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10년만에 사업부문제 해체...진옥동, 의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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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10년만에 사업부문제 해체...진옥동, 의중은?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2.12.26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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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내정자 그간 계열사 간 자율성과 독립성 강조해
조용병 회장의 '원(One)신한' 조직문화 바꾼다
금융당국 사모펀드 사태 책임소재 불명확 문제삼아
진옥동 신한은행장. [출처=신한은행]
진옥동 신한은행장. [출처=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가 진옥동 차기 회장체제를 맞아 10여년간 유지해오던 매트릭스(사업부문제)조직을 해체한다.

'매트릭스'는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수평적 조직으로 관리하는 체제를 말한다. 금융지주의 계열사마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 매트릭스 체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사업부문으로 통합·운영되는 식이다. 그간 신한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위해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해왔다.

2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진 회장의 지주사 권한을 줄이고 계열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중이 조직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지난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면접 과정에서도 이런 경영 구상을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의 재무성과관리를 전담해온 지주회사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하고, 지주 및 자회사 겸직 형태로 운영돼 온 WM·퇴직연금·GMS 사업그룹장 겸직을 해제할 예정이다. 또한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지주회사 부문별 기능을 재설계해 그룹의 성장 아젠다 발굴 및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의 미래 변화를 지원하고,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 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내년도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내 협업 문화가 정착된 영역에 대해서는 지주회사의 경영관리 기능을 축소 및 효율화하고, 핵심 사업영역 및 신성장 동력 발굴 영역에서 그룹 차원의 협업 전략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따로 또 같이” 관점에서 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신한지주는 조용병 체제에서 '원(One)신한'을 키워드로 뽑으며 계열사 간의 수평적 협업을 강조한 매트리스조직을 유지해왔다. 신한 매트릭스 조직은 글로벌·그룹투자은행(GIB)과 고유자산운용(GMS), 퇴직연금, 자산관리(WM), 글로벌사업 등으로 각 그룹장은 자회사 임원을 겸직했다.

부회장직을 신설해 지주사를 강화하려던 계획도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부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임기를 만료하고 용퇴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진옥동 내정자 입장에서도 앞으로의 지배구조 확립과 경영에 있어 부회장직 신설은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기를 막 시작하는 입장에서 과감한 세대교체가 함께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입장을 고려한 측면도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그간 매트릭스조직체제에서의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 내부통제 미흡 등을 문제로 삼아왔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진옥동 행장과 조용병 회장에 불완전판매를 문제 삼아 징계 조를 내리는 과정에서 신한지주 매트릭스 조직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영 관련 지시권한은 지주사 회장과 총괄이 갖지만 정작 책임은 계열사 대표들에게 물었다. 

한편 이사회 관계자는 "12월초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내정자가 추천된 이후, 금번 자회사 사장단 및 지주 경영진 인선의 방향성에 대해 조용병 현임 회장과 진옥동 내정자가 충분히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선임된 CEO와 경영진들이 그룹의 경영리더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시장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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