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공기업 실적 수난' SH만 나홀로 순항, 현실은?..."임대주택 자산 부풀리기"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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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공기업 실적 수난' SH만 나홀로 순항, 현실은?..."임대주택 자산 부풀리기" 지적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3.05.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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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세곡2공공주택사업 결과 당초 계획보다 자산 11배 증가
-SH, 자산 증가 요인으로 시세 차익 지목
-전문가 “자사 소유의 자산 매각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증가” 지적
[사진=SH공사 제공]
[사진=SH공사 제공]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대규모 부채로 논란이 일었던 반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자산이 대폭 늘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SH는 2009년 세곡2공공주택사업으로 개발이익과 자산이 공공주택 자산가치 증가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11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SH의 11배 이익 증가는 회계장부상으로는 맞지만, SH는 주거복지를 추구하는 임대사업자의 성격을 갖고 있기에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명구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자산이라는 것은 매각이 가능할 때 유의미하다”며, “SH는 자사 소유의 임대주택을 팔 것도 아니고 팔아서도 안 되기 때문에 공사가 잘 운영 중이라는 근거로 쓸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세 변화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은 소유 부동산을 매각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 강 교수는 “SH 소유의 자산은 시민들을 위한 임대주택”이라며, “시세 대비 저렴하게 공급해 주거 복지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인데, 그런 임대주택을 처분해선 안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3월 30일자 SH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SH는 현재 세곡2지구의 공사 소유 전용 84㎡ 공공주택의 시세가 세대당 18억원, 토지 추정 가격은 약 14억원인 점을 들어 택지조성원가 대비 시세가 오른 점을 이번 자산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SH 주장에는 ‘공기업 부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배경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강 교수는 “원래 SH는 임대 사업을 관리하는 주체이기에 ‘공단’이어야 한다. 하지만 공단은 부채를 일으킬 수 없기에 '공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공공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 부채보다는 공기업 부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정책연구소 중 하나인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순주 연구위원의 공기업 부채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담보가 필요한 은행대출과 달리, 공사채는 신용도만 높으면 발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파산상태에 빠져도 정부의 지원 가능성에 힘입어 국채 수준의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SH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통 임대주택은 손실이 많이 난다고 생각하지만, 분양하지 않고 계속 갖고 있었더니 자산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이 김헌동 사장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리츠(REITS : 부동산투자신탁)에 매각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는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간 SH는 2015년부터 다수의 리츠를 만들어 SH의 자회사 서울투자운용주식회사에 운영을 위임했다. 지금까지의 리츠는 SH와 주택도시기금 등이 주가 되어 참여했지만, 2020년 5월의 ‘공간지원리츠’는 민간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기자가 리츠 제도를 활용해 사업 주체가 바뀔 때 생길 수 있는 주거 불안에 대해 질의하자, SH측은 “(지난 2017년 만들었던) 서울리츠3호의 경우 공공주택사업자 지위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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