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위기 극복 '원팀' 각오···"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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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위기 극복 '원팀' 각오···"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 만들겠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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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그룹 신년사 분석 결과, '위기' 관련 키워드 가장 많아
- 경제계 신년 인사회, 대-중소기업 첫 공동 개최...대통령도 참석
- 이재용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는 미래 기술 발굴에 더 힘써달라"
- 최태원 "경영시스템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 미래는 우리의 편"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국내 기업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도전정신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해 성장해왔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위기 돌파를 향한 경영자 및 기업의 노력과 성과 등 주요 사례를 심층 취재해 '위기는 기회다' 연간 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각오로 위기 극복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 언급된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 고객(35회), 성장(34회), 미래(34회), 위기(29회), 기술(28회) 등의 사용 빈도가 높았다. 특히 위기·어려움 등 현 경제 상황을 반영한 단어가 총 46회 사용됐다. '위기'는 지난 2년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하던 키워드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3년은 올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동시에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더욱 힘든 한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위기에서도 틈새 시장 공략과 차별화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온 저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기를 위험으로만 받아들이기보다는 기회로 전환할 줄 아는 경영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강조했다. 

9일 <녹색경제신문>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신년사 등을 취합 분석한 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주요 그룹 총수는 글로벌 위기 환경에 대응해 신성장 동력 확보로 위기 돌파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재계 총수들은 지난 2일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위기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신년인사회'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처음 공동 주최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한국 경제 파이팅"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재계 총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석열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한국 경제 파이팅"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재계 총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석열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재계 수장 역할을 맡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는 위기 때마다 오히려 한 단계씩 성장을 해왔다”며 "정부와 기업이 다시 한번 원팀(One Team)이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 2023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손자병법의 '이환위리(以患爲利·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를 언급하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 안에 내재돼 있는 기회를 포착하고 청사진을 만들어가는 일에 역량을 집중해 올 한 해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많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낡은 제도와 규제를 타파하고 세제와 금융으로 투자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 노동 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정부는 여러분의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는 물론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단체장도 모두 함께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을 대신해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 자격으로 2일 시무식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며 "위기 때마다 더 높이 도약했던 지난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 한번 한계의 벽을 넘자"고 격려했다.

이어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해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자"며 "도전과 변신으로 도약의 전환점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 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경영에 나선 모습

이재용 회장은 등기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신년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12월 26일 동남아시아 출장 중인 가운데 삼성그룹 사장단에게 "여러 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는 미래 기술 발굴에 더 힘써주시기 바란다"는 강조했다. 

또 이재용 회장은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월 30일 귀국 직후 "(새해는)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1일 신년 인사에서 구성원들을 ‘프런티어(개척자)’라 칭하며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경영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 나아간다면 미래는 우리의 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어 “기후변화·질병·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기업에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로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고 진단했다.

정의선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정의선 회장은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일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를 갖고 “다가오는 위기를 두려워하며 변화를 뒤쫓기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는 ‘신뢰’를 기반으로 도전하고, 도전의 결과로 더 큰 ‘신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그 어떤 좋은 제품과 기술도 고객의 신뢰 없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야 한다"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해 12월 20일 총수 중 가장 먼저 신년사를 내놓고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 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감동을 키워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객 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 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광모 대표는 지난해 9월 22일 개최한 ‘사장단 워크샵’에서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받기 어렵다”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위기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구광모 LG 대표

다른 그룹 총수도 위기 극복에 한 목소리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는 내실을 다지면서도 미래 성장동력과 핵심역량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위기 속 성장 기회 선점과 지속 가능 경쟁력 확보 노력 착실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미 알려진 위기는 더는 위기가 아니며, 위기라는 말속에는 기회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며  "위기 속 성장 기회 선점과 지속 가능 경쟁력 확보 노력을 착실히 해나가면 더 크고 강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사업 환경의 변화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의 지혜와 기업의 생존이 자발적으로 혁신하는 현장의 인재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시대에 고객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활동(VOC)을 진화시켜 '고객몰입경영'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며 “고객몰입경영 실천이야 말로 고객에게 가장 먼저 선택받는 효성,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앞서 나가는 효성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신중함을 취한다 해서 소극적이어서는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모두가 움츠러드는 시기가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라고 자신감을 주문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환부작신(換腐作新) 자세로 전 방위적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경제단체장도 위기 돌파에 힘을 실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석열 대통령,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권혁홍 신대양제지 대표.
윤석열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윤석열 대통령,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권혁홍 신대양제지 대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건설 회장)은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도려내어 새 것으로 바꾼다) 자세로 전 방위적 구조개혁을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정치권·기업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원팀이 돼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대응을 잘한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통의 기업보다 엄청난 격차를 벌렸다"며 "우리도 퀀텀 점프해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아니면 단순히 국내시장에 안주해 존재감 없이 쇠퇴해 가느냐는 올해 얼마만큼 초격차 역량과 최고 인재를 확보해 담대한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철저히 실행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지난 60년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역사였지만,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라는 아픈 문제도 발생했다”며 “올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총수들이 어떻게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 먹거리를 만들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DNA가 있는 만큼 이번 글로벌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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