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 부동산PF 부실자산 회수 진척…충당금 부담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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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증권, 부동산PF 부실자산 회수 진척…충당금 부담은 여전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12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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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요주의이하자산 20% 감소
경·공매 등을 통한 자금 회수 진척
다만 추정손실채권 9배 넘게 증가
충당금 넉넉하나 추가 전입 부담 여전
[출처=현대차증권]<br>
[출처=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자산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연체 3개월 이상 고정이하자산은 분기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공매, 미분양 담보대출 전환 등의 회수 절차가 진척을 나타낸 영향이다.

문제는 회수가 불가능해진 자산이다. 같은 기간 추정손실채권은 9배 넘게 증가했다. 충당금은 넉넉한 편이나 대손상각 조치 등에 따른 추가 전입 부담이 존재한다.

1분기 회사의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전분기 대비 20.8%(476억원) 줄어든 1804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부실자산으로 분류된 고정이하자산의 하락세다. 같은 기간 16.3%(148억원) 내린 758억원이다.

공매, 미분양 담보대출 전환 등의 자금회수 절차가 진척을 나타낸 영향이다. 이 밖에도 회사는 다각화된 위험관리 조치에 나섰다. 작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 100% 이내' 원칙을 세우고 양적 리스크를 덜어냈다. 동시에 리스크 조직을 확대하는 등 질적 관리 기준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1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61.9%로 전분기 대비 3%p, 전년 동기 대비 11.4%p 하락했다. 동기간 자기자본 1~2조원대 증권사 9곳 평균 59.7%를 소폭 웃도는 크기다.

앞서 회사는 지난 연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주로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적 있다. 이 여파로 3월 회사채가 일부 미매각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잠재 부실을 감당할 만한 자본 및 유동성 여력은 넉넉하다. 1분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438.2%로 당국 규제치를 4배 웃돈다.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유동성갭은 1조102억원으로 우발부채(7586억원)를 가뿐히 넘는다.

현대차증권이 공동 주관한 한주라이트메탈. [출처=한국거래소]
현대차증권이 공동 주관한 한주라이트메탈. [출처=한국거래소]

지난 5월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사채를 발행하면서 자본을 추가 확충하기도 했다. 후순위채 조달 자금으로 단기 차입금을 차환하며 조달 만기를 다변화하고 자본 인식으로 NCR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추가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다. 회사의 부동산금융 포트폴리오는 중·후순위 본PF, 브릿지론 비중이 높다. 부동산 경기 저하에 취약한 구조다.

위험신호는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다. 고정이하자산이 줄어든 것과 달리 손실이 확정된 추정손실채권은 1분기 중 841%(340억원) 증가한 38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48개 증권사 중 가장 가파른 증가폭이다.

회사는 이들 자산에 대한 상각처리를 검토하고 있다. 충당금을 넉넉히 쌓아둔 탓에 상각처리에 따른 별도 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추가적인 충당금 전입은 발생할 수 있다. 1분기 회사의 충당금은 전분기 대비 20%(90억원) 증가한 519억원이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동안 IB(기업금융), 리테일·자산관리 부문에서 수익 다각화에 나선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연말 회사는 창사 첫 기업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한 새 슬로건 ‘내일의 차이’를 발표했다. 고객의 자산과 시간관리를 통해 ‘내일의 시간(Value of Lifetime)’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최병철 대표이사는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IB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퇴직연금 시장지배력 확대 등 당사만의 차별화된 사업 모델 정립에 힘쓰겠다”며 “기존의 익숙함이나 관습과 타성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기득권까지도 포기하는 결연한 자세로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기회를 찾아 성장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부동산 PF자금 회수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손실 가능 자산에 대해서는 공매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채권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발채무 또한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새 슬로건 발표는) 부동산 경기 저하 및 수익다각화 측면과는 전혀 상관없으며 출범 후 최초로 BI 정립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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