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 이야기] 설설 끓는 유럽, 내주 북유럽까지 폭염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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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의 유럽 이야기] 설설 끓는 유럽, 내주 북유럽까지 폭염 번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7.1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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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동부 유럽에서 독일, 폴란드로 폭염 확산 中
- 농경부문 경제적 타격 대비 최우선

유럽 대륙이 7월 들어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극심한 무더위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유럽 우주 기관(European Space Agency, 이하 ESA)은 예측한다. 

주말인 7월 16일(일요일) 이탈리아는 수도 로마를 비롯한 16개 대도시에서 ‘심각’ 경보 단계를 내리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특히 노약자들의 태양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라고 경고하는 등 전 국민들에게 역사상 전례 없는 올 여름철을 강타할 강력한 폭염에 대비하라고 기상예보 전문가들이 당부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남부 유럽국들은 물론 프랑스, 독일, 폴란드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심각한 여름철 무더위가 예상된다고 ESA는 최근인 7월 13일 일기예보에서 경고했다.

이튿날인 7월 14일(금요일), 그리스 아테네 시는 낮 기온이 섭씨 40도에 이르면서 일부 관광객들이 열사병으로 졸도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태양이 가장 강한 정오부터 오후 5시(현지 시간)까지 아크로폴리스 입장 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관광 및 환대 업계를 제외한 아테네 소재 다수 기업들도 직원들의 재택근무제로 일시 전환하는 등 가급적 외부 활동 자체를 최소화해 열사병, 탈수, 현기증 등 고온이 원인된 건강 상의 사고 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코페르니쿠서 센티넬 3호 지구관측 위성이 2023년 7월 10일 포착한 유럽 및 북 아프리카 대륙의 지상 기온. 빨강색으로 표시된 이탈리아 남동해안과 남서부 섬(시칠리아와 사르데냐), 마드리드와 세르비야 포함 스페인 전역,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아와 튀니지는 섭씨 46~47도를 기록했다. 자료: ESA.
코페르니쿠서 센티넬 3호 지구관측 위성이 2023년 7월 10일 포착한 유럽 및 북 아프리카 대륙의 지상 기온. 빨강색으로 표시된 이탈리아 남동해안과 남서부 섬(시칠리아와 사르데냐), 마드리드와 세르비야 포함 스페인 전역, 북아프리카의 알제리아와 튀니지는 섭씨 46~47도를 기록했다. 자료: ESA.

이탈리아 기상 학회(Società Meteorologica Italiana, 축약 SMI)는 올 여름철 기온은 대체로 40~45도 사이를 오가는 고온을 유지할 것이며, 특히 이탈리아 남서부의 시칠리아 섬과 사르데냐 섬은 최고 섭씨 47~4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11일에 기록했던 유럽 역사상 최고 도달 수치 기록 — 섭씨 48.8도 —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임을 뜻한다. 약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폭염은 앞으로도 2주일가량 더 지속돼 알프스 이북 독일과 폴란드로 확산됐다가 8월부터 약각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명 ‘케르베로스(Cerberus)’로 불리는 7월 유럽 폭염 사태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 등장하는 머리 셋 달린 지하세계의 괴물 수호개에서 이름된 만큼, 유럽 대륙 내 3대 주요 고기압 기후대(帶)에 집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과거 보다 60일 이상의 지독하게 무더운 여름철이 이어질 것이라고 유럽 환경청(European Environmental Agency)은 예상하고 있다.

유럽의 대다수 도시 건축물이 테라코타나 적벽돌 등 진흙 자재로 지어져있는 만큼 여름철 받은 태양열을 흡수 보온해 마치 열 보존하는 보온병이나 오븐과 같은 기능을 한다. 또, 일반 가정의 에어컨 보유율이 낮아서 폭염 견디기에 더 취약하다.

EU 정책 기관들은 기록적 폭염이 끼칠 경제적 파급에 대비하는 전략 구상에 한창이다. 예컨대, 모든 EU 회원국들과 유럽경제지역(EEA) 국가인 튀르키예는 잦아질 열사병, 탈수, 심혈관 질환 등 보건 사태에 대비할 대비에 돌입했다.

특히 발 빠른 정책적 대책이 절실한 경제 부문은 농경 산업이다.

해마다 극심해지는 무더위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 수확 작물의 종 다양화, 파종 및 수확 시기 조정, 물 공급 주기 조정 등 정책적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미래 예상 식량 생산량 감소와 농경 부분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유럽 환경청은 경고한다.

유럽의 폭염 사태로 구글 등 검색 엔진도 여름철 폭염 뉴스와 더위 견디기 팁 관련 검색어가 트렌딩 중이다.

Photo: Kristin Snippe=Unsplash
Photo: Kristin Snippe=Unsplash

가령,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남부 유럽에서는 돌이나 적벽돌 건축의 보온보냉 특성을 활용, 새벽에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일몰까지 하루 종일 창문과 블라인드를 꼭 닫아둬 한 여름철 실내 온도를 선선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예로부터 써왔다.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해 피로, 면역력 약화, 혈액순환장애 등 건강위험을 방지하려면 취침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기, 잠옷 착용 전에 냉장고 넣어두었다가 입는 방법도 제안된다. 침구와 잠옷은 통풍이 잘 되는 얇은 마나 면직 원단을 택하고,  역시 냉장고에 여유 공간이 있다면 차게 냉각해 뒀다가 취침 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제안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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