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많은 유통 대기업은 어디?... 공정위, "쿠팡·현대百 내부매출 의존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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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많은 유통 대기업은 어디?... 공정위, "쿠팡·현대百 내부매출 의존도 높아"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2.12.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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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부문 내부 매출비중 공시기업 31개 중 가장 높아
현대백화점그룹 IT부문 매출 100% 모회사 의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한 가운데 유통·식품업계가 물류·IT서비스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주목된다. 특히 쿠팡과 현대백화점이 유통업체 중 가장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였다.

쿠팡 배송 차량 [사진=쿠팡 제공]
쿠팡 배송 차량 [사진=쿠팡 제공]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된 76개 대기업 집단 계열회사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218조원으로 전년(183조5000억원) 대비 18.8% 증가했다.

올해 상위 10개(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CJ) 기업집단 내부거래 금액은 매출액 증가(1031조2000억원→1208조9000억원)에 따라 늘었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이 가운데 롯데와 신세계, GS, CJ 그룹 등 유통 대기업집단은 각각 0.24%, 1.14%, 2.05%, 0.53%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내부거래는 대규모 기업집단, 그룹 계열사 간 이루어지는 거래행위를 말한다. 내부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 경영상 효율적인 경우도 많다. 그러나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으면 혁신 동력이 저하되고 글로벌 차원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 있다. 또 일부 기업에서는 내부거래를 이용해 편법적 기업 승계 등에 악용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공정위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내부거래 심사지침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해왔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5일 <녹색경제신문>에 “계열사간 내부거래 자체가 모두 불법은 아니고 통제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내부거래가 보편화되면 거시경제 차원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령 인프라를 갖춘 협력업체가 효율적으로 수행하던 업무를 자회사가 직접하면 사회 전반적인 비용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한진택배 파업 사태와 같은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될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물류와 IT서비스 부문의 매출 및 매입 현황 공시가 의무화되면서 대상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이 최초 공개됐다.

조사 결과, 물류·IT서비스 분야는 타 산업 분야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의계약으로 내부거래 물량을 확보하는 등 폐쇄적인 거래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물류 분야에서는 쿠팡, IT서비스 분야에서는 현대백화점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물류매출현황을 공시한 31개 기업집단 중 내부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쿠팡의 주요 계열사 내부매출 비중은 100%로 집계됐다. 쿠팡풀필먼트, 쿠팡이츠, 쿠팡로지스틱스 등 주요 계열사는 매출 전부(2조3929억원)를 모회사 쿠팡에 의존했다. 쿠팡은 내부매출 금액 면에서도 25개 기업집단 중 두번째로 높았다.

이밖에 하이트진로와 농심도 31개 기업 중 각각 4, 5위를 기록할 만큼 내부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가 100%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수양물류는 367억원 매출 중 99.6%를 하이트진로와 거래했다. 또 농심 그룹 내 운송계열사 전일운수, 반도통운 내부 매출 비중은 96.1%로 집계됐다.

IT서비스 분야에 내부매출 비중은 현대백화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정보기술 계열사 현대아이티앤이(현대IT&E)은 463억원 매출 중 100%를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한섬 등과 거래했다. 이밖에 동원, 쿠팡을 비롯해 오케이금융그룹도 내부매출 비중이 100%로 집계됐다.

한편 식품·유통업계 중 내부매입 비중이 높은 업체는 농심과 애경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내부매입 현황을 공시한 43개 기업집단 중 두산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농심 주요계열사는 엔디에스 등과 325억원 규모(100%) 내부매입을 했다. 이어서 3위를 기록한 애경그룹 계열사 제주항공, 에이케이에스앤디 등은 애경자산관리과 315억원 규모(100%) 내부거래를 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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