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롯데'... 신동빈의 새 전략은 "과거 경험 벗어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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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롯데'... 신동빈의 새 전략은 "과거 경험 벗어난 혁신"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3.07.18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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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 불확실성 증대"... 롯데, 하반기 VCM서 지속가능 성장 전략 모색
포트폴리오 고도화, 글로벌 진출 등 중장기 전략 및 성장 가이드라인 제시
신동빈 회장, Unlearning Innovation'... 과거 벗어난 차별적 성공 방식 주문

주요 사업분야의 부진과 신용등급 하락 등 많은 악재에 둘러싸인 롯데그룹(이하 롯데)이 하반기 반등을 모색한다. 

롯데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18일 열린 VCM에서 과거 성공 경험에서 벗어난 혁신을 의미하는 ‘Unlearning Innovation’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18일 열린 VCM에서 과거 성공 경험에서 벗어난 혁신을 의미하는 ‘Unlearning Innovation’을 강조한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18일 진행된 VCM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은 신 회장의 장남이자 최근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로 선임된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회의는 롯데의 재계순위가 6위로 밀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VCM으로 기로에 선 롯데의 활로를 뚫을 수 있는 묘수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됐다. 특히 최근 주요 사업군 중 하나인 호텔HQ 이완신 총괄 대표가 사임해 그 후임의 결정이 언제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이날 VCM에서 신동빈 회장은 경영 키워드로 ‘Unlearning Innovation’을 제시했다. ‘Unlearning Innovation’은 ‘배우거나 경험한 것을 잊는다’는 ‘Unlearning’을 활용해,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용어다. 

신 회장은 CEO들에게 “환경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유연한 생각으로 현재의 환경에 부합하는 우리만의 차별적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의 "과거 성공 경험에서 벗어나자"는 구호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경영진에게 완전한 혁신을 강조하면서 "과거 성공했던 방식이 미래에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또 다시 이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신 회장의 요구가 현장에서 체화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신 회장의 발언 중 주목되는 점은 성공사례로서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을 든 것이다. 신 회장은 롯데 자이언츠에 대해 "실력만 보고 입단 1, 2년차의 신인 선수를 중용해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면서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 달라”고 말했다. 

한편 VCM에 참석하기 위해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은 주요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부분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최근 무거운 롯데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 점검... 저성장 기조 돌파 방안 


롯데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생성형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에 대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상반기 경영 실적을 돌아보고 해외 사업 전략, 효율적 투자 집행 등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한 헬스 앤 웰니스, 모빌리티 등 롯데가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 육성 현황과 계획도 공유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3개 메가 플랜트,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1개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에 적합한 메가 플랜트 거점으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낙점했다. 지난 6월에는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국내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의 조속한 건립을 위한 4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헬스 앤 웰니스 다른 한 축인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9월, 유전자 검사, 건강 검진 등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운동용품, 맞춤 식단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의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셔틀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하반기 VCM이 열린 롯데월드타워 전경.
하반기 VCM이 열린 롯데월드타워 전경.

 


식품·유통·화학군, 경쟁력 높이기 위한 전략 제시


이어 주요 사업군별 총괄대표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식품군은 기존 사업 밸류체인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푸드 테크를 활용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설명했다. 유통군은 ‘고객의 첫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라이프스타일, 그로서리, 데이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화학군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전략을 공유했다.

다만 이완신 대표가 사임한 호텔군은 별도의 발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역사상 가장 큰 위기에 당면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한 롯데가 향후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5대 기업'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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