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새벽방송 중단 위기'... 단독상품 강화·미디어커머스 가속화로 활로 찾는 롯데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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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새벽방송 중단 위기'... 단독상품 강화·미디어커머스 가속화로 활로 찾는 롯데홈쇼핑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3.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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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2월부터 7월까지 오전 2시~8시 TV방송 송출 금지
방송금지시간대 앞뒤로 프로모션 확대 및 파트너 피해 최소화
패션 및 캐릭터, 가상모델 등 특유의 강점 확대로 위기 넘는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지난 2월 1일 새벽시간 롯데홈쇼핑 채널을 TV로 지켜보던 소비자들은 낯선 광경을 목도했다. 새벽 2시부터 오전 8시까지 방송 송출이 금지되는 초유의 사태다. 롯데홈쇼핑은 과거 2015년 재승인 과정에서 당시 임직원의 비위 사실을 누락한 사실로 오랜 법적 공방 끝에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의 새벽 방송 송출을 금지당했다. 

24시간 TV매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TV홈쇼핑기업으로서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롯데홈쇼핑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리스크관리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자사 및 파트너사의 손실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측은 <녹색경제신문>에 "송출 금지 시간대 전후의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동반성장펀드 등을 통해 피해를 입는 파트너사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패션 등 롯데홈쇼핑이 강점을 지닌 단독상품 확대와 '벨리곰' 등 캐릭터 강화, 가상모델 '루시' 활용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 활로를 찾을 것"이라고 위기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김재겸 신임 롯데홈쇼핑 대표도 올해 첫 시청자위원회에서 "시청자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고 소중한 의견을 경청해 좋은 상품, 믿을 수 있는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새벽 시간대 방송 송출 금지라는 위기를 넘어설 올해 롯데홈쇼핑의 전략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27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올해 첫 시청자위원회를 개최하고,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23년 운영 계획을 논의했다. 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와 강재원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 1월 27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올해 첫 시청자위원회를 개최하고,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23년 운영 계획을 논의했다. 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와 강재원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사진=롯데홈쇼핑]

 


단독 상품 - 패션 명가 롯데, 단독 패션 브랜드 판매 확대


롯데홈쇼핑은 올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야외활동 증가와 함께 패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독 패션 브랜드 판매를 강화한다. 자체 기획 브랜드 리포지셔닝, 단독 브랜드 오리지널리티 강화 등을 통해 ‘패션 명가’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주문금액만 3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패션 행사 ‘패션 이즈 롯데’를 2월 13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며, '밝은 컬러', '플로럴 패턴' 중심 원피스, 니트 등 다양한 신상품을 선보인다. 

지난 4일에는 지난해 9월 걸그룹 ‘블랙핑크’ 등 유명 셀럽들이 착용해 화제가 되며 MZ세대로부터 각광 받는 디자이너 브랜드 ‘페이우’와 협업해 단독 론칭한 ‘르블랑 페이우’ 봄신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페이우’의 우아하면서 파격적인, 포멀하지만 반전이 있는, 하이엔드와 키치 등 상반되는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매치하는 브랜드 특성을 살려 유일무이한 스타일, 자신의 만족을 위한 스타일을 제안했다. 이어 매년 주문금액 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LBL’, 지난해 롯데홈쇼핑 히트상품 1위를 기록한 ‘조르쥬 레쉬’, ‘더 아이젤’, ‘라우렐’ 등 단독 패션 브랜드를 차례로 선보인다. 또한, 이지 캐우얼 브랜드 ‘쥬시꾸띄르’, 모피 전용 브랜드 ‘리오벨’ 등 새로운 브랜드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내세운 '벨리토끼의 당근농장' 팝업스토어 모습.[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인기 캐릭터 '벨리곰'을 내세운 '벨리토끼의 당근농장' 팝업스토어 모습.[사진=롯데홈쇼핑]

캐릭터 –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 ‘벨리곰’… 세계 진출 등 독자적인 브랜드로 육성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 이후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킨 벨리곰은 굿즈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며 활동 범위를 넓힌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이경돈)과 인기 캐릭터 벨리곰 IP(지적재산권) 활용 디자인 산업 육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오는 5월 DDP 디자인스토어에서 신진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벨리곰 긋즈를 전시하고,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개발한 디자인 상품을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 ‘DDPX벨리곰’을 운영할 예정이다. 

