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연내 마무리 ‘비상’… 英 심사 유예에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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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연내 마무리 ‘비상’… 英 심사 유예에 시름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1.15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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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차 심사 결과 ‘유예’ 통보…노선 독과점・화물 운항 경쟁 우려
미국·EU·중국·일본 남았다…9개국 심사 통과했지만 합병까지 갈길 멀어
대한항공 B787-9.[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B787-9.[사진=대한항공]

영국이 독과점에 대한 우려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유예하고 나서면서 두 기업의 합병 진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번 유예에 대해 영국 CMA의 시니어 합병 디렉터 콜린 라프터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영국 고객들과 기업들이 비용을 지불하거나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난 상황은 아니지만 이르면 올해 안에 심사를 완료하려고 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시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영국 시장경쟁청(CMA)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1차 심사를 유예했다. 승객들이 런던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수 있고 항공 화물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런던과 서울 간 직행 여객기를 운행하는 유일한 항공사다.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노선과 고객 수요가 감소했지만 2019년에는 약 15만 명의 승객이 런던에서 서울로 이동했고, 향후 수요는 다시 돌아올 전망이다.

CMA에 따르면 이 둘은 현재 경쟁 구도를 벌이고 있는데 합병 이후 가격 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CMA는 항공 화물 서비스 공급에서 경쟁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영국과 한국 간 화물 서비스에서 역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요 공급업체이기 때문에, 합병 이후 한국과 제품을 운송하는 기업들이 더 높은 운송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월 21일까지 CMA의 우려 사항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CMA는 11월 28일까지 이를 받아들일지 심도 있는 2차 조사를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한다.

영국 CMA의 시니어 합병 디렉터 콜린 라프터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우리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이번 거래는 더욱 심도 있는 조사로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이 최종 확정된 직후인 2021년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양사의 통합은 두 회사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하면서 기업 결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영국 CMA의 결정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합병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영국에서 합병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남은 주요국 심사에서도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두 기업은 결합을 두고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영국의 결정이 앞으로 EU와 미국 등 주요국의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고 국가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지 못해도 두 항공사가 물리적으로 합병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승인은 중요하다”며 “영국과의 원만한 합의로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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