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對중국 판매금지 확정...“삼성·SK에 물량 넘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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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對중국 판매금지 확정...“삼성·SK에 물량 넘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5.22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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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3위 마이크론, 중국 판매 제품 사이버 보안 심사 통과 못 해
“미국 요청 있다 해도 1·2위 업체에 물량 넘어가는 건 당연한 일”
“D램 생산 비중 높은 SK하이닉스에 좀 더 유리할 듯”...중국업체 경쟁력은↓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가 중국에서 판매되는 마이크론의 제품이 사이버 보안 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고 공지했다. [사진=CAC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세계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의 대중국 수출 금지가 확정되면서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셈법이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공백을 대신 메꾸지 말라’는 미국의 주문이 있다 해도, 해당 물량이 삼성·SK로 넘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녹색경제신문>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전날 공지를 통해 마이크론이 중국 판매 제품 사이버 보안 심사에 통과하지 못했다며 판매금지를 결정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녹색경제신문>에 “메모리의 경우 삼성과 SK, 마이크론 세 개 업체가 전세계 90% 이상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그중 한 기업이 판매를 못 한다고 했을 때 그 부분을 다른 기업에서 가져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에 수혜라는 표현도 사실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YMTC(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중국 현지 메모리 업체들의 반등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YMTC는 작년 11월 232단 3D 낸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CXMT도 올 초 3D D램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양팽 박사는 “이러한(마이크론이 공급했던 물량 중 중국 현지 업체에서 가져가는 비중이 클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 업체들이 (현지 고객사들에게) 물량을 공급하고 있을 때 얘기”라며, “중국업체들은 아직 그만한 물건을 만들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YMTC의 경우 생산 기술은 있다고 하지만,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과 실제 시장에서 판매하는 경쟁력이 있는 것은 다른 얘기”라며, “판매할수록 적자 나는 기업이 판매량을 늘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만 중국 정부에서 돈을 대주니까 억지로라도 유지하는 거지, 그렇게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론 사옥.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 사옥. [사진=마이크론]

앞서 외신들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해 반도체가 부족해질 시 한국 기업들이 그 물량을 대신 채우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현재 우리 정부나 기업에 관련해서 나온 내용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마이크론이 중국에 판매를 못 하니 한국도 미국을 도와주는 차원에서 팔지 말아 달라고 상식선에서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이다. 비공식적으로 미국 상무부 관계자나 비서관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우리 기업들이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리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론 제품을 사용하던 중국 전자업체가 앞으로는 삼성전자에 와서 사겠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그림도 이상할뿐더러, 한국 기업이 직접 거래가 아닌 홍콩·대만 등 중개상들을 거쳐 판매하는 비중도 큰데 이 모두를 막는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마이크론의 대중국 수출금지 조치로, 특히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측면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미 정부의 물리적 제재가 없다는 가정 하에 국내 메모리사, 특히 SK하이닉스에 약간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라며, “중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구축한 국내 반도체 업체가 유리할 것이며 최근 일부 서버 D램 구매자들이 한국산을 구매하는 동향이 보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 중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중을 각각 60%, 31%로 가져가고 있다. 중국 내 생산 비중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D램은 46%, 낸드는 2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를 대표하는 한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D램의 경우 삼성과 SK, 마이크론이 3분할 돼 있는데,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 보다는 D램에 좀 더 비중이 크다 보니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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