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신사업 중간점검④] 메타버스 경쟁 ‘3사 3색’...“사업 컨셉도, 적용 기술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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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신사업 중간점검④] 메타버스 경쟁 ‘3사 3색’...“사업 컨셉도, 적용 기술도 달라”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5.31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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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이프랜드, 수익화 제고 방안으로 ‘메타버스형 SNS’ 컨셉 채택
‘지니버스 출격’ KT, 자체 생성형 AI·디지털트윈 기술 접목해 차별화
LGU+는 대학 특화 플랫폼 ‘유버스’로 공략...“기업 연결한 인재 채용도”
SK텔레콤의 '이프홈' 예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이프홈' 예시.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까지 이통3사 모두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를 완료하면서 앞으로는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일찌감치 자체 메타버스를 출시한 SK텔레콤은 글로벌 진출 가시화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에 집중하는 한편,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저마다의 수요층을 겨냥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대표 통신업체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메타버스가 산업 전체에 신드롬을 불렀을 초기에 비해 다소 열기가 식었다는 얘기들도 있지만, 네이버 제페토의 성공 사례로 알 수 있듯이 특정 수요를 제대로 공략한 서비스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라며, “이처럼 같은 형태의 플랫폼이라도 어떤 틈새 수요를 찾아서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서 2021년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출시한 SK텔레콤은 그간 고민해왔던 수익화 모델로 메타버스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이프홈(if home)’을 꺼내 들었다.

MAU(월간활성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누적 사용자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진 상황에서, 그간 언급했던 경제 시스템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프랜드는 올 1분기 기준 누적 사용자 3000만명을 돌파했으며, MAU의 경우 전분기 대비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400만명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맹석 SK텔레콤 메타버스컴퍼니담당은 올 1분기 회사의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프홈은 3D로 즐기는 메타버스 SNS”라며, “출시 초기지만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내가 만든 나만의 공간과 소셜 활동을 통해 반복 방문 동인을 강화할 것이며 이프홈이 확산하면 차별화된 아이템과 희소성 있는 아이템에 대한 지불 의사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반기 런칭을 준비 중인 경제 시스템 활성화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이프랜드에 도입 예정인 경제 시스템에는 아바타와 공간, 모션 등 3D 콘텐츠를 사고 팔 수 있는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와 노래방과 같은 특정 공간의 프리미엄 입장권 구매, 인플루언서 후원 등이 포함된다. SK텔레콤측은 이프랜드 전용 콘텐츠에 대체불가능토큰(NFT)화를 지원해 창작자 유입을 유도하는 등 이용자 참여 생태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의 이프랜드는 3사 중 유일하게 글로벌 진출에 나선 메타버스 플랫폼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올 3월 ‘MWC 2023’에서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미국 티모바일US, 동남아 11개국 사업자 악시아타 등과 메타버스 관련 협약을 체결했으며 앞서 지난해 11월 이프랜드를 북미·유럽·중동·아시아 등 49개국에 동시 출시한 바 있다.

기자도 직접 KT의 지니버스를 이용해봤다. [사진=지니버스 캡처]
기자도 직접 KT의 '지니버스'를 실행해봤다. [사진=지니버스 캡처]

KT는 올 하반기 정식 서비스 예정인 ‘지니버스’에 승부를 걸었다. 자사의 강점인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메타버스에 접목함으로써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원종서 KT융합기술원 AI메타버스 CX기획팀 팀장은 전날 열린 메타버스 스터디에서 “이용자가 지니버스에서 콘텐츠 생산과 확대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와 디지털트윈 기술 등 관련 기술을 계속해서 고도화해나갈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플랫폼 및 콘텐츠 업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KT가 올 하반기 선보일 초거대 AI ‘믿음(Mi:dm)’을 기반으로 한 AI NPC(Non Player Character, 이용자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에 눈길이 쏠린다. 사람처럼 소통하는 NPC를 메타버스 공간 안에 비치해 유저들의 더욱 생동감 있고, 실용적인 플랫폼 이용을 돕겠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AI NPC는 텍스트와 TTS(Text to Speech, 음성합성), 감정, 모션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일상 대화는 물론 서비스에 따라 전문적인 상담도 가능하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지니버스에서 KT가 운영 중인 다양한 서비스에 관한 문의와 응대를 수행하는 AICC(AI컨택센터)와 전문적인 육아상담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KT는 믿음을 접목한 지니버스를 통해 하반기에는 지니숍이라는 거래 공간을 기반으로 가상 경제 시스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종서 팀장은 “지니버스는 기술 주도형 서비스에서 수요견인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KT는 올 3월부터 지니버스를 오픈베타(시범서비스)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처음 소개 당시 홈트윈 기반의 나의 삶과 가장 닮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경쟁사 플랫폼 대비 차별 포인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AI 홈트윈’은 AI 모델링 기술로 디지털트윈을 구현하는 기능으로, 도면의 입력부터 분석, 모델링을 한 번에 수행해 디지털트윈 공간을 쉽고 직관적으로 만들어준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실제 거주하는 아파트 주소를 입력해 지니버스에 현실 공간의 도면을 바탕으로 한 ‘지니홈’을 만들고, 이를 1000여개의 아이템을 활용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KT는 디지털트윈으로 지니버스에 실제 상점을 구현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니버스에 생성된 가상 상점과 실제 상점을 연계한 후 AI NPC를 통해 문의하거나 예약을 접수하는 방식으로, 이미 KT 융합기술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는 관련 서비스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의 '유버스' 스크린샷.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유버스' 스크린샷. [사진=LG유플러스]

올 4월 LG유플러스가 처음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UVERSE)’의 컨셉은 확실했다. 전국 대학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 대학 캠퍼스에 특화된 전용 플랫폼을 공개했다.

메타버스가 등장했던 초기, 신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접촉이 빠른 MZ세대를 중심으로 대학들의 메타버스 활용도가 높아지자 이 수요를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버스는 국내 1위 클라우드 운영대행사업자(MSP)인 ‘메가존’ 등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MaaS(Metaverse as a Service) 형태로 출시되면서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라며, “정형화된 맵에 표준 공간만 제공하는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메타버스 서비스와 달리, 유버스는 현실을 그대로 미러링한 가상공간에서 학교별로 특화한 전용 공간과 학사에 필수적인 기능을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유버스에서 협업하는 대상을 대학 캠퍼스에 이어 캠퍼스 주변의 소상공인·지역사회·기업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학과 기업을 연결해 인재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방안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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