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자산관리 명가 ‘옛말’…점유율 3위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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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자산관리 명가 ‘옛말’…점유율 3위도 위태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1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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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 점유율 10% 무너져
4위 NH투자증권 격차 1%p
금융판매잔고도 하락세 뚜렷
삼성증권 본사.[출처=삼성증권제공]
삼성증권 본사. [출처=삼성증권]

‘자산관리 명가’라는 삼성증권의 명성이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 유지하던 1위 타이틀(수수료수익 기준)은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에 뺏긴 지 오래다. 최근에는 NH투자증권이 매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3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수수료나 잔고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고객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고 그러한 성과가 ROE(자기자본이익률)와 같은 종합적인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회사의 자산관리 부문 점유율(집합투자증권취급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신탁보수 등 수수료수익 기준)은 10%대 아래로 내려갔다. 전년 대비 0.6%p 내린 9.4%다. 

삼성증권이 선두를 뺏긴 시점은 2016년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과 합병하면서 점유율 1위를 박탈했다. 이듬해 한국투자증권에게 2위 자리마저 내어줬다. 점유율 하락세가 가팔랐던 탓이다. 

2016년 13.8%이던 점유율은 2017년 10.7%, 2018년 10.5% 등으로 가파르게 내린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점유율은 9.02%까지 하락한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은 완만한 성장세를 거둔다.

지난해 말 기준 경쟁사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각 2.1%p, 0.25%p 오르고 내린 20.8%, 12.8%다.

그간 경쟁권 밖에 있던 NH투자증권은 어느새 회사의 턱끝까지 쫓아왔다. 2015년 7.6%에 그치던 회사의 점유율은 2020년 8.2%까지 오른다. 작년 점유율은 전년 대비 0.7%p 오른 8.5%로 삼성과의 격차를 1%p 안으로 좁혔다.

고객잔고 기준으로 봐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유일한 성장세를 띠는 곳은 퇴직연금이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10조원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경쟁사 대비 열위다. 1분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잔고(개인 제외)는 각 20.9조원, 11.3조원이다.

[출처=삼성증권]

퇴직연금 외 펀드판매, 랩어카운트(투자일임), 신탁 잔고는 같은 기간 각 30%, 20%, 10%씩 모두 하락했다. 전체 금융상품잔고는 32조원으로 미래에셋증권 170조원, 한국투자증권 46조원(자체 집계치)을 모두 밑돈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에 개인 채권 판매를 늘리고 있으나 이마저도 경쟁사 대비 역부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까지 총 13조원 규모의 소매채권을 판매했다. 반면 삼성증권의 판매잔고는 3조원 안팎에 그친다.

이러한 위기 속 삼성증권은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인 ’에스라운지(S.Lounge)’를 출범했다. 자산 및 거래규모가 높은 고객, 이른바 대중부유층(Mass Affluent)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서비스다.

다만 경쟁사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7년 지분을 맞교환한 네이버와 환매조건부채권(RP)형 자산관리계좌(CMA)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를 출시했다. 계좌는 지난달 잔고 2조원을 넘겼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의 오랜 집토끼인 초고액자산가 잡기에 나섰다. 지난 2020년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GWM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 연계 영업확대 등) 지금하고 있는 방식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은 해석의 문제인 것 같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 수수료수익을 넘어 종합적인 측면에서 타사 대비 높은 영업실적을 내는 등 우려와 달리 순항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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