo: Jacob Meissner. Source: Unsplash

머스크의 메타놀 연료 해운선박은 친환경 녹색 메타놀을 사용해 운행중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유럽연합이 제정한 2050년까지 제로탄소 배출 계획에 부응하기 위해 머스크 사는 2023년까지 국제 국제 해운업계 최초 단소중립 해운선박 출시, 2030년까지 선박운항시 탄소배출량 60%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 녹색 메타놀은 1) E-메타놀과 2) 바이오메타놀 등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재생가능 수소와 포집된 탄소를 원료로 하며 대기중 탄소배출량을 90%까지 감축시킬 수 있다. 후자는 바이오 천연가스 또는 바이오매스(메탄/수소 합성)로 탄소배출량 감소효과는 상황에 따라 변동적이다. 머스크 선박은 후자를 현재 바이오매스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나 점차 E-메타놀 사용량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머스크의 이같은 신 컨테이너 선을 국제 해운업계가 얼마나 폭넓게 도입하느냐에 있다. 선박이 널리 보급될수록 녹색 메타놀 연료에 대한 수요 및 생산량의 규모화가 가능해지고 연료가격도 저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Photo: Bob Brewer. Source: Unsplash
Photo: Bob Brewer. Source: Unsplash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천연가스 가격의 계속된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 에너지 시장의 요동이 당분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쓰레기를 연소해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메타놀 연료 기술은 탄소중립 목표와 재생에너지 활용안을 위한 대안책임에 분명하다.

머스크 그룹의 신 디자인 컨테이너 선의 대당 가격은 미화 1억 7천 5백 만 달러(우리돈 약 216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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