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한마디에 가격 인하 검토하는 라면업계... '정부 가격 통제 심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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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한마디에 가격 인하 검토하는 라면업계... '정부 가격 통제 심화' 우려도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3.06.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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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국제 밀 가격 하락했으니 라면 값도 내렸으면"
주요 라면 제조업체, "다각도 검토"... "국내 제분사 가격 변동 없어"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들 모습.[사진=양현석 기자]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들 모습.[사진=양현석 기자]

정부의 고물가 대책이 식품업체들을 옥죄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요 식품업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 풀무원 등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발전했다. 

지난 1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이 (인상 당시) 그때 대비 50% 내렸다"면서 "(라면) 업체에서도 밀가루 가격으로 올랐던 부분에 대해서 적정하게 가격을 내리든지 대응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가격 인하를 주문했다. 

또 추 부총리는 "정부가 하나하나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소비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 발언의 의도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올라간 제품들의 가격이 원자재 가격이 내렸음에도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이지만, 언급된 라면 제조업체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19일 농심과 오뚜기 등 주요 라면 제조업체들은 <녹색경제신문>에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내부적으로는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월 라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13.1% 상승하고, 경제 수장인 부총리가 가격 인하에 대한 바람을 나타내자, '모른척 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는 것.

그러나 식품업계에서는 '정부가 소비자들이 민감해하는 식품분야를 타깃으로 삼아 물가정책의 성과를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특히 국제 밀 가격이 국내 수입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은 반년 정도 걸리고, 식품제조업체들이 직접 밀을 수입하는 것도 아닌데도 식품업체들의 가격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라면 가격이 오른 것은 국내 제분사가 밀가루 가격을 올린 이유가 가장 크다"면서 "현재 제분사가 가격을 내리지 않았는데 라면업체들이 라면 가격을 내리려면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밝혔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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