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정용진, MZ세대 70% '긍정적 평가'···이재용·정의선·구광모 '수평적 리더십'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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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정용진, MZ세대 70% '긍정적 평가'···이재용·정의선·구광모 '수평적 리더십' 닮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4.11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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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 MZ세대 조사 결과...가장 선호하는 경영진 리더십 유형 '소통형' 77.9%
- 최태원,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SNS 운영...업무는 물론 일상 생활 공개
- 이재용 정의선 구광모, 수평 리더십 '앞선 리더'...MZ세대에 다가서는 노력 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 활동에 대해 MZ세대로부터 70%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일컫는 용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20·30대 8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인)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들은 직장생활에서 소통을 가장 중시했다.

이상윤 전경련 CSR본부장은 "MZ세대들이 우리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기업들이 사회공헌이나 ESG 경영활동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먼저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영진 리더십 유형은 '소통형'으로 무려 77.9%가 선택했다. 

MZ세대는 압도적으로 소통형 리더를 선호했다 

이어 강한 리더십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카리스마형(13.9%),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업무 자율성을 부여하는 위임형(8.2%) 등 순이었다.

또한 MA세대들은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필요한 요소로는 기업 내 조직원 간 소통 강화(37.2%)가 1위로 꼽았다.

이어 적극적 투자 및 일자리 창출(29.7%), 좋은 제품과 서비스 생산(24.7%),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적극 실천(5.7%), 기업 역할에 대한 홍보(2.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MZ세대들은 최근 기업 경영자들이 SNS 등을 통해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 70.2%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현재 재계 총수 중 최태원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이 SNS 소통에 가장 활발한 편이라는 점에서 MZ세대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인스타그램, 링크트인 등 SNS를 운영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도 주요 프로젝트를 SNS로 홍보하기도 한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3월 SK텔레콤 인공지능(AI) 사업팀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회장님이 아닌 '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토니'는 최태원 회장의 영어 이름이다. '아빠 곰 토니'라는 뜻의 인스타그램 아이디 '파파토니베어(papatonybear)'도 '토니'를 강조한 것.

최태원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세포배양 연어, 국가발전 프로젝트 등 업무과 관련된 사진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밤 12시에 라면을 끓여 먹고,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 등 소소한 일상을 올린다. "회장님도 라면 먹고 자면 얼굴 빵빵해지나요?"라는 팔로어의 질문에 "안 먹고 자도 빵빵합니다"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MZ세대들은 '댓글 맛집'으로 부르며 친근한 반응이다.

최태원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상 모습

정용진 회장은 '용지니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팔로어 숫자가 77만명이 넘는다. 정용진 회장이 올린 스타벅스 커피, 이마트 밀키트,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굿즈 등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반면 '멸공'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커머셜 부회장도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대표적 기업인 중 한 명이다. 과거 트위터 활동을 주로 했지만 2018년 2월 이후에는 주로 페이스북에 회사 관련 내용을 올리며 활동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11만명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SNS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도 수평적 소통에선 앞서가는 리더로 평가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 4대 그룹 총수는 서로 '호형호제'하는 절친이면서도 임직원들과 소통에서도 닮았다"며 "재계 3~4세를 대표하는 총수들이 과거 선대 '회장님' 시대와 달리 유연한 조직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전했다.

이재용 "그러지 마시고 영상 통화를 한 번 하시죠"...직원의 인증샷 가족 요청에 직접 통화하기도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오르기 전후로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간담회에서 한 직원이 "출근 전에 아내에게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인증샷을 요청하자 "그러지 마시고 영상 통화를 한 번 하시죠"라고 답한 후 직접 영상 통화를 해 놀라게 했다.

이재용 회장이 구미전자공고를 방문한 모습

이재용 회장은 수원사업장 MZ세대와 간담회에서 "올해는 여름휴가를 제대로 보냈다"면서 "평생 처음 어머니랑 단둘이 5박6일간 휴가를 보냈다"고 말했다. 

'안싸우셨냐'는 질문에 이재용 회장은 소리내 웃으며 "안 싸웠다. 하루는 방콕(집에만 있었다는 뜻)하고 어머니 추천으로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팔십(80) 다 된 어머니가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도 하셨다"고도 덧붙였다.

최태원 회장은 소통에 진심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9년 신년회에서 "올해는 구성원과 직접 소통하며 SK,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이 더 커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행복토크를 100회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도 소통에 적극적이다. 아예 '국가발전 프로젝트'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나설 정도다. 최태원 회장은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SBS)’에서 직접 ‘식자단장’을 맡아 한식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정의선 회장은 조직의 원활한 소통 촉진은 물론 '굿 리스너(Good Listener)'로 불리는 경청의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직원들과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마음 상담 토크 콘서트 : 요즘, 우리'에서 "모든 구성원이 건강하게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 저의 일"이라며 "각자 행복하고, 가정과 회사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19년부터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자율복장 정착과 함께 임직원들과 대화 '타운홀' 미팅에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과거 현대차의 검은 정장의 수직적 군대식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꿔버린 셈이다. 

또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회 장소와 방식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한 것.

"요즘 젊은 리더는 친근하게 대중과 가까이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장점"

구광모 LG 대표는 '경청과 질문형 리더'로도 불린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 2018년 6월, 회장직에 오른 직후 (주)LG 임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구광모 대표가 4일 LG인화원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수상팀을 축하하며 격려하고 있다.

구광모 대표는 젊은 MZ세대 소통에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광모 대표는 2019년부터 32년 간 이어온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고 전세계 임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PC나 모바일 기기로 신년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말, 전세계 LG 임직원에게 2022년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구광모 대표는 최근 고객가치 성과 시상식 'LG 어워즈' 현장에 참석해 개인 스마트폰으로 수상팀 사진을 찍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MZ세대의 성장과 함께 주요 그룹 총수의 소통 리더십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 권위적 총수와 비교할 때 요즘 젊은 리더는 친근하게 대중과 가까이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장점"이라며 "SNS 활동도 긍정적 시너지가 기대되지만 양면성이 있어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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