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전문가 "오봉역 사고, 10여년 간 철도물류 투자 미비가 원인"... 코레일 "사고 시설 2019년 새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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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전문가 "오봉역 사고, 10여년 간 철도물류 투자 미비가 원인"... 코레일 "사고 시설 2019년 새로 교체"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11.08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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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교훈 교수 "철도물류 예산 늘려 인프라·인력운용 구조 개혁해야"
- 국토부, 지난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 개최하고도 사망사고, 영등포역 탈선사고 잇따라
- 원희룡 장관 "코레일 하나에서 열까지 다 바꿔야"

지난 5일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원인이 철도물류 투자를 등한시한 결과라는 철도물류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유구무언'이라면서도 해당 설비는 지난 2019년 새로 설치한 것으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구교훈 교수 [사진=녹색경제]
구교훈 교수 [사진=녹색경제]

코레일에서 3년간 근무하며 철도물류 영업을 총괄하기도 했던 구교훈(물류학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겸임교수는 8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코레일의 물류부문 투자가 미비하다면서 철도물류 예산을 대폭 늘려 인프라와 인력운영 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이같은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의왕시 벌크시멘트 수송의 거점 화물역인 오봉역에서 역무원이 사망한 이번 사고는 코레일이 지난 10여년 동안 철도물류에 대한 투자는 등한시하고, 대국민 서비스인 KTX 위주의 투자에만 집중한 결과"라고 짚었다. 

그는 "코레일에서 근무할 당시 철도화물 수송분담률을 6.4%까지 끌어올렸지만(현재는 1.5%) 경영진은 여객수송에만 치중해 이뤄졌고 적자부문인 물류는 늘 뒷전이었다"며 "국내 최대의 컨테이너 화물역(오봉역)은 지금도 전근대적인 시설과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이것이 이번 사망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철도물류 부문 예산을 대폭 늘려 화물역 시설, 화차, 기관차 등 낡은 운영인프라와 비탄력적인 인력운영 구조를 개혁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유구무언"이라면서도 "이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시설은 지난 2019년 새로 교체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코레일은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번 사고는 5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오봉역 구내의 양회(시멘트) 선에서 차량 정리(열차를 편성하기 위해서 차량을 연결, 분리, 교환 또는 이동)작업 중 오봉역 수송담당 역무원(장oo, 남, 33세)이 화차에 접촉돼 사망한 것"이라고 지난 6일 밝힌 바 있다. 

국토부, 지난 3일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 개최하고도 사망사고, 영등포역 탈선사고 잇따라... 원희룡 장관 "코레일 하나에서 열까지 다 바꿔야"

원희룡 장관 [사진=원 장관 SNS 갈무리]

이번 사망사고 다음날에도 영등포역에서는 탈선사고로 승객 3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로 인해 많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되는 등 시민들의 큰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셈이다. 

해외출장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7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며 코레일의 연이은 사고에 대해 질타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예견하고 미리 대책마련을 지시했지만 사고를 막지는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3일 주요 5개 국가 철도운영 및 시설관리 기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철도안전 비상대책 회의'를 코레일 본사에서 개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점검회의는 올해 두 차례의 탈선 사고(1월, 7월)가 발생하는 등 철도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철도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철도 운영 책임자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철도사고가 최근 들어 증가 추세로 전환되고 있고, 특히 대형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고속철도 충돌·탈선사고가 2004년 고속철도 개통 후 작년까지 5건 발생했는데, 올해에만 2건 발생했다”며 “책임회피적인 태도 대신 우리 스스로가 국민안전을 최종적으로 책임진다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철도사고 건수를 살펴보면, 2010년 317건에서 2015년 138건, 2020년 58건으로 줄다가 이후 지난해 64건, 올해 9월까지 66건으로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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