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 예언한 롯데 신동빈... '기존 틀 깨부수는 의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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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 예언한 롯데 신동빈... '기존 틀 깨부수는 의지' 강조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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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영구적 위기' 시대를 예언한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영구적 위기' 시대를 예언한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지주]

'영구적 위기'. 최근 들어 경제계를 떠돌고 있는 마법같은 단어다. 

영어사전 콜린스가 2022년 올해의 단어로 '영구적 위기(perma-crisis)를 선정하면서 이 시대의 경제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으로 정치 사회적 불안이 끊이지 않고, 급격한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상수가 된 시대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올해 더 많이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계에서도 '영구적 위기'를 언급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이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올해 신년사에서 이 단어를 언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과거에도 "위드-코로나를 준비하자"는 주장을 재계에서 최초로 제기해 혜안을 인정받았다. 그가 예언한 '영구적 위기의 시대'에서 롯데는 어떤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젊은 리더십과 외부 전문가로 쇄신 실현


VCM을 진행 중인 신동빈 회장.[사진=롯데지주]
VCM을 진행 중인 신동빈 회장.[사진=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은 지난 연말 롯데그룹 임원 정기 인사를 통해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쇄신을 실현하고자 했다. 

신동빈 회장은 VCM(Value Creation Meeting, 구 사장단회의) 및 내부 회의에서 ‘새로운 롯데’를 강조하며 그룹 신사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 사업의 턴어라운드 실현을 이끌기 위한 솔루션을 주문해왔다. 이러한 방향과 연계해 2023년 임원인사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미래경쟁력 창출’을 중점으로 진행했다.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젊은 리더십의 전면화,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먼저 롯데 CEO의 전체 연령이 젊어졌다. 지난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첫 대표이사로 롯데지주 신성장2팀 이원직 상무가 전격 선임되면서 롯데의 40대 CEO시대가 열린 바 있다. 이번 연말 인사에서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58세) 대비 1세 가량 젊어졌고 특히 사장 직급의 경우 3세 가량 낮아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의 비중은 46%이며, 특히 78년생 이후 40대 전반(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롯데칠성 채혜영 상무보, 롯데하이마트 이용우 상무보, 롯데글로벌로지스 황호진 상무보, 롯데상사 박강민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롯데는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데 노력했다. 이에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특히 롯데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강력한 혁신 의지를 반영했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함께 만드는 '새로운 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12일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2023년 상반기 VCM에 앞서 창업주 서거 3주기를 추모하며 창업정신을 되새겼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2일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2023년 상반기 VCM에 앞서 창업주 서거 3주기를 추모하며 창업정신을 되새겼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연말 인사에 이어 신년사에서도 '영구적 위기의 시대'를 예언했다. 신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진단하고, “영구적 위기(Perma-crisis)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일과 해묵은 습관을 되돌아 보게 한다”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함께 도전해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신 회장은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임직원 개개인의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또 “긴 안목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한편 우리 사회를 더 이롭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불확실한 미래라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한데 모은다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는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활기차게 도약할 수 있는 역동적인 마음가짐과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기업문화의 필요성도 이야기 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1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상반기 롯데 VCM’을 열고 그룹 경영계획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진행될 VCM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에 대면 회의로만 진행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70여 명이 참석한다.

롯데는 이번 상반기 VCM에서 ‘영구적 위기(Permacrisis)’ 시대를 지속성장 발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한 외부 강연으로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올해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공유한다.

이어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재무·HR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신동빈 회장이 CEO들의 역할과 리더십을 지속 강조해 온 만큼, 각 계열사 CEO들에게 그룹의 중장기 전략 실행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상대적으로 경직된 것으로 평가받는 롯데의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해왔다. 올해에도 역시 “조직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리더십과 외부에서의 새로운 시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마인드도 필요하다”며, “도전 과정에서 혹여 어려움에 봉착한다 해도 그 속에서 또 다른 인사이트를 찾는 유연한 사고를 갖길 바란다”고 젊은 리더십과 오픈 마인드, 유연한 사고를 가져달라 당부했다. 

변화의 시기마다 적절한 화두를 던지면서 변화를 이끌어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목한 '영구적 위기'. 이 위기의 시대를 헤쳐나갈 방안으로 신 회장은 "기존의 틀을 깨자"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실적 개선이 아닌, 패러다임의 완전한 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무리 혁신을 요구해도 임원들은 개선책만을 들고 온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알려진 신동빈 회장. 그의 리더십이 2023년 롯데를 '영구적 위기'에서 건져내고, '새로운 롯데'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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