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대기오염, 발암률↑...'피해 구제 조사서 담낭암·유방암·신장암·갑상선암 유의미한 상승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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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기오염, 발암률↑...'피해 구제 조사서 담낭암·유방암·신장암·갑상선암 유의미한 상승 보여'
  • 최지훈 기자
  • 승인 2023.07.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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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근무자도 업무상 질환으로 폐암과 폐 섬유종 진단받아 산재처리
-확인된 숫자로만 해군 포항항만방어대대 근무했던 3인 갑상선암·갑상선 종양 발병
-국회,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가결
-8인의 직업환경의학·도시환경공학 전문가들, "대기오염물질과 4가지 종류 암 사이 유의한 관련성 주목해야"
[사진=포스코]
[사진=포스코]

환경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순위에서 포스코 광양(2만824톤(t))·포항제철소(1만4278톤(t))가 1·2위에 올랐다. 국가통계포털 암 등록 통계 기준 광양시와 포항시 각각 6위와 8위로 집계됐다.

암 등록 통계 기준으로 보더라도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울릉군·순천시·영덕군을 제외하면 전국 산업단지(산단) 중 최고 수준인 348.7명(광양시), 347.5명(포항시)로 집계됐다.

포스코 광양·포항제철소 굴뚝에서는 아직도 미세먼지, 크롬, 망간, 나프탈렌, 코크스오븐배출물질, 아연, 페놀 등 수많은 발암물질과 유해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가톨릭관동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계명대학교 직업환경의학교실, 조선대학교 직업환경의학과, 계명대학교 공중보건학과, 동국대학교 통계학과,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총 7개 학교 8명의 교수는 '포항 국가산단 인근지역 대기오염과 암의 발생 위험' : 대기중 PM2.5와 PAHs 추정농도에 따른 '23개 암의 발생 위험에 대한 포항산단 피해구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11월 진행했다.

연구결과 담낭암(HR1.076 95% CI 1.004-1.154), 갑상선암(HR 1.086 95% CI 1.035-1.141)에서 위험비의 유의한 상승을 보였다. 

TEQ 0.01㎍/㎥ 당 위험비를 주요 변수를 보정해 구한 결과 유방암(HR 1.070 95% CI 1.038-1.102), 신장암(HR 1.062, 95% CI 1.015-1.111), 갑상선암(HR 1.053 95% CI 1.030-1.076)이 유의한 상승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방법은 2002년에 주소지가 포항시이고 건강검진을 수진했던 19세 이상 성인으로 건강검진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데이터를 추출해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건강검진 데이터를 통해 출생연도, 성별, 거주지 주소 코드(29개), 보험료 납부 수준, 장애 여부, 직업, 체질량지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초질환 유병상태, 음주, 흡연, 신체활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다.

본 연구의 결과변수는 알츠하이머치매와 파킨슨병으로 건강보험 이용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됐다. 암은 5상병 진단이내 암 진단코드 (C00-C96)로 진단받은 자로 정의했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대기오염노출의 공간분포정보는 측정기반 농도분포지역과 모델링기반 농도분포지도를 융합해 추정했다.

대기오염의 노출 수준에 따른 암의 위험비를 추정하기 위해 conventional Cox proportional hazard model을 사용했고, 성별, 나이, 보험 유형, 장애상태, 사회경제적 상태, 직업, 체질량지수, 기초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보정해 Hazard ratio(HR)과 95% 신뢰 구간을 산출했다. 

추적기간의 인년(person year)은 등록된 연도를 기준으로 하며, 암 발생이나 사망한 연도까지로 정의했다. 등록 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 발병한 경우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과 해당 지역을 방어했던 군부대 관계자들이 호소하던 고통에 학술적 타당성이 검증됐다.

20일 <녹색경제신문>과의 취재에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해군 포항항만방어대대에서 근무했던 A씨는 기자에게 "해당 지역이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철 스크랩을 하던 곳이라 쇳가루가 엄청 날렸다"며 "당시같이 근무하던 선임 1명은 갑상선 암에 걸리고, 2명은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퇴직하신 분들 중 일부가 폐암과 폐 섬유종으로 퇴직하셨다"며 "해당 질환 발병 원인이 업무상 질병으로 나와 산업재해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포항시 청림동에 거주하는 B씨는 "포스코 공단지역이기 때문에 암에 걸렸다는 생각은 근래에 와서 하게 됐다"며 "청림동 지역에는 암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엄청 많다"고 했다.

전남 광양시 태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인접한 지역도 집집마다 쇳가루 분진이 싸이고 있다. 

광양제철소에 근무했던 C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지역은 주민들이 매일 바닥을 닦고 또 닦아도 몇 시간만 지나면 다시 검은색의 쇳가루 분진이 나온다"며 "제가 근무했을 당시 회사가 가까이 살았던 동료들은 창문도 못 열고 쇳가루에 많이들 힘들어 했다"고 했다.

여수 온동마을의 경우 환경부 여수 온동마을 환경보건평가에 따르면 주민들의 생체 카드뮴 농도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실시된 전국 단위 조사보다 4.3배, 수은은 2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묘도 마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에 여수시의회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근 묘도 주민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환경문제 개선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 바 있으나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오히려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8인의 전문가들은 논문을 통해 "포항은 타 도시에 비해 철(Fe), 칼슘(Ca), 마그네슘(Mg), 망가니즈(Mn), 크롬(Cr)이 높고,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는 천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대기오염물질과 갑상선암, 유방암, 신장암, 담낭암에서 유의한 관련성을 보인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국회도 환경오염 피해 배상 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3월 통과시켰고 정부는 이를 공포했다.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은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하거나 보장계약을 체결하려는 사업자는 해당 시설의 종류 및 규모, 해당 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종류 및 배출량 등 필요한 사항을 보험자 또는 운영 기관의 장에게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위반 시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과 '건강영향조사 결과 환경오염피해가 발생한 경우 신속한 피해구제 및 보상을 위해 환경부장관이 보험자에게 손해의 조사 및 손해액의 평가 등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거나 직접 손해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하고, 환경오염 피해 예방을 위해 사전에 환경안전 관리 실태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대안 그대로 처리됐다. 

광양환경노동연합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통과된 법들이 하루빨리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계류 중인 '환경오염시설의 통합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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