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카카오뱅크로 몰린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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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차주 카카오뱅크로 몰린다...왜?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3.02.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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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 적용
신용대출 금리 인하...취약차주 부담 낮춰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고금리로 인해 중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대출길이 막힌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활로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중은행이 '돈 잔치' 논란으로 인해 여론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기회에 카카오뱅크가 다수의 고객을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우량 고객을 추가로 선별하며 고객 수를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아직까지도 대출길이 막힌 중저신용자가 많아 이를 고려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가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적용해 10%의 우량한 고객을 추가로 선별해 대출을 공급했다.

카카오뱅크스코어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2월 11개 기관, 3700만 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한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이다. 

카카오뱅크스코어는 금융 이력이 부족한 고객, 사회 초년생 등 낮은 연령대에서 힘을 발휘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금융 이력이 부족한 연령대인 25세 미만의 경우 신용평가사(CB)의 신용점수 대비 약 30% 이상 변별력이 높게 나타났다.

하경태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 팀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데이터와 방법론을 연구해 모형을 개선할 계획이다"며 "개인사업자 업종별 특화모형, 대환대출 특화모형 등 다양한 분야의 모형 개발을 추가로 진행해 더 많은 중저신용 고객을 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신용대출 금리를 낮춰 고객들의 부담을 경감하기도 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한 것이다.

더불어 신용대출의 최대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대출의 최대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카카오뱅크를 강수를 뒀다. 주택담보대출 출시 1년을 맞아 '갈아타기(대환)' 고객에게 최대 0.6%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주택담보대출 고객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내에서 추가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개선했다.

은행연합회 금리 비교 공시를 살펴보면 지난달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49%로, 1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1일 기준으로 1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1년간 대출한도 조회 누적건수는 79만건, 누적 약정금액은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이후 고객들의 호응에 보답하고자 금리 할인 혜택 등을 새로 마련했다"며 "상품성을 적극 개선하고 상품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권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은 카카오뱅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17%포인트 급증한 0.46%를 기록했다. 분기 말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016년 9월 말 0.46%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업계에서는 취약 가계 대출자가 많은 인터넷은행이 이와 같은 가계대출 '경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아 연체율 상승폭이 더 크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해 말 0.49%로 직전 분기에 비해 0.13%포인트 높아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자들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면서 "카카오뱅크가 취약차주를 포섭하는 데 집중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리스크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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