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래 모빌리티] 포르쉐 스포츠카, E-퓨얼 내연기관차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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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래 모빌리티] 포르쉐 스포츠카, E-퓨얼 내연기관차로 가닥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4.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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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獨·伊 내연기관차 지키려면 e-퓨얼 기술 개발이 과제
- 100% 순수 신재생 E-퓨얼 상용화까지 투자·연구 더 필요

독일의 고급 자동차 및 수퍼카 제조사인 포르쉐(Porsche)는 최근 오는 2035년부터 실시될 내연기관 신차의 EU 시장 퇴출 법안에 대비하고 e-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위한 차세대 자동차 연료로써 e-퓨얼을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지난 3월 13일, 올리버 블룸(Oliver Blume) 포르쉐 최고경영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소재 폴크스바겐(VW AG, 포르쉐의 모회사) 본사에서 열린 연례 사업 보고회에서 이 같은 ‘심정적’ 발표를 했다. 이는 포르쉐가 미래 e-모빌리티 시대에도 내연기관엔진 자동차 생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는 그가 사실상 EU 정치가들과 투자자들을 향한 e-퓨얼 대체 연료 업계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차원의 투자 유치와 대량 생산체제 구축 협조를 요청한 독일 자동차 업계를 대표한 호소로 풀이된다고 로이터통신과 슈피겔 등 해외 유력 언론은 보도했다.

최근인 3월 28일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U委)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엔진(ICE) 신차 판매 금지법에 최종 합의하면서 e-퓨얼(E-fuel) 구동식 내연기관 자동차를 ICE 차에서 예외적으로 제외시킨다는 부가 조항을 추가시켰다.

BMW가 투자해 2022년 12월부터 가동 중인 칠레 탄소중립 e-퓨얼 생산 공장. © 2023 Dr. Ing. h.c. F. Porsche AG.
BMW가 투자해 2022년 12월부터 가동 중인 칠레 탄소중립 파일럿 e-퓨얼 생산 공장. e-퓨얼은 포르쉐의 아이콘적 스포츠카 '911' 모델에 시험 사용될 예정이다. © 2023 Dr. Ing. h.c. F. Porsche AG.

독일 자동차 업계가 종국적으로 미래의 모든 교통 및 운송은 전기 구동 모빌리티 즉 e-모빌리티로 전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정하고 그를 준수하겠다는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 예컨대, 포르쉐는 오는 20230년까지 EU 시장에 판매할 신차 중 80%는 100% 전지 충전식 전기차(BEV)로 구성할 목표를 수립했다.

오는 2050년 탄소제로 달성의 해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남은 25년여의 이행기 동안, e-퓨얼 업계는 e-퓨얼 합성연료 구동 내연기관엔진 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2035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과도기 대체 에너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설득한다.

포르쉐는 모회사 VW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 공급에 유리한 칠레에서 e-퓨얼 연료를 생산 설비에 투자해오고 있다. 그러나 e-퓨얼 기술은 아직 개발 초기인 만큼 생산가 및 에너지 소비 비용이 매우 높고 생산량도 미미해 대량 생산 및 광범위한 상용화에 적합지 못한 단계다.

내연기관에 의존하는 국제 교통 업계의 협업 절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외에 여전히 글로벌 교통업계 — 국제 항만·항공·철도 등  — 의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 투입 중인 전 세계 선박과 항공기 대부분이 내연기관식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이들 업계가 자동차 업계와 협력해 e-퓨얼 기술을 동반 도입∙실험해야 투자자 확보, 개발업체 증가, 공급가 합리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도적 정책, 투자, 기술 개선, 생산가 합리화가 계획대로 추진된다 하더라도 오는 2030년까지 유럽의 소비자들은 주유소에서 기존 휘발유 보다 e-퓨얼 구매 시 최소 50%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할 것으로 전망된다(자료: Transport & Environment 브뤼셀 본사 청정에너지 및 환경운동단체).

e-퓨얼, 명품 내연기관차용 명품 대체 연료?

e-퓨얼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CO2)와 수소를 합성시켜 생성한 연료다.

CO2 감축 측면에서, e-퓨얼의 기술적 한계는 ICE차에서 e-퓨얼이 연소되는 과정에 CO2를 발생한다는 점이다. 

100% 전지 충전식 전기차(BEV) 보다 더 우수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력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e-퓨얼은 물론 100% 신재생 전력(태양열, 풍력 등)을 사용해 생산된 100% e-퓨얼이다. 

BMW/포르쉐는 현재 미국의 e-퓨얼 기술개발 전문업체 프로메테우스 이퓨얼스 사와 협업 체결을 맺고 ICE 자동차용 e-퓨얼을 생산하고 있다. Courtesy: Prometheus Fuels
BMW/포르쉐는 2022년부터 미국의 e-퓨얼 기술개발 전문업체 프로메테우스 이퓨얼스 사와 협업 체결을 맺고 1단계 라운드 1,250만 달러 투자 유치 후 ICE 자동차용 e-퓨얼을 생산하고 있다. Courtesy: Prometheus Fuels

당분간 과도기 대안으로써 연료 제조공정에서 비신재생 전력을 사용한다든가 연료에 휘발유 등 비신재생 연료를 혼합한 e-퓨얼 블렌드(RED II mix)는 100% 전기구동차나 100% 신재생 e-퓨얼 보다 CO2 배출량이 4~5배 높지만 과도기적 대체 연료로 고려된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2023년 4월 3일 자 기사에서 지적된 것처럼 오는 2030년까지 100% 순수 신재생 에너지 기반 e-퓨얼의 대량생산화 및 공급은 현단계 인프라와 기술적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00% 탄소중립적 e-퓨얼 기술은 1) 합성에 필요한 수소를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물(H2O) 전기분해 기술과 2) 대기 중 직접 공기 포집 기술 같은 신흥 기술 응용이 선행적으로 뒷받침돼야만 상용화가 실현될 수 있다.

현재  EU 시장 내 절대다수의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생산 체제로의 이행을 준수한다는 입장인 반면, 독일의 포르쉐와 이탈리아의 페라리(Ferrari) 등 소수의 호화 수퍼카 제조업체들은 앞으로도 내연기관차를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매끈한 엔진 소음으로 유명한 페라리 스포츠카 내연연소엔진. Image: Shutterstock
엔진 시동 시 특유의 허스키한 포요와 질주 시 매끈한 엔진 소음으로 유명한 페라리 스포츠카 내연연소엔진. 독일과 이탈리아 자동차 업계가 근대 유럽의 심벌로서 기계 노하우·미학·에토스를 포기하기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mage: Shutterstock

그도 그럴 것이 독일 자동차 업계는 전통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세련되고 우수한 내연기관 기술에 투자해왔을 뿐만 아니라 독일 제조업계 일자리의 11% 이상이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부문과 연관돼있다.

독일은 현재 e-모빌리티로의 완전 이행까지 점진적이고 질서 있는 EU 측 법규 마련을 요구하는 가운데, 폴커 비씽(Volker Wissing) 獨 연방 교통부 장관은 2035년 이후 e-퓨얼 주입식 내연기관차를 EU 경제 구역 내에서 신차 등록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 제정을 로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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