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구본준·이동채·박정석 등 8명 총수, 대기업집단 지정···"4명은 범 삼성·현대차·LG家 각별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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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구본준·이동채·박정석 등 8명 총수, 대기업집단 지정···"4명은 범 삼성·현대차·LG家 각별한 관계"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5.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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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5월부터 LX, 에코프로 등 8개 대기업집단 및 총수 지정
- 한솔과 BGF는 삼성, 삼표는 현대차, LX는 LG와 직간접적 관계

구본준 LX그룹 회장,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 등 8개 그룹 총수가 5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로 지정되면서 이들 기업에 관심이 고조된다.

특히 이들 8개 대기업집단 중 4곳은 삼성 등 주요 그룹과 긴밀한 관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동한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은 전기차 등 신산업 및 비대면 시장의 성장이 큰 영향을 끼쳤다"며 "기업집단 간 대형 인수합병(M&A) 등도 매출액 급증과 기업규모 확장에 직접적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독점에 따른 소비자 후생 감소 피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 공표하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소속회사들은 경영 상황 등에 대한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금지 규제 등이 가해진다. 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이 공정위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LX 등 8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8개 그룹 중 4개가 삼성, 현대자동차, LG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대기업집단에서 주목되는 점은 대중에게 생소한 중견기업들의 도약이라 할 수 있다. LX(44위), 에코프로(62위), 고려HC(69위), 글로벌세아(71위), DN(73위), 한솔(77위), 삼표(80위), BGF(82위) 등 8곳이 대기업집단에 지정됐기 때문. 

대기업집단은 지난해(2곳)보다 올해 6곳 늘었다. 다만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던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은 자산총액 감소 이유로 1년 만에 제외됐다.

LX, 에코프로 등 8개 그룹이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 구본준 LX 회장, 박정석 고려HC 회장, 김웅기 글로벌세아 회장, 김상헌 DN 부회장, 조동길 한솔 회장, 정도원 삼표 회장, 홍석조 BGF 회장이 그룹 전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올해 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개 중 에코프로, 고려HC, 글로벌세아, DN은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온라인 유통 업종 주력 집단들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 8개 그룹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솔과 BGF는 삼성, 삼표는 현대자동차, LX는 LG와 각별한 관계다. 8개 그룹 중 절반이 재벌가와 밀접하다는 의미다. 녹색경제신문은 "한솔과 BGF는 범삼성가(家)이고, 삼표는 현대차와 사돈 관계, LX는 범LG가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LX그룹은 구본준 회장을 중심으로 2021년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후 창립 2년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자산이 10조원을 넘어 대기업집단에 지정됨과 동시에 상호출자제한집단에도 신규 포함됐다. 

LX그룹은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판토스 등을 거느리고 있다. 반도체, 물류, 상사가 주력 업종인 LX그룹은 자산총액이 2021년 출범 당시  8조원에서 지난해(2022년) 11조2734억원으로 늘어났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구본준 회장은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그의 조카가 현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에코프로그룹은 1998년 10월 설립됐다. 주로 대기오염 방지 및 사후처리 부문인 환경사업과 전기차 이차전지 산업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자산총액은 6조9400억원이다. 전년 대비 자산 증가 규모는 2조5800원으로 신규 지정집단 가운데 최대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는 현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 있다. 대기환경 개선 솔루션 자회사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9.5% 급증했다. 이차전지 시장이 폭풍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

그런데 에코프로는 이동채 창립자가 구속돼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동채 회장은 신흥 재벌이 되자마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서울고법 형사 5부(서승렬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원) 보다 무거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벌금 22억원과 추징금 11억872만원도 명령했다.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창업주

이동채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1년 9월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 공시에 앞서 차명 증권계좌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들였다 되팔아 11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고려HC는 고려해운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1954년 설립된 고려해운은 일본, 중국, 동남아, 러시아, 인도 등의 컨테이너 정기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해운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5조118억원으로 2021년 대비 무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조7918억원을 기록하면서, 1603억원이었던 2020년과 비교해 9배 이상 뛰었다. 

