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소동진 SH 부장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가 실수요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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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소동진 SH 부장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가 실수요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죠"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3.01.17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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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구 고덕강일 3단지 500가구, 약 3.55억원에 내집 마련...80년 수명 보장+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자격도 인정돼"
- "건물에서는 남는 것 없어...단기 유동성 어렵지만 자산 가치 증가 기대"

올해 주택가격의 하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매매도 크게 위축됐다. 경매전문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최근 낙찰률도 30%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김헌동)가 발표한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아파트의 사전예약이 다음달 말께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경제신문>은 16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김헌동)에서 지난해부터 '건물만 분양 아파트'의 실무를 맡아 추진하고 있는 소동진 SH 사업관리부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편집자 주>>

소동진 SH 사업기획실 사업관리부장 [사진=녹색경제]

▲SH의 '건물만 분양 아파트'가 기존의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지 말해달라

SH가 다음달 말경 사전예약을 받는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3단지 500가구 아파트는 SH가 보유한 택지에 건물을 지어 후분양으로 건물만 분양할 계획이다. 이번 건물만분양 아파트는 서울의 좋은 입지에 3억5500만원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점이다. 

같은 방식으로 지어진 토지임대부 주택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한준)가 건설한 군포 부곡(2007년), 서초 5단지(2011년), 강남브리즈힐(2012년) 등이 있다. 이중 군포는 홍보가 부족했고, 입지는 안좋은데 가격은 수요자들 생각보다 비싸 분양에 실패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주택법이 개정돼 LH에만 환매하도록 바뀐 뒤로는 토지임대부 주택공급은 사실상 시행이 어려워진 상태였다. 

2021년 11월 김헌동 사장 취임 이후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기 위해 주택법 개정의 필요성을 느껴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했고, 지난해에는 국토부와도 논의를 시작해 최근 국회에서 입법 발의에 이르게 됐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입법 발의한 내용에는 토지임대부 대신 건물만분양 아파트로 명칭을 변경하며, 토지임대료는 조성원가 대신 감정가로 할 수 있도록 하고, 토지임대료 선납 조건을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수분양자의 시세차익을 인정해주는 것과 LH에만 환매하던 것을 SH 등 다른 주택공기업에도 환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고품질 아파트 건설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면제도 요청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제외됐다. 

고덕강일 3단지 건물만분양 아파트의 조감도, 단지배치도, 평면도 [자료=SH]

이번 건물만분양 아파트의 가장 중요한 다른 점 한가지는 고품질이라는 점이다. 최소한 80년의 수명을 보장할 수 있도록 품질을 대폭 강화한다. 이 아파트는 최고 29층으로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함은 물론, 내진설계와 국토부장관상을 받은 우수한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고급 일반분양 아파트에 적용되는 옥상형정원, 오픈테라스, 스카이 카페 등을 갖출 예정이며, 고성능단열재와 시스템 창호를 전면 도입하고 고품질 마감재를 사용할 예정이다.

토지임대료(월 40만원 정도)가 비싼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존 토지임대부 주택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약 1억4000만원 정도의 보증금을 추가로 부담하면 토지임대료를 대체할 수 있고, 이 보증금은 전매제한기간(10년 예상)이 지난 뒤에는 주택을 판매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이는 이번에 주택법 개정을 위해 이종배 의원이 입법 발의한 내용에 포함돼 있다. 

사전예약과 사전 청약이 어떻게 다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이번에 SH가 하는 사전예약은 기존의 사전청약과는 다르다. 토지보상, 단지조성이 끝나 바로 착공이 가능한 상태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공사가 90%이상 이뤄진 상태에서 분양이 진행된다. 사전예약에는 아무런 비용이 없고, 당첨이 되더라도 분양을 포기 할 수 있어 소비자의 부담이 전혀 없다. 

선분양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금이나 중도금이 없고, 이에 따른 이자 부담도 없다. 건물이 지어지는 약 40개월 동안 모든 비용은 SH가 부담하게 된다. 소비자는 아파트가 지어진 이후에 분양여부를 결정해도 된다는 얘기다.

아파트 품질도 상대적으로 선분양에 비해 우수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분양 이후 자재나 인건비가 오르면 아파트 품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가격은 결정됐는데, 건설원가가 오르게 되면 공사비를 올리거나 원가에 맞는 자재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만일 사전예약이 아니라 기존의 사전청약 방식으로 분양을 하게 되면 현행 국토교통부의 기본형건축비(평당 720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해야하는데, 현재 물가와 인건비를 고려할 때 좋은 자재를 사용해서 고품질의 아파트를 건축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사전예약은 다음달에 진행되지만, 분양시기는 약 42개월 후인 2026년 8월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고덕강일지구 3단지 59㎡, 500가구의 평균 분양가격은 약 3억5500만원으로 추정된다. 최종 분양가는 2026년 8월 이후에 확정된다. 

이익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있다. SH가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알려달라

사실 이번 500가구는 거의 이익이 없다. SH의 예상이익률은 약 5% 정도로 추정된다. 후분양방식이기 때문에 아직은 정확한 원가를 알 수 없지만, 분양 시점에서 정확한 원가를 공개하고 이익률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 회사 내부적으로는 많은 논의를 거쳤다. 무엇보다도 적자를 봐서도 안되고 이익을 많이 봐서도 안되는 상황에서, 처음 지어보는 고품질 주택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다만, 택지조성이 끝난 상태여서 큰 도움이 됐는데, 현재 토지임대로는 조성원가를 두고 추정했고, 만일 감정가를 기준으로 한다면 오를 여지가 있다. 건물에 대한 이익이 거의 없지만, 감정가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면 지속적인 건물만분양 아파트 공급을 지속하고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토지를 판매하지 않고 공사가 보유하는 만큼 땅값 상승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민들에게 좋은 주택을 싸게 공급하면서도 공사의 자산이 축소되지 않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소비자에게 이자부담을 드리지 않게 하기 위해 공사가 공사자금을 모두 부담하는 만큼 현금유동성 측면의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이에 대비도 하고 있다. 

건물만분양 아파트 사업은 건물에서는 최대한 적자 나지 않도록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투명하고 정직하게 시민들에게 공급하자는 것이 대원칙이다. 

80년간은 내집이지만, 이후에 재건축을 하게 되면 현행법상 '건물소유자를 토지 소유자로 본다'는 조항에  따라 재건축 조합원 자격이 인정된다.

지난 정부에서 집값이 치솟을 때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부동산 가격의 등락은 건물보다는 땅값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인데, 투자목적이 아니라 실수요자라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아파트 공급이 싱가폴처럼 토지임대부 위주로 진행된다면 집값 안정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소탈하고 정직한 인상을 주는 소동진 부장은 SH에 입사해 20여년째 근무하면서 아들 셋을 뒀다. 큰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다.

소 부장은 '아직 사내에도 건물만분양 아파트에 대해 잘 모르는 직원이 여전히 많다'며 '대외 홍보는 물론 대내 홍보도 중요한 것 같아 누구든 건물만분양아파트에 대해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국토부가 잘 협조해주고 있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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