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최태원 회장과 잇단 '악연'···'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분쟁 이어 자료 누락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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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최태원 회장과 잇단 '악연'···'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분쟁 이어 자료 누락 경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2.09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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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킨앤파트너스 등 4개사 자료 누락…최기원 이사장 관련회사
- 고발은 안해…중대성 상당하지만 법위반 인식가능성 ‘경미’
- 최태원, 공정위 'SK실트론 사익편취' 판단에 취소소송 진행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을 누락한 행위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와 최태원 회장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관련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9일 공정위는 기업집단 'SK'의 동일인(총수)인 최태원 회장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킨앤파트너스, 플레이스포, 도렐,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등 4개사를 기업집단의 소속회사에서 누락했다.

자료 누락 관련 4개 회사는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이사장 관련 계열사

다만 이 회사들은 최태원 회장이 아니라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 이사장이 관련된 계열사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킨앤파트너스는 SK그룹의 비영리법인인 행복에프앤씨, 우란문화의 임원(박중수 씨, 이지훈 씨)이 2014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100% 지분을 소유한 회사다.

킨앤파트너스는 최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에 초기 사업자금을 댔다. 최기원 이사장도 투자에 참여했다.

공정위는 최기원 이사장이 2014년 1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이 회사의 경영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플레이스포는 2015년 5월 설립된 숙박·음식점업 영위 회사다. 2021년 6월 킨앤파트너스를 흡수합병했다. 

최기원 이사장의 지배력이 플레이스포로 이전된 것.

도렐은 2017년 설립돼 2021년 9월 플레이스포에 흡수합병됐다.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는 행복에프앤씨재단 이사인 김모씨와 킨앤파트너스 이사 박모씨가 지분 55%~65%를 보유한 회사다.

다만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을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공정위는 검토 결과 ▲누락된 4개사에 대해 최태원 및 SK의 기존 소속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4개사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정황이 없으며 ▲4개사와 SK의 기존 소속회사 간 내부거래도 거의 없기 때문에 인식가능성을 '경미'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인식가능성이 ‘경미’보다 한 단계 위인 ‘상당’ 수준이라면 고발할 수 있는데 최 회장이 지난 2021년 같은 건으로 경고 처분을 받는 등 ‘반복성’은 있지만 그 내용과 정황이 없어 고발은 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정제출 자료 누락을) 인식했을 가능성을 따질 때 '현저한 정도'가 되려면 (최태원 회장이) 그 누락행위에 개입했거나 보고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저희가 그런 것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최태원 회장이 자기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자료 제출을 누락했다면 어느정도 인식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봤을텐데 이번 건은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관련 공정위와 최태원 상반된 입장, 행정소송으로 이어져

한편, 최태원 회장과 SK㈜는 지난해 4월 공정위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관련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최태원 회장 대리인과 SK㈜는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 

앞서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한 것은 지주회사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SK㈜와 최태원 회장에게 과징금 각 8억원씩 총 16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SK 측과 최태원 회장은 즉시 유감을 표하며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라며 반발했다.

이 사건은 '지배주주의 사업 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첫 사건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회사인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어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하고, 나머지 29.4%를 최태원 회장이 산 것이 쟁점이 된 것.

공정위는 SK㈜가 최태원 회장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넘긴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SK 측은 "SK㈜의 잔여 지분 미인수는 합리적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고, 이후 최태원 회장의 잔여 지분 인수는 해외 업체까지 참여한 공개 입찰이어서 투명하게 이뤄졌다"며 반박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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