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유저들 펄어비스 '검은사막'으로 몰린다… '로난민' 붙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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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유저들 펄어비스 '검은사막'으로 몰린다… '로난민' 붙잡으려면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07.13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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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차에 접어든 검은 사막...다시 맞은 전성기
과거 라이언게임즈 ‘소울워커’ 반면교사 삼아야
검은 사막. [이미지=펄어비스]
검은 사막. [이미지=펄어비스]

또 한 번의 게임인구 대이동이 시작됐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논란에 유저들이 펄어비스 ‘검은 사막’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반면 이것이 '회광반조'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펄어비스 ‘검은 사막’의 신규 유저 수가 폭증했다. 당월 2일에는 불어나는 유저 수로 인한 서버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신규 모험가 전용 서버를 증설했다. 이후에도 계속 되는 유저 유입에 기존 서버 4개를 신규 모험가 전용 서버로 전환하고, 2개의 신규 서버를 증설했다. 

PC방 점유율도 급격하게 상승했다. 게임트릭스 통계치에 따르면 이달 3일 부터 9일 사이 ‘검은 사막’의 PC방 점유율이 113.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점유율 순위가 24위에서 15위로 9계단 상승했다. 해당 게임이 출시된 지 9년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놀라운 상승치라는 평이다.

상황이 이러자 게임 스트리머들도 ‘검은 사막’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해당 게임의 방송 빈도 수가 늘어나자 ‘검은 사막’의 7월 트위치 평균 시청자 수는 전월 대비 200% 증가했다. 

증권가도 ‘검은 사막’의 상승세에 주목한다. 11일 키움증권은 펄어비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 3000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했다. 더불어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도 해당 게임사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 봤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논란에 반사 이익을 봤다. ‘로스트아크’는 근래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 해당 게임이 정식 서비스를 앞둔 중국 서버에 집중하느라 한국 서버에 소홀히 했다는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었다. 동시에 꾸준히 지적 받던 미흡한 컨텐츠 추가 이슈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공교롭게도 ‘로스트아크’ 논란이 제기 됐던 시기와 ‘검은사막’ 페스타 개최 시기가 맞물렸다. 펄어비스는 해당 행사에서 다양한 콘텐츠 업데이트 소식을 알렸다. 신규 지역 추가 이외에 PVP, 편의성 개선 등 다양한 내용을 공개해 새로운 콘텐츠에 목말라 있던 ‘로스트아크’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검은사막 내 지역 아침의 나라. [이미지=펄어비스]
검은사막 내 지역 아침의 나라. [이미지=펄어비스]

일전에 추가된 바 있는 ‘아침의 나라’ 지역 또한 유저 이동 현상에 한 몫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아침의 나라’ 지역에는 우리 나라 고유의 문화적 특색들이 녹아들어 있다. 유저는 이 지역에서 우리 나라 고유의 구전에서 모티브를 따온 ‘구미호전’, ‘두억시니전’과 같은 퀘스트를 즐길 수 있다. 지역 NPC들 에게는 한복을 입히고, 세세한 사투리까지 구현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우리 문화의 특색을 몰입감 있게 재현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로스트 아크’ 논란 기저에 깔린 유저들의 반중 정서 자극과 맞물려 ‘아침의 나라’ 컨텐츠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는 시각이다. 

페스타 개최 일정은 올해 6월에 확정됐고, ‘아침의 나라’ 업데이트는 3월 말에 이루어졌다. 이번 현상은 기존 유저들을 위한 행사와 콘텐츠 업데이트가 유사한 다른 게임의 유저를 이끌게 된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평가 받는다.

‘검은 사막’도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5일 이달 26일 까지 ‘검은 사막’ 서버에 접속한 모든 유저들에게 ‘환상마’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상마’는 획득하기 힘든 게임 내 이동 수단이다. 특히나 ‘검은 사막’에서 이동 수단은 중요한 아이템으로 손 꼽힌다. 이동 시스템이 여타 MMOPRG와 다르기 때문이다. ‘검은 사막’ 에서 지역 간 빠른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마그누스’ 퀘스트를 완료하거나, ‘여행자의 지도’를 이용해야만 한다. ‘환상마’ 지급은 지역 간 빠른 이동 시스템에 익숙할 신규 유저들의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 밖에도 신규 유저를 위해 무게 제한이 없는 인벤토리를 지급하고, 아이템 창 정렬 기능을 도입하는 등 ‘검은 사막 새내기’ 들을 맞이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유저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일에 쌓여있던 ’붉은사막’의 윤곽이 점차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펄 어비스가 이번 기회에 회사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중인 AAA 급 싱글 콘솔 게임이다. ‘검은사막’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다면 자연스레 ‘검은 사막’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다. 

이 유저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과거 사례를 떠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소울워커. [이미지=라이언게임즈]
소울워커. [이미지=라이언게임즈]

이번 사태와 비슷한 유저 이동 현상이 두 번 있었다. 18년 경 나딕 게임즈 ‘클로저스’에서 게임 외부적인 논란이 불거졌고, 해당 게임의 유저들이 비슷한 분위기를 표방한 라이언게임즈 ‘소울워커’로 발걸음을 옮겼다. 21년에는 넥슨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 조작 사건이 터진 이후 해당 게임 유저들은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를 대채제로 점 찍었다.

이후의 운영이 두 게임의 명암을 갈라놓았다는 평이다. ‘로스트아크’는 신규 유저가 몰려 들던 시기에 굵직한 레이드 콘텐츠들을 연이여 출시하면서 유례 없는 전성기를 맞았다. 반면 ‘소울 워커’는 부실한 콘텐츠 수급과 게임의 고질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서 신규 유저들을 붙잡아 두는 데 실패했다. 늘어난 유저 수 때문에 오히려 게임의 빈약한 부분이 더욱 부각돼 유저 유치에 실패했다는 평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콘텐츠 추가와 게임의 근본적 질 향상에 힘써야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콘텐츠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검은사막’ 에서는 효율적이고 빠른 레벨 업이 가능하다. 그만큼 ‘뉴비’에서 일찍 벗어나기 때문에 그에 비례한 빠른 콘텐츠 소비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게임 내 존재하는 근본적 문제점들도 개선점으로 제기된다. 생활 보다는 사냥에 비중이 치우친 메인 컨텐츠, 중요도에 비해 지루한 사냥 구간, 유저 간 거래 문제 등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  꾸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골수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검은 사막’의 부흥기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오가고 있다.

펄어비스도 이러한 유저 반응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검은사막’ 공식 홈페이지 공지에 따르면 “PvP가 아닌 다른 모험가님을 '괴롭힐 목적'으로 PK 행위를 지속하거나, 게임 내 시스템을 '교묘하게 악용'하여 다른 모험가분들을 지속 또는 악의적으로 괴롭혔다고 판단될 경우 운영정책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게임의 근본적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 받는 PVP 시스템을 철저히 관리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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