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힌지' 최강자 KH바텍, 장기 성장은 어렵다?...“삼성 단독계약 득과 실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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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힌지' 최강자 KH바텍, 장기 성장은 어렵다?...“삼성 단독계약 득과 실 뚜렷”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5.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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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힌지 기술 철저한 보안 요구...장기적으로 수주 다각화 전략에 한계
-“시장 파이 커지면 추가 고객사 확보 불가피, 삼성 단독계약이 발목 잡을 것”
-세계 최고 수준 힌지 기술력은 인정..."LG전자도 접촉했어"
[사진=KH바텍 홈페이지 캡처]
[사진=KH바텍 홈페이지 캡처]

5세대 갤럭시Z폴드·플립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와의 폴더블폰 힌지 독점계약으로 부활에 성공한 KH바텍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다만, 해당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두고서는 업계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삼성 외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진출이 확대될수록 시장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텐데, 이렇게 되면 KH바텍이 향후 수주처를 다각화하는 전략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과 개발 동향 소식 등을 잘 아는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KH바텍은 폴더블폰에서 압도적인 삼성의 단독 공급사다 보니,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의 물량이 있다 보니 기술 유출 문제와 관련해 다른 곳과 추가 계약할 수 있는 여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 말고는 중국의 몇몇 업체들과 최근 구글 등이 폴더블폰을 출시하거나 준비 중인데, 힌지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은 각 국가에 있을 테고, KH바텍과의 협력이 어렵다면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토대로 제품 고도화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폴드4.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을 리드하는 상황에서 현재 KH바텍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삼성 단독 협력사’라는 타이틀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은 힌지 기술에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장 파이가 커지려면 결국 다른 제조사들의 폴더블폰 진출이 불가피한데 그렇게 되면 KH바텍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며, “멀리 내다봤을 때 중국산 폴더블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중저가 모델도 등장하게 될 테고, 여기에 애플이나 구글까지 가세하면 보다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 전략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많은 중국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을 예상하고 있다. 아너, 샤오미 등이 중국 외 지역으로 판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화웨이, 오포, 비보 역시 올해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업체 IDC는 폴더블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지난해 10%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보다 6.8%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녹색경제신문>은 이와 관련, KH바텍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사측은 “당사는 공시 외에 미디어 대응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보니 그쪽에서 얘기하기 전에는 기자 응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갤럭시Z플립5 랜더링 이미지. [사진=블로그 미디어피넛 캡처]
갤럭시Z플립5 랜더링 이미지. [사진=블로그 미디어피넛 캡처]

◇ "LG전자도 접촉했다"...세계 최고 수준 힌지 기술력은 인정 

다만, KH바텍이 힌지 기술력 부문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또한 과거 폴더블 형태의 스마트폰을 개발할 당시 KH바텍에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LG전자도 과거 MC사업본부에서 폴더블폰을 준비할 당시 힌지 개발 협력을 위해 KH바텍에 접촉했던 것으로 안다”라며, “그때 KH바텍이 이미 삼성전자와 계약 체결을 진행 중이어서 LG와의 계약을 보류했었는데, 먼저 진행한 계약이 성사되자, LG전자와의 협력은 무산됐었다고 들었다”라고 귀띔했다.

증권사에서는 삼성의 갤럭시Z플립5·폴드5 조기 출시를 예상하면서 당장 2분기부터 KH바텍의 매출에 일부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H바텍은 삼성과 함께 이번 신형 폴더블폰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물방울 형태의 힌지를 개발하고, 관련 최종 부품 생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KH바텍의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에 따른 수량 증가 및 물방울 힌지 채택으로 ASP가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갤럭시Z폴드·플립5 출시 일정이 앞당겨짐에 따라 2분기부터 관련 매출이 일부 반영될 전망이다. 폴더블폰의 힌지 기술적 난이도 상승 및 고객사의 신규 힌지 채택으로 이원화를 통해 시장점유율 축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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