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SK텔레콤, AI로 체질 전환 성공하려면?...‘친숙한 기술’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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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SK텔레콤, AI로 체질 전환 성공하려면?...‘친숙한 기술’에 사활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4.2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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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닷 중심으로 친숙한 AI 앞세워
- AI 생태계 앞장서 글로벌 진출도 가속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SK텔레콤의 WIS 2023 전시관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SK텔레콤의 WIS 2023 전시관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통신업계에서 체질전환은 이제 속도가 관건이다. 미래 성장력이 높은, 그리고 회사에서 잘할 수 있는 시장에서 단 하루라도 빨리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SK텔레콤도 각종 신사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첨단 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회사의 동력 자체를 AI로 갈아 끼우는 작업에 한창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를 AI컴퍼니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연초부터 의지를 다졌다.

올 초 열린 ‘MWC 2023’ 간담회에서는 “당사의 AI 혁신은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즉 SKT가 가진 AI 역량의 실체를 고객의 일상에 구현하는 것”이라며, “SKT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를 통해 모든 고객이 AI를 누릴 수 있는 AI for Everyone(모두를 위한 AI)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구체적인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모든 곳에 있는’, 그리고 ‘모두를 위한’ AI라 하면 본격적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 최근 광고를 비롯해 IT전시회 등 홍보 활동에서 ‘친숙한 AI 기술’을 보다 강조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 “우리는 AI 기업”...굵직한 전시회마다 AI 서비스로 이목 끌어

SK텔레콤의 WIS 2023 전시관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SK텔레콤의 WIS 2023 전시관 전경. [사진=고명훈 기자]

올 상반기 열렸던 굵직한 IT전시회들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장 관계자에게 SK텔레콤 부스의 작년 대비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봐도 역시 AI를 가장 먼저 꼽았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월드IT쇼(WIS) 2023’에서도 SK텔레콤의 전시관은 AI가 차지했다. 멀리서 봐도 SKT 부스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던 게, 바로 커다란 ‘에이닷(A.)’ 마스코트 모형 때문이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캐릭터를 전시관 입구에 세워놓고 그 옆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퀴즈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퀴즈에 대한 답을 관람객이 말하면, 에이닷이 직접 듣고 정답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현장 관계자들의 안내에 따라 현재 에이닷에서 제공하는 최신 기능들과 서비스 등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너도나도 에이닷과 대화해보려는 사람들이 장관을 이뤘다.

에이닷 말고도, 전시관 안에서는 다양한 AI 솔루션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AI 카메라가 부스 내 관람객들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있었으며, 차량용 AI ‘누구 오토’의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대한 비전도 소개했다. 부스 한편에는 사피온의 최신 저전력·고성능 AI 반도체 ‘X220’를 전시함으로써 하드웨어 기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외에 AI를 기반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가상발전소 기술 등 산업에 적용된 다양한 AI 기술 시연도 함께 관람할 수 있었다.

◇ ‘친숙한 AI’ 선봉장은 ‘에이닷’...“챗GPT와 차별화할 것”

이처럼 SK텔레콤의 ‘친숙한 AI’는 회사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챗GPT 열풍과도 타이밍이 맞물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회사측은 챗GPT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자사 기술만의 강점으로, 초거대 AI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유영상 사장은 “최근 챗GPT를 비롯해 많은 AI 기술이 등장했고, 실제로 활용해보면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이 완결적인 AI 서비스를 구현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다”라며, “고객에게 제대로 다가가고 있는지,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는 않다. 당사는 챗GPT가 해결해주지 않는 니즈를 ‘에이닷’을 통해 해소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의 AI 광고 포스터.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AI 광고 포스터.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강조하는 에이닷의 강점은 바로 ‘친구 같은 AI’다. 최근 장기기억 기술과 멀티모달 기능에 힘을 싣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기억’ 기술은 오래전에 사용자와 대화했던 내용을 AI가 기억해 이를 토대로 추후 대화에 활용하는 것으로, 좀 더 풍성한 대화를 도와준다. 내가 좋아했던 영화부터 시작해 직업, 취미 등까지 알고 있어 마치 예전부터 알고 있던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을 준다.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대화 방식도 다양화할 수 있다. 텍스트 외에 음성, 이미지, 제스처, 생체 신호 등 여러 방식의 데이터를 인간처럼 종합 추론하고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올 2월부터 이러한 기능들을 탑재한 에이닷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AI 서비스를 지속해서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 AI 테크기업들과의 동맹을 통해 ‘감성대화’ 기능도 한층 더 고도화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한때 AI 에이전트 시장을 강타했던 ‘이루다’ 운영사, 스캐터랩에 150억원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캐터랩과 협력을 통해 사람처럼 감성을 나누고 공감해주는 감성 영역과 방대한 양의 지식 데이터 확보 및 학습·평가 과정을 거쳐 높은 수준의 지식 영역이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초거대 언어 모델을 개발하기로 뜻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 “산업부터 ESG까지 AI가 기본”...글로벌 진출도 가속

SK텔레콤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모든 분야의 비즈니스에 AI를 접목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와 산업 솔루션은 물론, ESG 경영까지 AI가 기반이 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사진=SK텔레콤]

구체적으로 유영상 사장은 AI 서비스가 구현될 회사의 5대 영역을 소개했다.

먼저 고객·기술 부문에서는 앞서 말한 ‘에이닷’을 중점으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한다. 한국의 대표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뒤, 국내외 파트너십을 토대로 해외 시장 진입을 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은 “서비스 도메인은 미디어, 게임, 루틴 등 기존 30여종에서 향후 1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도 외부 인기 캐릭터와의 제휴를 추진 중”이라며, “글로벌 통신 사업자 얼라이언스와 AI 테크기업들과의 연합을 통해 로컬 특화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기술을 고도화 함으로써 에이닷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UAM(도심항공모빌리티)·자율주행·로봇·메타버스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미래 사업 영역도 AI가 끌고 갈 예정이다.

특히, 교통 인프라가 중요한 UAM과 자율주행 사업에서 AI 기반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도 AI 아바타를 고도화하는 등 더 풍부한 서비스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K-AI 얼라이언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빅테크들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자사를 중심으로 한 AI 생태계를 통해 산업과 소비자를 넘나드는 AI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사장은 “AI 서비스는 고객에 더 가깝게 다가감과 동시에 글로벌로 확장할 것”이라며, “이동통신과 미디어 등 기존 사업에서는 AI를 통해 고객에게 혁신적인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 고객도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라고 전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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