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vs케이뱅크, 수신 희비 갈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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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vs케이뱅크, 수신 희비 갈려...이유는?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11.07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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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정기예금 금리, 카카오뱅크 앞질러
카카오뱅크, 대표 상품 금리 높이며 '맞불'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왼쪽)와 케이뱅크 사옥. [제공=각사]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왼쪽)와 케이뱅크 사옥. [제공=각사]

은행의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수신 잔액 부분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성적표가 갈렸다. 카카오뱅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수신 잔액이 줄어든 결과를 맛본 가운데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크게 불어났다.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이 엇갈린 이유를 놓고 관심이 모인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영업이익 1046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10월말 수신 잔액은 32조9801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5759억원이 감소했다. 이를 놓고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여·수신 잔액은 함께 증가하며 이것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9월말보다 8100억원(6.0%) 증가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256억원의 잠정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해 여수신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비용효율화에 성공한 것이 최대 분기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두 인터넷은행의 수신 잔액이 엇갈린 이유를 놓고 금리 차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 카카오뱅크의 수신 잔액이 급감했는데 당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최대 3.3%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대 연 4.6%로 카카오뱅크보다 1.3%p나 높았다.

적금 상품 측면에서도 케이뱅크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다. 카카오뱅크의 대표 적금 상품인 '26주 적금'은 최근 금리를 연 7%로 인상했는데, 표면상으로 드러난 금리와 비교해 기대한 수익률이 예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26주 적금에 가입할 때 계좌당 최대 납입 금액인 351만원의 예상 이자는 4만3304원에 불과해 만기 시 입금액 대비 수익률은 1.23%다. 납입 기간 역시 6개월로 지나치게 짧아 목돈을 마련하려는 고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은 카카오뱅크 적금 상품과 비교해 더욱 많은 이자를 제공한다. 매월 300만원을 납입할 경우 가입 전 조회할 수 있는 예상 이자액은 97만5000원이다. 총 납입액을 3600만원으로 가정할 때 수익률 2.7%를 거둘 수 있어 카카오뱅크의 26주적금보다 메리트가 큰 것이다.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판교 데이터센터에서의 화재 역시 수신 잔액에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보는 시각도 다수 존재한다. 여신의 경우 고객들이 쉽게 이탈할 수 없지만 수신은 언제든지 고객들이 다른 은행으로 갈아탈 수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수신 잔액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에 비상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 사이에서 치열한 예적금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고객들에게 뚜렷한 메리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속적으로 수신 잔액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26주적금과 저금통 상품의 금리를 최근 인상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른 은행의 수신 고객을 뺏어오기에는 부족한 조치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 추가적인 예적금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전체 은행권의 저축성 예금 조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신 총 잔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신잔액 증가를 위해 26주적금, 저금통 등 대표 수신상품의 금리를 지난 1일부터 최고 7%p까지 인상했고, 수신잔액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수신 금리를 인상한 만큼, 금방 수신 잔액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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