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정 매입, 10년 주택 분양전환 등 전향적 검토해야"...원 장관, 공공주택 품질 향상 강조
- "분양원가·자산 공개, 땅 장사 중단, 건물만 분양 장기임대 확대 등 설립 목적에 부합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준한)의 혁신 선포 및 청렴 서약식에 대해 근본적인 사업혁신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LH의 혁신 선포 내용에는 투기 근절 등 직원들의 비리 방지에 대한 내용 외에는 근본적인 변화의 의지가 없어 당초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반응이다.
▲경실련 "국민은 직원 투기근절 뿐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혁신 요구"
경실련 관계자는 LH가 직원들의 투기근절을 방지하는 것은 이미 법으로도 정해진 당연한 일인데도 '혁신'으로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19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이 LH에 요구하는 혁신은 직원 투기근절 뿐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혁신"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성달 국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LH의 택지와 5년, 10년후 분양전환 공공임대 아파트 매각에 따른 부당이득이 많이 지적됐었고, 약정을 통한 매입임대 사업을 통한 전관예우 등 불법과 비리 문제가 여러차례 제기된 바 있는데도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근본해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 국장은 이어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한 분양원가와 실제자산 공개, 공공택지 매각 중단, 토지임대부주택 건설과 분양, 장기공공임대사업 확대 등 당초 설립목적인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내용을 제시해야 주택공기업으로서 당초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 "주거복지 향상, LH가 앞장서야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주거안정을 위한 LH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일단은 자율적인 혁신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원희룡 장관은 앞서 지난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LH가 제 자리를 찾을 때, 윤석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도 성공할 수 있다"면서도 "자부심을 갖고, 다시 시작하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명품 아파트, 명품 주거환경은 LH직원들의 자부심 없이는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어 "오늘(16일) 발표한 서약과 포부처럼, 자신에게 엄격하고, 국민에게 진심인 LH가 되기바란다"며 "설계변경을 해서라도,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여라. 앞으로, 공공 임대아파트는 층간소음 완화, 마감재 질 제고, 평수 확대 등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의 수요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H 아파트가 국민의 사랑을 받고, LH 직원들이 LH 직원임을 자랑스러워 할 때까지 국토교통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LH, 국민신뢰 회복을 위한 LH 혁신 선포 및 청렴 서약식 개최
LH는 앞서 지난 16일 경기지역본부에서 이한준 LH사장과 김근용 LH 이사회 의장 등 임직원 약 300여명이 ‘청렴 서약식’을 개최하고, 혁신의지를 담은 자체 LH혁신안을 원 장관에게 보고했다.
LH관계자에 따르면 이한준 사장 등은 이번 서약식을 통해 지난해 일부 직원의 투기사태로 훼손된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전사적 반부패․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실천을 결의했다.
청렴서약서에는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행위 금지 및 공직자로서의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사장은 청렴 서약식에 앞서, 부동산 투기 행위 등 불공정․부조리 해소, 전관예우 근절, 성과중심 인사체계 개편 등을 포함한 LH 혁신계획안을 발표했다.
LH 관계자는 "그간 투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전직원 재산 등록, 실사용 목적 외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 준법감시관 임명 등 강력한 내부통제장치를 마련해 왔으나, 업무상의 관행이나 기관 운영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공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성과중심 인사체계 개편 등 경영 효율성 제고, 수요자 중심의 본연의 역할 수행이라는 3대 기본 방향을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 동안 투명경영 차원에서 끊임없이 지적돼왔던 분양원가 공개, 자산 공개를 비롯해 실질적인 대국민 업무에서 변화된 내용이 없어 이번 자체 혁신안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외부의 평가로 관측된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