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정기선·구형모·조원태 등 재계 3~4세, '급여·배당' 늘리는 이유···"상속세 마련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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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정기선·구형모·조원태 등 재계 3~4세, '급여·배당' 늘리는 이유···"상속세 마련 창구"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3.2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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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한화 부회장, 작년 76억원 보수 받아...전년 대비 2배 증가
- 정기선 HD현대 사장, 고배당 정책 실시...연간 1회 중간 배당 추진
- 구형모 LX 부사장, 승계 작업 빨라져...구본준 회장, 자금 지원 전망
- 조원태 회장, 작년 2배 늘어난 52억원 보수...상속세 납부용 자금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비롯 정기선 HD현대 사장, 구형모 LX MDI 부사장 등 재계 3~4세 경영 후계자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 향후 상속세 등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5년에 걸쳐 납부 중인 상속세 문제 해결 차원에서 배당금은 물론 급여 증액에도 나섰다.

구형모 부사장은 경영 4세이고, 김동관 부회장 등은 경영 3세에 해당한다. 또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은 친구 관계이다.

한 경영전문가는 "오너 일사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공식 창구로 연봉(보수)와 배당금을 활용한다"며 "기업 실적이 좋은 상황에서 배당을 많이 주는 것은 주주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실적이 부진한 경우에도 고배당을 하는 것은 비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지난해(2022년) 총 76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37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 32억원, 한화솔루션 3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3억원 등의 보수를 수령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낙점된 상황이다. 

김승연 회장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에게 방산·화학·태양광 등 그룹 주력 사업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 금융 부문을,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에게 백화점·호텔·리조트를 각각 나눠 물려줄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 "급여는 직책, 직위, 리더십,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해 책정"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한화 36억원, 한화솔루션 36억원, 한화건설 18억원 등 9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한화 측은 "급여는 직책, 직위, 리더십,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해 책정한다"고 전했다.

김승연 회장의 나이가 70세를 넘어선 상황에서 후계 작업이 빨라진 분위기다. 한화 오너 일가는 보수, 배당금 등 재원을 향후 경영 승계 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HD현대와 한국조선해양 두 곳에서 총 11억1487만원을 받았다.

정기선 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아들로, 지난해 두 회사의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정몽준 이사장은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이다.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사장은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해 고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HD현대는 2017년 회사 설립 이후 2018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HD현대는 지난해 2월 "향후 3년간(2022~2024년) 배당성향 70%(별도 재무제표의 당기순이익 기준)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사업연도의 경영성과 전망에 따라 연 1회의 중간배당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도 승계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지난해 LX홀딩스로부터 65억29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급여가 43억7900만원이고, 경영 성과에 따른 상여금이 21억5000만원이다. 

구본준 회장은 전년(2021년) 대비 2배가 넘는 급여를 받았다. 

구본준 회장은 LX세미콘에서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7억2200만원을 수령했다. 

구본준 회장의 아들 구형모 부사장도 지난해 LX홀딩스에서 5억원 넘는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받은 배당급도 두둑하다. 구본준 회장과 구형모 부사장은 LX홀딩스로부터 각각 48억원, 29억원을 받았다.

특히 구형모 부사장은 지난해 LX홀딩스 지분 0.4%를 매입했는데, 이번에 배당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남을 정도다.

재계에선 구본준 회장이 올해 71세이기 때문에 승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관측한다. 

구형모 부사장은 지난 2021년 말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LX홀딩스 지분 10.9%에 대한 세금을 1회에 70억원씩, 총 6회에 걸쳐 납부해야 한다. 구본준 회장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51억8416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총액은 전년 대비 51.1% 증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에서 전년 대비 37.8% 늘어난 23억8786만8250원을 받았고, 한진칼에서는 전년 대비 64.6% 늘어난 27억9600만원을 받았다.

대한항공 측은 "그동안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반납해오던 급여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상화하며 조원태 회장의 급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계열사에서 중복해서 과도한 보수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이사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조원태 회장은 올해 한진칼로부터 약 50억 원, 대한항공으로부터 약 43억 원의 급여를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원태 회장이 급여를 크게 늘린 것은 내년까지 납부를 완료해야 하는 상속세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은 총 2700억원 규모 상속세를 5년간 분할해 내고 있다. 올해와 내년 200억 원 가량의 상속세 납부하면 끝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배당을 많이 준다는 것은 주주친화 정책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면서 "오너 일가는 물론 주주도 공평하게 지분 대로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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