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팩트②] 정몽준·김승연·구본준, '경영 후계자' 서두르는 이유 '닮았다'···"나이·군대 등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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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임팩트②] 정몽준·김승연·구본준, '경영 후계자' 서두르는 이유 '닮았다'···"나이·군대 등 이럴 수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3.28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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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김승연 구본준, 나이 71세 생년월일 '3개월 이내 차이'
- 세 총수, 아들과 같은 군대 선후배 사이...모두 병역 의무 마쳐
- 스포츠 마니아, 애처가, 호탕한 성격 등 비슷한 점 많아

'임팩트(impact)'는 골프 등에서 공을 친 순간 또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의한 선한 영향력을 뜻하는 비즈니스 용어로 사용된다. 가령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기업에 투자한다면 '임팩트 투자'라고 한다. 녹색경제신문은 <재계 임팩트> 코너에서 차별화되고 임팩트있는 경제계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재계 총수, CEO 등 사람들의 새롭고 소프트한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임팩트를 주고 회자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편집자 주]

정몽준 HD현대 총수(아산재단 이사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요즘 아들에게 경영 승계를 서두르는 등 '닮은꼴'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들은 비슷한 나이 및 성격을 비롯 군대, 스포츠 등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아 경영 후계자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28일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몽준 이사장과 김승연 회장 그리고 구본준 회장은 최근 몇 년 새 경영 후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70대를 넘어선 나이 때문일 것"이라며 "각자 처한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들은 경험론적으로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마무리짓는 것이 가장 큰 현안"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정몽준 이사장은 1951년 11월 15일생, 구본준 회장은 1951년 12월 24일생, 김승연 회장은 1952년 2월 7일생으로 세 사람의 생일 차이는 3개월이 안된다. 

(왼쪽부터)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준 LX그룹 회장

이들 셋은 모두 만 71세 나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경영 후계자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기인 셈이다.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은 지난 2021년 10월 지주회사인 HD현대(옛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및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사장 승진 후 4년 만이다.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인 셈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은 지난해 8월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사장 승진 후 1년 만이다.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에 더해 ㈜한화 전략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까지 겸직하게 됐다. 사실상 한화그룹 '3세 경영' 후계자로 낙점된 것.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는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석유화학·방산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부문을,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이 유통·레저·호텔 사업을 맡는 방향이다.

"후계자의 고속 승진은 스피드하게 경영 승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구본준 회장의 아들 구형모는 지난해 12월, 신설 자회사 LX MDI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지난해 3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지 9개월 만이다. '4세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선 것.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직위는 곧 파워이고 조직 장악이 중요하다"며 "후계자의 고속 승진은 스피드하게 경영 승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환경에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빠르게 돌아가는 시장 상황에서 빠른 성과와 함께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그룹에 처한 상황에 따라 경영 승계를 서두른다는 관측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경우 선대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29세에 경영에 나선 것을 감안할 때 3형제에게 그룹을 적절히 분할해 맡도록 하는 경영 승계가 중요할 것"이며 "구본준 회장은 큰형인 구본무 회장의 별세 등 경험에서 빠른 경영 승계 완성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3명의 총수는 나이 이외에도 비슷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정몽준 이사장을 비롯 김승연 회장, 구본준 회장은 모두 병역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이는 아들에게도 마찬가지 였다. 더욱이 부자가 대를 이어 같은 군대를 다녀왔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정몽준 이사장은 ROTC(학생군사교육단, 학군장교) 육군 장교로 복무했다. 정기선 사장도 ROTC로 전역했다. 정몽준 이사장이 ROTC 13기, 정기선 사장이 43기로 군대 선후배인 셈이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도 ROTC 공군사관후보생으로 군복무를 했다. 차남 김동원 사장도 ROTC 공군 장교 출신이다.  3남 김동선 전무은 2006 도하 아시안 게임 승마 종목 금메달리스트로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면제) 대상이다. 

구본준 회장과 구형모 부사장은 모두 육군 병장 만기 제대했다. 이들도 육군 병장으로 똑같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과 김승연 회장은 '절친'인데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도 '절친' 사이다. 대를 이어 ROTC 출신에 '절친' 관계인 셈이다. 김승연 회장과 정몽준 이사장은 장충초등학교 동창이며 친구 관계다. 

정몽준-김승연 정기선-김동관, 대를 이어 '절친' 관계...ROTC 출신 등 너무 닮은 그들

정몽준 이사장(1951년생)과 김승연 회장(1952년생), 정기선 사장(1982년생)과 김동관 부회장(1983년생)인 것도 같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서로의 경조사를 챙길 만큼 각별하다.  

정몽준 이사장과 김승연 회장은 종로구의 평창동과 가회동에 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세 총수는 스포츠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정몽준 이사장은 대한양궁협회 초대 회장이다. 대한양궁협회 회장 역할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몽준 이사장은 '축구 마니아'로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고 울산현대 프로축구단 구단주이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 이글스 구단주이며  아마추어 복싱협회장, 대한복싱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사격연맹 회장사로서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 3개 등 획득에 큰 기여를 했다. 

'야구 마니아'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준 회장은 재계에 소문난 '야구 마니아'다. 모교인 경남중학교 동문회 내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할 정도다. 프로야구단 LG트윈스 구단주를 역임했다. 최근엔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개최해 여자야구 진흥에 나섰다. 

이밖에도 세 총수는 호탕한 성격은 물론 '애처가'라는 점도 닮았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아내 사랑은 각별했다고 한다. 서울대 약대를 수석졸업한 아내의 머리를 닮아서 수재인 장남이 하버드대를 졸업한 것에 자랑스러워 했다고.

재계는 이렇듯 닮은 경영인 '정몽준 이사장-김승연 회장-구본준 회장'에 이어 그들의 각가 후계자가 될 정기선 사장, 김동관 부회장, 구형모 부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과 향후 경영 능력 등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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