DDPX벨리곰’에서는 벨리곰 IP를 활용해 디자인 기업이 개발한 신상품을 비롯해 품절대란을 일으켰던 벨리곰 인기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발된 상품은 DDP디자인스토어에 입점되어 판매와 홍보를 지원 받으며,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된 상품은 벨리곰 자체 쇼핑몰 및 팝업스토어를 통해 공식 판매된다. 또한, DDP 야외 광장에 벨리곰 대형 조형물을 전시하고, 벨리곰이 등장해 관람객을 놀래키는 ‘깜짝 카메라’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계묘년을 맞아 토끼로 변신한 벨리곰의 ‘벨리토끼의 당근농장’ 팝업스토어를 열어 시즌 그리팅 세트, 스트레스볼 등 굿즈 신상품이 5,000개 가량 판매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도 서체, 이모티콘, 다이어리 등 다양한 아이템을 지속적 확대하고 있다. 벨리곰 굿즈는 현재까지(22.03~) 팝업스토어와 자체 쇼핑몰을 통해 약 15만 개, 20억 원 이상 판매됐으며, 자체 쇼핑몰 매출액은 론칭월 대비 9배 이상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145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로, 지난해부터 ‘벨리곰’을 독자적인 브랜드로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벨리곰’을 롯데홈쇼핑 자체 개발 캐릭터임을 최초로 공개했다. 325만명 이상이 방문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 이후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키며 롯데그룹 계열사 협업 전시,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해 왔다. ‘벨리곰’ 공식 유튜브 채널의 해외 시청자 비율은 약 40%로, 지난해 두바이, 뉴욕 등 K-콘텐츠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공공 전시, 깜짝 카메라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향후, ‘벨리곰’은 캐릭터 아이템에 머물지 않고, 애니메이션, 웹툰 등 제작을 통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선보여질 계획이다. 또한, 최근 공개된 ‘꼬냥이’를 비롯해 신규 캐릭터 4종도 연내 공개한다. 유명 캐릭터 프렌즈처럼 ‘벨리곰’에게도 친구를 만들어 스토리를 기획하고, 생동감을 부여할 예정이다. ‘밸리곰 세계관’의 확장을 통해 유행처럼 지나가는 캐릭터가 아닌 오랫동안 기억되고 사랑 받는 캐릭터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가 라이브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정식 쇼호스트로 나섰다.[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루시'가 라이브 커머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정식 쇼호스트로 나섰다.[사진=롯데홈쇼핑]

가상모델 - ‘루시’ 기술 고도화로 메타버스 쇼핑 선도 및 디지털 마케팅 강화   


롯데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가상 인간 ‘루시’를 개발, ‘가상 인간’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 자체 전문 인력을 통해 1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가상 인간 ‘루시’를 개발했으며, 전담 조직 운영을 통해 가상인간 ‘루시’의 육성 및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루시는 가상모델 ‘루시’는 올해 활동 영역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소속 아티스트로 계약을 체결해 엔터테이너 활동을 이어 가고 있으며, 7월에는 쌍용자동차 ‘토레스’ 신차 발표회에서 자동차 마케터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12월에는 고객과 실시간 소통하는 상품 판매 방송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 데뷔했다. 명품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의 가방 4종, 카드 케이스 3종을 판매한 결과 25분 만에 준비 수량을 모두 완판시켰다. 

이에 ‘루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방송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고, 매월 정기 방송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서 ‘루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두 번째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도 ‘비비안웨스트우드’ 액세서리, 가방을 판매해 준비 수량을 연속으로 완판시키는 등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 데뷔시키기 위해 지난해 9월 실감형 콘텐츠 제작 기업 ‘포바이포’와 업무협약을 진행했다. 협약을 통해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시각특수효과(VFX), 리얼타임엔진 등 최신 전문 기술을 ‘루시’에 적용했다.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연내 드라마와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엔터테이너로서의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인기 개그우먼 김민경과 먹방 예능 '맛나면 먹으리'를 론칭한다.[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인기 개그우먼 김민경과 먹방 예능 '맛나면 먹으리'를 론칭한다.[사진=롯데홈쇼핑]

콘텐츠 – 콘텐츠 제작사와 예능형 뷰티 ‘랜선뷰티’ 공동제작 등 콘텐츠 영역 확장


롯데홈쇼핑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계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예능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지난해 5월 셀럽들의 미용 꿀팁을 전수하는 뷰티 예능 ‘랜선뷰티’, 9월에는 예능인 하하, 개그맨 강재준, 정길환 프로골퍼가 출연한 골프 예능 ‘파하하’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MBN, K-STAR 등 TV 채널에서 선보인 결과, 예능 기획전 매출은 50억 이상 기록했다. 이달 중에는 최근 ‘맛있는 녀석들’, ‘한도초과’ 등 먹방 예능에서 활약하며 ‘먹장군’으로 유명한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하는 먹방 예능 콘텐츠 ‘맛나면 먹으리’를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신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웹예능, 쇼츠, 라이브 스트리밍 등 예능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유명 아이돌을 활용한 ‘보이는 라디오’ 콘셉트의 노래 예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식품 전문 업체 ‘올박스’와 콘텐츠 커머스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인기 셀럽을 활용한 예능 콘텐츠 공동 기획 ▲신규 개발 식품 공동 투자 ▲예능 소개 상품 TV홈쇼핑 입점 ▲롯데홈쇼핑 자체 IP와 연계한 푸드 콘텐츠 제작 등에 관해 상호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김재겸 신임 대표가 부임하자마자 예정된 악재를 만나게 됐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김재겸 대표의 능력과 함께, 롯데홈쇼핑의 저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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