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열전⑩] 정기선 HD현대 사장-김동관 한화 부회장, '절친'과 '경쟁' 사이···STX중공업 인수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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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열전⑩] 정기선 HD현대 사장-김동관 한화 부회장, '절친'과 '경쟁' 사이···STX중공업 인수전 '치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1.31 2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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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X중공업 오는 2월 본입찰 예정...HD현대-한화, 인수전 가열
-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 아버지 끼리 '절친' 대를 이어가
...UAE 방문 경제사절단 동행 이어 다보스포럼에도 함께 참석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 사장과 김동관 한화솔수션 부회장이 선박용 중형 엔진 제조업체인 STX중공업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절친'이지만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의 각각 차기 총수 후계자로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 확보 경쟁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재계 3세 간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3세인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아버지 시절부터 대를 이어 '절친'이고 군대도 ROTC 장교로 다녀오는 등 닮은 점이 많다"며 "그러나 두 사람은 한화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조선업에 진출한 데 이어 STX중공업 인수전에 나서면서 조선업계 강자인 HD현대와 피할 수 없는 결전을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삼정KPMG과 법무법인 율촌을 인수자문팀으로 선정하고 STX중공업 본입찰 인수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한국조선해양,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소시어스 등과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해 2월 중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어 STX중공업 본입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로 1000억원대 규모다.

STX중공업 인수전, 차기 총수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시험대이자 재계 3세의 자존심 대결

STX중공업 인수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차기 총수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시험대이자 재계 3세의 자존심 대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STX중공업의 선박용 저속 디젤엔진

정기선 사장은 지난해 12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한 후 첫번째 인수전이라는데 의미가 크다. 

김동관 부회장도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STX중공업을 인수해 조선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포부이기 때문에 의지가 크다.

STX중공업 인수전은 HD현대의 경우 엔진사업부가 중·대형 선박 엔진을 만들고 있어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한화가 등장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형국이다. 

HD현대는 STX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대형~중소형 엔진을 아우르는 포트폴이오 구성이 가능하고, 한화는 조선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또 한화는 세계적 수준의 '방산(방위산업)' 기업을 꿈꾸고 있어 STX중공업은 절실하다. 

정기선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 밸류(적정 가치)를 낼 것" 자신감 피력

정기선 사장은 1월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시회 'CES 2023'에서 "예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인수 때도 그랬고, 우리가 생각하는 시너지가 많은 회사는 그것에 대한 페어 밸류(fair value·적정 가치)를 많이 쳐줄 수 있고, 시너지가 적은 회사는 페어 밸류를 적게 쳐줄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하는 페어 밸류를 낼 것"이라고 인수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올해 연초부터 국내외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며 경영인으로서 존재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기선 사장은 HD현대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기선 사장은 HD현대로 사명 변경 후 해양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친환경·스마트 기술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핵심 신사업으로 낙점해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직접 챙기고 있다. 아비커스는 세계 최초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정기선 사장은 지난해 처음 CES에 참가한 데 이어 올해에도 CES에 직접 참가해 HD현대의 비전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소개했다. 

특히 정기선 사장은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경제사절단에 함께 동행한 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도 참석했다. 

김동관, 세계 10위권 방산 기업 목표로 잇단 인수전...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인맥 과시

김동관 부회장은 그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우주·방산·화학 등 한화그룹 내 주요 사업에서 성과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엔 2030년 세계 10위권 방산기업을 목표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태양광 동맹을 맺기도 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도 글로벌 인맥을 과시했다

또 김동관 부회장은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을 따라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고 2021년에는 P4G 정상회담에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올해로 14년 연속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및 태양광·풍력, 수소 분야의 글로벌 CEO들과 잇달아 만나 글로벌 인맥을 과시했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 군대로 ROTC 장교로 제대...아버지도 유사한 이력

한편,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절친' 관계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높다. 

정기선 사장(1982년생)과 김동관 부회장(1983년생)으로 한 살 차이지만 친구처럼 지낸다. 두 사람의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역시 장충초등학교 동창이며, 친구 관계다. 아버지끼리 친하게 지내자 비슷한 또래인 두 사람도 친하게 된 것. 대를 이어 '절친' 집안 관계인 셈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왼쪽)과 장기선 HD현대 사장

둘은 서로의 경조사를 챙길 만큼 각별하다. 정기선 사장은 2016년 김동관 부회장 조모상을 챙겼다. 김동관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인 2020년 정기선 사장 결혼식에 직접 참석해 축하했다.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은 군대도 ROTC(학생군사교육단, 학군장교)로 복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기선 사장이 ROTC 군복무를 한 것은 ROTC 출신인 정몽준 이사장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기업을 경영하려면 군대 장교로서 리더십을 쌓은 후 경제 전반에 대한 탄탄한 이론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통찰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ROTC 공군사관후보생으로 군복무를 했다. 김승연 회장도 ROTC 공군 장교 출신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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