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 경청의 리더십 눈길…이해관계자 경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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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리더스]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 경청의 리더십 눈길…이해관계자 경영 속도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2.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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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문 대표, 고객·임직원 등 이해관계자 경영 확대
작년 업계 첫 사모펀드 전액환불…“이례적인 일” 평가
취약계층 어린이 대상 사회공헌활동 꾸준히 늘려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註)>

[출처=한국투자증권]

“올 한 해 우리 모두가 ‘경청’을 실천한다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저도 여러분이 ‘용기’와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청’하며 한 해를 보내겠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이사 사장은 평소 경청의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청(傾聽)은 그가 취임 후 신년사를 통해 매년 강조하고 있는 메시지이자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취약계층 어린이 지원현장을 찾아가는 등 직접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의 리더십은 재무적 성과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 다른 업종과 달리 증권업은 맨파워(인력)가 실적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다. 한국증권이 지난해 순이익 1위(1조4474억원)를 거둔 대기록도 사람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그가 귀 기울이는 대상은 기업을 둘러싼 고객, 임직원, 지역사회 등 주로 이해관계자(Stakeholders)다.

지난해 6월 한국증권은 라임옵티머스 등 논란이 된 펀드에 대한 ‘투자원금 전액 보상안’을 발표했다. 국내 금융업계 중 최초다. 길게는 5년 넘게 걸리는 분쟁조정 결과에 애태우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이다. 총 보상비용은 1584억원으로 향후 분쟁조정 결과에 무관하게 100% 보상을 약속했다.

정 대표는 당시 연 긴급회의에서 "판매자가 책임을 져야 할 소지가 있는 부실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보상기준에 따라 상품 가입 고객 전원에게 투자 원금의 100%를 회수할 수 있도록 손실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내린 선제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한국증권은 약 4개월간 펀드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보상기준을 정립했다. 또 이 과정에서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한 영업 관행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에 금융정의연대는 곧바로 논평을 내고 “판매사 스스로가 이 같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며,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들과 함께 가야 할 금융회사가 취해야 할 가장 현명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올해 한국증권의 한국ESG기준원(KCGS) 기준 ESG 등급은 한 계단 내려갔다. 작년 전액 보상을 결정한 사모펀드 건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지난 4월 이뤄진 탓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작년 6월 팝펀딩 피해 전액보상안을 실행했으며 관련 내부통제 기준은 이미 구축을 끝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자발적 봉사단체 ‘참벗나눔 봉사단’ 활동. [출처=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는 임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데도 힘쓰고 있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회사의 경쟁력”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이는 지난 9월 직접 인재채용에 나서면서 “한국증권의 강점은 사람을 소중히 오래 쓰는 점”이라고 답한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대표의 경영 방향과 통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채용부터 교육, 인사평가 등 전 과정에서 ‘공정’이란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증권은 능력 중심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공채 1차 면접을 블라인드 면접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실적에 따라 비정규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지난 2018년 57명, 2019년 45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렇게 선발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러닝 프로그램 ‘에듀프렌드(EduFriend)’, 실무역량 전문 교육 ‘스마트워크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임직원 자기계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인사평가는 연간 두 차례 이뤄지며 단순 평가에 그치지 않고 평가자·피평가자 간의 반복적인 피드백을 통해 임직원 개인의 역량 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

최근에는 호봉제를 연봉제로 전환하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급여가 자동으로 오르는 구조가 아니라 성과에 따라 이를 차등화하는 방식이다. 최근 증권업계 업황이 나빠지면서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나 이전부터 예고된 사실로 볼 수 있다. 실제 2005년 동원증권 통합 이후 한국증권은 단 한 차례도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증권회사는 타업종보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다만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성과가 조금 좋지 않다고 조직 구성원이 비난을 받아야 할까”라고 되물으며 “(회사가 개개인의 성장 조건을 마련한 다음) 그럼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평가와 보상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전환과 관련해 한국증권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으며 현재 찬성률이 80%를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용노동부 절차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노사 간 협의를 거쳐 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정일문 대표는 국내 취약계층에 꾸준히 귀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늘리고 있다. 한국증권은 6년 전부터 매년 '전국 어린이 백일장 대회'를 열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장애 아동 후원을 위한 걸음 기부 캠페인을 실행했다. 또 올해부터는 아동복지시설 도서관을 리모델링하는 ‘한국투자 꿈 도서관’ 사업을 새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경기도 안성 ‘신생보육원’에서 열린 꿈 도서관 개관식에 참여한 정일문 대표는 “새 단장한 도서관을 보고 행복해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며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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