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S 경영]현대차, '리스타일·해비타트 원' 전시 현장 가보니...“지속가능한 미래, 체험의 공간에 구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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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S 경영]현대차, '리스타일·해비타트 원' 전시 현장 가보니...“지속가능한 미래, 체험의 공간에 구현해”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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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현대 리스타일(Re:Style)’
-탄소중립 시대의 미래 도시 표현한 전시, '해비타트 원 展' 개막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최근 몇 년 사이 ‘ESG경영’이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올랐다. 전 세계 기업들이 ESG경영의 패러다임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고, 과감한 투자와 변화를 시도한다. 그중에서도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기업이 환경적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투자와 노력을 했는가는 글로벌 투자유치와 수출로도 직결된다. EU(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제도는 고탄소 수입품에 추가 관세 등의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탄소 저감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기업의 제품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다수의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점진적으로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참여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ESG경영이 생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들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ESG경영을 하겠다고 하는데, 인류인 우리들은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런데 ESG의 ‘E’를 ‘인류’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의 공간에 마련한 기업이 등장했다.

미래를 살아갈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운 지구를 남기겠다는 이 기업은 바로 ‘현대자동차’다. 건강하고 포용력 있으며 친환경적인 새로운 탄소중립의 시대를 열어가는데 앞장서겠다는 현대차의 비전이 담긴 전시회, <녹색경제신문>이 그 생생한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 지구를 가장 패셔너블하게 지켜내는 업사이클링 패션 프로젝트, ‘현대 리스타일(Re:Style)’

Re:Style 전시회장 입구[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전시회장 입구[사진=녹색경제신문]

현대차는 최초로 업사이클링 패션 프로젝트 ‘현대 리스타일(Re:Style) 전시’를 개최했다. 요즘 가장 힙하다고 소문난 성수동. 전시장은 북적이는 골목을 살짝 벗어난 곳에 있었다. 전시장 입구는 오픈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ESG는 잘 모르지만 업사이클링은 패션계 트렌드에요, 현대차가 주최했다는 게 특이하지만.”

입장을 기다리며 한 관람객과 이야기를 나눴다. 올 블랙의 수트에 화이트 색상의 워커 부츠로 포인트를 준 관람객은 자신을 패션 전공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회사가 패션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특이하지만, 패션 브랜드에서는 친환경과 업사이클링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폐트병을 재활용한 노스페이스의 옷, 버섯 균사체로 만든 아디다스의 운동화,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나이키의 운동화 등 다수의 의류 브랜드에서도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Style 전시회[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전시회장 외부[사진=녹색경제신문]

현대차의 리스타일 프로젝트 역시 자동차와 패션의 이색 협업을 통해 친환경 업사이클링 트렌드를 알리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고 알려졌다.

오화진 작가 '2023'[사진=녹색경제신문]
오화진 작가 '나다라타 2023'[사진=녹색경제신문]

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 전시장에 입장했다. 관람은 도슨트의 해결과 함께 시작됐다. 처음 만난 작품은 오화진 작가의 <나다라타 2023>였다. 이 작품에는 자동차 와이퍼, 사이드 미리, 백미러, 라이트 등이 사용됐다.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것에 의미와 에너지를 부여해 탄생시킨 새로운 ‘생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음은 이전에 공개된 리스타일의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로 이어졌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리스타일 컬렉션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The first move, 2019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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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yle 2019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리스타일의 첫 번째 컬렉션은 2019년 9월 뉴욕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친환경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와 함께한 컬렉션으로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카시트의 남은 가죽과 직물을 활용하여 15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생소한 협업이었지만 ‘버려지는 소재에 새로운 삶’을 부여하고 윤리적 소비와 업사이클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기 위한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The second move, 2020 collection’

리스타일 2020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2020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두 번째 컬렉션에는 보다 다양한 폐기물을 활용했고, 6명의 아티스트들이 동참했다.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버려진 유리, 카펫, 에어백을 활용하여 의류뿐 아니라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담았다. 관람객들은 특히 왼쪽 끝에 전시된 가방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자동차 폐카펫으로 만들었다는 이 가방은 디자인과 실용성 측면에서도 뛰어나 보였다.

‘The third move, 2021 collection’

리스타일 2021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2021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세 번째 컬렉션은 패션 유통 과정까지 확산됐다. 파리와 서울을 대표하는 부티크 레클레어와 분더샵이 참여해 판매를 진행했고, 수익금은 모두 기부해 소비자들의 동참과 실천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자동차 소재와 더불어 아이오닉 5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고, 누구나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원마일 웨어(One-mile wear)’컬렉션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옷 베네통 느낌 나지 않아? 살짝 데무 느낌도 나는데?”

