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커스] 삼성페이 ‘인터넷 없이 결제’ 안되는 이유, 국내 카드사 정책 때문?
상태바
[팩트체커스] 삼성페이 ‘인터넷 없이 결제’ 안되는 이유, 국내 카드사 정책 때문?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3.01.17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의 앱 구동 방식 결제 시스템 자체가 통신 연결 필수로 해”
-“카드사 보안 정책으로 와이파이 환경에서 결제 불가한 건 사실”
-애플페이도 앱 실행하지만, 자체 보안 칩셋 활용 NFC 방식 적용
-애플, 국내에서도 네트워크 연결 없이 결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삼성페이. [사진=삼성전자]
삼성페이. [사진=삼성전자]

국내 삼성페이 유저들이 인터넷 연결 없이 사용 불가능한 결제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제조사 측은 국내 카드사의 보안 정책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녹색경제신문>은 삼성페이가 왜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결제가 불가한지, 또 국내 출시가 임박한 애플페이는 어떤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지 낱낱이 짚어봤다.

<녹색경제신문>은 전날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발표한 ‘삼성페이, 왜 소비자 요구 묵살하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확인했다. 소비자들이 편리한 이용을 위해 스마트폰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제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고 삼성페이 출시 이후 지속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 측이 명확한 입장표명 없이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당 단체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삼성페이가 이미 국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굳이 개선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별도의 네트워크 연결 없이 결제가 가능한 애플페이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면 삼성도 태도를 달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업체 측의 설명은 달랐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 삼성페이 사용이 불가능한 이유는 카드사의 보안 규정 때문이라는 것.

국내 한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통신 연결 없이 결제하는 것을 카드사에서 허용하지 않는다. 보안 강화 차원에서 네트워크 없이 카드 사용을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삼성페이를 실행해 생체 인식을 완료하면 네트워크를 통해 카드사에 전달되고, 카드사가 확인 후 승인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보안 강화를 위해 반드시 카드사의 인증을 거쳐야 하며, 이는 와이파이를 통해서도 안 되고 오로지 3G 이상의 네트워크 통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설명이 맞는지 <녹색경제신문>은 카드사 측에도 물어봤다. 카드사 측은 와이파이가 아닌, 3G 이상의 네트워크 통신에 연결된 상태에서만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카드사의 규정이 맞지만, 당초 앱을 실행해야만 결제되는 시스템 자체는 결국 삼성전자의 단말기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는 MST(마그네틱보안전송)와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시스템 모두를 취하고 있는데 두 방식 모두 결국에는 삼성페이 앱을 구동시켜야 하는 방식이라서 통신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이는 삼성전자의 정책이라고 볼 수 있으며, 다만 와이파이의 경우 해킹 위험성으로 결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어서 3G 이상의 통신 연결 하에 결제할 수 있도록 카드사에서 정책을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삼성페이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MST 방식 결제 시스템을 주로 하되, 삼성이 자체 개발한 NFC 방식을 일부 취하고 있다.

NFC의 경우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처럼 스마트폰을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결제되는 방식이라 네트워크 연결을 필수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페이는 앱을 실행할 때 이미 네트워크 연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늘 모바일 데이터를 켜놓고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서 소비자들한테 최적의 서비스 제공하는 것이 당사의 목표인 만큼, 당연히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쪽으로 뭐든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애플페이는 자체 보안 칩셋 활용...국내에서도 통신 연결 없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애플페이. [사진=애플인사이더]
애플페이. [사진=애플인사이더]

그렇다면 애플페이는 왜 통신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결제가 가능한 것일까?

아이폰과 애플워치에서도 애플지갑 앱을 실행해야만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아이폰에는 애플의 자체 보안 칩셋(eSE)를 활용한 일종의 토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처음 앱에 결제카드를 등록할 시 카드사와의 통신으로 확인된 카드 정보와 기기 정보를 기반으로 토큰이 생성되는데, 이 토큰은 애플만 접근할 수 있는 내장 보안 칩셋에 저장된다. 한번 토큰을 저장해놓으면 다음부터는 통신 연결을 꼭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애플페이를 실행할 때마다 저장된 토큰을 불러내 NFC 방식으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안 강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도 애플페이가 통신 연결 없이 결제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애플페이의 독점 계약을 따낸 현대카드의 최근 전자금융거래 관련 내규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래의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를 위한 인력, 시설, 장치 등의 기술 및 업무를 관련 법규에서 정하는 기준에 따라야 한다.

결제 정보 전송과 처리에 대한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다음달 20일부터 해당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해외 시장에서는 통신 연결 없이 결제가 가능했지만, 국가마다 결제 방식에 대한 규제가 다르며, 국내 도입 시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