박정석 고려HC 회장은 부친 박현규 전 고려해운 사장에 이은 2대째 전문경영인이었지만, 고려해운 지분을 인수하면서 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고려HC, 고려해운 주력 중견 해운회사...글로벌세아, 공격적 M&A로 급격 성장

글로벌세아는 의류 브랜드 OEM 생산을 하던 기업이었는데 공격적인 M&A로 급격하게 몸집이 불어났다. 지난해 말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유형자산 재평가 등으로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신사업 확장을 위해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문을 인수해 플랜트, 건설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20년에는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사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인수했다. 

DN그룹은 전기자동차용 방진(진동 방지용) 부품 등을 생산하는데 자산이 1년 전보다 76% 급증했다. DN오토모티브는 그룹의 모체이며, 자동차 방진부품 세계 3위 업체이며 자동차용 배터리도 생산한다. 1971년 설립된 디티알오토모티브를 사명 변경한 것. DN솔루션즈는 옛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한 공작기계업체로 최근 실적이 증가했다. 

'DN'에서 'D'는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전신인 동아타이어로부터 시작해 반세기 이상 누적된 'D'의 역사를 상징한다. 대우와 두산이라는 45년 이상 누적된 두산공작기계의 역사를 계승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Now&New'의 앞 글자를 딴 'N'은 강력한 현재를 토대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한솔그룹은 범삼성가 기업집단으로, 제지산업에 특화돼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의 가계다. 2018년 5월 기준으로 재계서열 60위였으나, 이후 2019년 5월 대기업집단 지정이 해제되어 중견기업으로 밀려났었다. 올해 다시 대기업집단에 재지정됐다. 이인희 고문 별세 후 조동길 회장은 한솔홀딩스를, 조동혁 회장은 한솔케미칼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삼표그룹은 (주)삼표를 주축으로 한 건축자재 특화 기업집단으로, 유진그룹 및 아주그룹과는 건자재 분야에서 맞서는 라이벌이자 현대자동차그룹과는 사돈 관계다. 삼표시멘트를 뺀 대다수 계열사가 비상장사인 게 특징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처가이다. 정의선 회장의 장인이 정도원 삼표 회장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장도원 삼표 회장 장녀 정지선 씨와 결혼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정인욱 창업주가 1952년 강원도 태백시에 세운 강원탄광이 삼표그룹의 실질적인 모태이다. '삼표연탄'으로 유명했다.  2004년에는 전 계열사명을 '삼표'로 통일하고 2013년 기존 삼표산업 법인을 지주회사 '(주)삼표'로 개편했다. 2016년에 옛 동양그룹 계열사 동양시멘트를 인수하여 삼표시멘트로 상호를 변경했다.

BGF그룹은 지주사 (주)BGF를 주축으로 CU편의점 유통에 특화된 범삼성계 기업집단이다. 그룹의 뿌리는 1983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사돈인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이 투자해 세운 (주)보광(현 휘닉스중앙)이 모태다. 1990년에 일본 훼미리마트와 제휴해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4년에 CVS사업부를 보광훼미리마트로 분사했다.

특히 BGF는 분사 후 2011년에 일본 훼미리마트와 제휴를 종료하고 CU라는 신규 브랜드를 출범시키며 회사명을 (주)BGF리테일로 변경했다. 2017년 11월에 기존 BGF리테일을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BGF'로 개편했고, CU는 신생법인인 BGF리테일에서 운영한다. 홍석조 회장에 이어 두 아들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사장이 각각 유통과 소재사업을 맡아 경영 후계자로 나섰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8개 대기업집단의 경우만 봐도 재벌가와 관계가 성장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다만 신성장 산업 분야 등에서 새로운 그룹이 등장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면서도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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