관람객들은 실제로 판매가 이루어졌다는 설명에 더 집중해서 살펴봤다. 에어백을 재활용해서 후드티의 모자를 만든 게 신기하다는 반응도 나왔고, 이전 컬렉션과 달리 얼마든지 일상에서 입을 수 있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옷들과 비교했을 때 디자인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The fourth move, 2023 collection’

리스타일 2023 컬렉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사진=녹색경제신문]
리스타일 2023 컬렉션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사진=녹색경제신문]

드디어 제레미 스캇(Jeremy Scott)의 컬렉션을 영접했다. 제레미 스캇은 지난 10년간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의 디자이너였고, 현재는 자신의 브랜드와 아디다스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디자인’,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패션계 악동’이라고 불리는 제레미 스캇. 2022 FIFA 월드컵 당시 현대차와 협업하여 제작한 친환경 유니폼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에는 드레스로 돌아왔다.

리스타일 2023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2023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2023 컬렉션은 자동차에 쓰이는 다양한 재료에 제레미 스캇 특유의 엉뚱하고 재치 넘치는 디자인을 입힌 ‘오트쿠튀르(haute couture) 드레스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해당 드레스들은 버려지는 원단 같은 자동차 폐자재와 함께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에 맞춰 전동화 차량에 사용되는 소재로 만들어져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더했다.

“이 엠블럼 벨트는 좀 억지스럽지 않아? 제레미 스캇이 제레미 스캇했는데?”

리스타일 2023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Re:Style 2023 컬렉션[사진=녹색경제신문]

직전에 ‘원마일웨어’ 컬렉션을 경험해서인지 2023 컬렉션을 접한 관람객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역시 제레미 스캇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관람객, 자동차 폐기물에 이런 패션 아이템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관람객, 다음에는 어떤 디자이너와 협업할지 기대된다는 관람객도 있었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에 맞춰 전동화 혁신 비전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하는 등 다방면의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처음이자 새롭게 시도하는 리스타일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혁신성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 탄소중립 시대의 미래 도시 표현한 전시, <해비타트 원(habitat one)> 展 개막

현대차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지속 가능한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체험하고, 탄소중립 시대를 살아가게 될 미래세대의 일상을 그려볼 수 있는 전시회도 마련했다. 이 전시회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생명공학에 특화된 건축 및 디자인을 혁신하는 그룹이라고 알려진 <에콜로직스튜디오(ecologicstudio)>와 협업했다.

스튜디오에는 미래 세대를 위해 도시의 주거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쉘터(Shelter)’ 솔루션을 구현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제안하는 쉘터는 창의적이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향유하는 터전으로서 모든 생명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Tree One, 바이오테크놀로지로 탄생한 도심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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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 원(tree one)[사진=녹색경제신문]

전시의 메인 작품인 <트리 원(tree one)> 은 3D프린터로 제작된 바이오 플라스틱 구조 안에 녹조류를 주입해 실제 나무와 같이 본체에 탄소를 저장하고 대기에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 나무와, 이와 연결된 녹조류 ‘알게(Algae)’ 배양 장치로 구성된 작품이다.

본 작품에 쓰인 광합성이 가능한 녹조류는 다 자란 나무 약 12그루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주변의 햇빛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양분 삼아 실내 공기를 정화함으로써, 미래 도시의 바이오-디지털 생태계 경험을 제공한다.

‘Bio Lab, 탄소중립 도시의 꿈이 실험되는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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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랩(Bio Lab)[사진=녹색경제신문]

‘바이오 랩(Bio Lab)’은 에콜로직스튜디오 작업 세계관의 근간이 되는 바이오 순환 과정을 통해 자원의 지속가능성과 무한 확장성을 제시했다. 광합성을 통한 공기정화, 바이오매스의 수확, 생분해성 폴리머의 생산과 디지털화 과정, 마지막으로 로봇을 통해 바이오 건축 요소를 제작하는 선구적인 선순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배양된 ‘알게(Algae)’가 광합성을 하고 바이오 순환과정을 통해 인공 나무 <트리 원> 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브랜드 비전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창의력과 기술의 결합으로 구현한 지속 가능한 미래와,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두 곳의 전시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한 현대차의 비전이 느껴졌다. 현대차는 인류의 이동이라는 기본적인 가치가 지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구현되길 바란다면서, 현대차의 제품과 사업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보다 전동화 전환에 앞장서고 있고, 수소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2045년까지 RE100을 달성해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 배출을 제로로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를 통해 모두의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가 ‘2022 현대자동차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인용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처럼, 현대차가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낼 지속 가능한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까지 펼쳐질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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